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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19 노르웨이-핀란드

트롤퉁가 트레킹 - 하르당에르 강변 캠핑(8.2 금)

by Anakii 2019. 8. 23.

인천 - 암스텔담 스키폴공항 공항 - 오슬로 - Valle시청 근처 피크닉장😴
Kjeragbolte주차장 - Lauvvik/Oanes🚢 - Preikestolen🥾- 13번 국도변 피크닉장😴
RYFYLKE/NESVIK🚢 - ODDA😴 - Trolltunga🥾 - Kinsarvik - 13번 국도변 피크닉장😴
Voss - Stalheimskleiva - Gudvangen - Flåm - STEGASTEIN전망대📷 - 아울랑피요르경관도로(243번)😴
Fodnes/Manheller🚢 - Gaupne - 송네피요르경관도로(55번) - Lom - 15국도 Heggjebottvatnet 휴게소😴
258번 경관도로 - Dalsnibba📷 - Flydalsjuvet📷 - Geiranger - Ørnesvingen전망대📷 - Eisdal/Linge🚢 
- Valdal - Gudbrandsjuvet - Trollstigen도로 - Åfarnes/Sølsnes🚢 - Molde - 64도로 Gaustad😴
캠핑카고장 - Molde - 차에서 밤샘 😴 - 오슬로 투어링카 사무실 - 헬싱키 - 포르보 - 사본린나 😴 
위베스퀼라 😴 - 탐페레 - 에스푸😴 - 눅시오국립공원🥾- 헬싱키😴 - 헬싱키 일일 투어 😴 - 인천(파리경유)


오늘 :  트롤퉁가 트레킹 - 하르당에르 강변 캠핑


아침 4시에 일어나 나간다. 폭주족들이 늦게 돌아다니기도 했지만 간밤에 참 잘잤다. 오따를 나와 강변을 달린다. 새벽의 강과 집들의 불빛이 멋지다. 아주 고요하다. 트롤퉁가 주차장은 가파르게 올라가는 좁은 산길이었다. 꽤 아찔하게 가파르다. 아래로 오따가 보인다. 다행히 내려 오는 차가 없어서 수월하게 간다. 남편은 무척 긴장을 한다. 새벽 1시에 남편이 오따에서 자지 않고 올라가서 주차장에서 지내면 어떻겠냐고 했다. 만약 안들여보내면 어쩌냐고 하다가 그냥 잤었다. 이런 길일 줄 몰랐다.

25분 만에 위에 올라왔다. 여기에도 제대로 된 마을이 있다. 우리 차처럼 큰 캠핑카는 올라오지 않았다. 주차하고 화장실에 다녀온 후 잔다. 6시에 일어나 빵과 커피, 요거트를 먹고 물통을 채운다. 간식도 쌌다. 7시에 나가서 기다린다. 7시 반에 셔틀버스가 올라간다. 몹시 가파른 길을 10여분 동안 간다. 물론 위에 주차장이 있기도 하다.

742분 출발이다. 처음에는 제법 평평한 지역을 걷는다. 아침이라 기온도 낮고 바람이 서늘하다. 평지를 지나 오르막 구간이다. 산 위까지 꾸준히 올라간다. 그래도 시원하고 그늘이다. 날이 맑아서 올라갈 만하다. 꼭대기에 오르면 야트막한 구릉지대나 평지를 오르락 내리락 걷는다. 생각보다 힘들지 않다. 스틱을 가져올 정도는 아니다. 이걸 안 가져와서 다행이다. 다리나 무릎에는 부담이 많이가지만 안나푸르나에 비하면 너무나 수월한 곳이다. 대신 풍경은 아주 좋다. 가성비가 좋은 곳이다.

2017년만 해도 이 시기에 눈이 쌓여 있었다는데 오늘은 완전 여름이다. 멀리 빙하가 보인다. 금강초롱 등 작은 꽃들이 피어있다. 아래로 펼쳐진 피오르를 계속 구경하며 초지를 간다. 곳곳에 습지도 많고 끊임없이 물이 떨어지고 있어서 식수는 계속 있다. 남편은 가다가 발목에 심하게 쥐가 났다. 힘들면 쉬면서 간식을 먹는다. 버터에 지진 새우가 먹을 만 하다. 사과와 초콜릿 등도 먹는다. 경치가 좋은 곳에서는 사진도 찍는다. 사람들이 아주 많다. 개를 데려오기도 한다. 마치 안나푸르나 트레킹 중 촘롱에서 시누아 가는 계곡을 미니로 축소한 것 같은 지역도 지난다.

트롤퉁가에 1140분에 온다. 10킬로 걸어 오는데 4시간이 걸린다. 트롱퉁가는 화면에서처럼 드라마틱하지 않았다. 그냥 약간 오르막인 넓은 바위 위를 걸어 가면 된다. 무섭지 않다. 멀리서 찍을 때 사진의 착시 효과가 있다. 그러나 1시간 15분 동안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줄에 서서 비비고죽을 먹는다. 집에서는 먹지 않았을 음식이 프레이케스톨렌과 트롤퉁가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너무 맛있다.

사람들은 만세 자세로 앞 뒤로 찍거나 끝에 걸터 앉는다, 친구들과 단체로 찍기도 하고 용감함 이는 펄쩍 뛰기도 한다. 계속 뻔한 폼으로 온 나라 사람들이 다 찍고 있는 모습을 구경하다 보면 시간이 잘 간다. 우리 앞쪽에서 먼저 찍은 중국인 젊은 부부 중 남편에게 찍어달라고 부탁한다. 위쪽 멀리에서 우리를 찍어 주었다. 그 지점에서 찍어야 멋있다. 가까이 찍으면 그냥 평범한 바위다. 이 바위가 금이 가고 있어서 언젠가는 떨어진다고 한다. 중국인 부부는 처음 출발 때부터 같이 왔던 사람들이다. 우리를 정성스레 잘 찍어주었다.

아래에 있는 작은 트롤퉁가는 붐비지 않아 실컷 찍었다. 여기가 큰 트롤퉁가보다 더 무섭다. 왼쪽 옆으로 돌아가서 피오르를 찍고 앉아서 쉰다. 청록색의 짙은 물빛과 아래로 둥글게 빙하가 판 절벽, 완전 천상의 풍경이다. 멀리까지 잘 보인다. 기억해 두려고 찬찬히 본다. 이런 곳에 올 수 있다는 것이 큰 축복이다. 건강해야 가능한 일이다. 나이든 분들은 거의 없다. 그러나 안나푸르나를 다녀온 우리에게는 꽤 난이도가 낮은 코스다.

2시간 넘게 노닥거리고 있다가 2시에 다시 내려간다. 천천히 걷는다. 오래걸어야 하기에 다리를 다치지 않고 잘 가려고 노력하면서 내려 간다. 남편이 발에서 열이 난다고 해서 물에 발을 담그고 쉬기도 한다. 왕복 20킬로를 걷는 것은 쉽지는 않다. 슬슬 무릎에 무리가 온다. 오는 길은 바람도 불고 그늘도 생겨서 많이 덥지는 않았다. 검은 먹구름이 생기기도 한다. 절벽을 내려다 보며 마지막 죽과 새우를 먹었다. 여기서는 호사스런 음식이다. 오후 햇살에 보는 피오르는 느낌이 다르다. 까마귀가 아래에서 비상하며 난다. 등이 빛난다.

마지막 내리막길이 힘들었다. 이렇게 가파른 곳을 아침에 별 무리없이 올라온 것이 신기할 정도로 끊임없이 내려간다. 다리가 거의 풀려갈 즈음에 셔틀 타는 곳에 온다. 40분을 기다려야 해서 계곡에 발을 담그고 기다린다. 내려올 때 걸린 시간은 3시간 반이다. 7시간 반이니 꽤 잘 걸었다. 같이 출발했던 중국인 부부도 약간 앞에 와서 기다리고 있었고 영국 언니들은 갈때, 트롱퉁가에서 기다릴 때, 심지어는 셔틀버스도 바로 우리 앞에 와 있었다. 이 언니들이 40분을 기다린다니까 걸어간다고 해서 남은 두 자리를 우리가 탈 수 있었다. 셔틀로 내려온다. 얼마나 고마운 버스인지...

오따에서 올라오는 버스가 오기를 기다렸다가 다른 차들과 함께 줄지어 내려간다. 길이 좁아 버스와 교행하기는 힘들다. 서로 마주 오는 차들이 제법 현명하게 잘 대처해가면서 지나간다. 무사히 내려와서 다행이다. 남편이 이 과정을 완수한 것을 몹시 즐거워한다. 와인이라도 사려고 수퍼에 갔으나 없다. 북유럽은 술이 비싸고 4.8도 이상의 술은 슈퍼에서 팔지 않는다. 6시 반에 오늘 자려고 생각해 둔 캠핑장이 있는 마을에 간다. 그런데 작은 마을에 세 곳이나 있는 캠핑장에 사람들이 그득하다. 다 자리가 없다니 놀랍다. 아이들도 많아 정신이 없다. 그냥 다음 마을로 가기로 한다. 스파에서 간단히 맥주와 블루베리를 산다. 어제 기본적인 장은 다 보았다. 나중에 왜 그런가 보니 오늘이 주말이었다. 어디로 가야할 지 고민되고 피곤하지만 계속 가본다.

지나가다가 강변에 캠핑카가 서 있는 쉼터가 보인다. 주차하고 계신 할아버지에게 자고 가도 되는 곳이냐고 했더니 가능하다고 하신다. 피곤하고 힘든데 얼마나 다행인지.. 먼저 샤워를 시도한다. 다행히 오늘은 샤워기의 물이 제법 쓸 만큼 잘 나온다. 둘 다 머리감고 샤워한다. 속옷과 티셔츠를 비누로 간단하게 빨아 부엌 유리창 밖에 걸었다. 창문을 여니 시원한 바람이 들어오고 주방창 밖에 멋진 강이 보인다. 하르당에르가 넓게 만나는 이곳은 아주 전망이 좋다. 씻고 나니 기분도 좋고 정신이 든다. 이렇게 유용하고 알찐 캠핑카라니... 게다가 운좋게 업그레이드되어서 호사를 누리고 있다. 멋진 모터홈이다. 노르웨이에서는 화장실도 꼭 필요했다. 화장실이 있는 쉼터는 차들로 붐벼 설 곳이 없다. 연어를 버터에 굽고 족발을 넣은 카레를 만들어 먹었다. 강쪽으로 테이블과 의자를 놓았다. 10시에도 아직 노을이 덜 든다. 블루베리와 복숭아를 먹고 바람이 불어 정리한다. 11시에도 붉은 노을의 흔적이 하늘에 남았다. 11시 반까지 일기를 친다. 몸이 노곤한 하루다. 그래도 왕복 20킬로 다녀온 사람의 상태로는 아직 꽤 좋다. 정신이 멀쩡하지만 아주 피곤하다. 자야겠다.


주차료 500, 왕복 셔틀비 1200*2=400, 스파 141 - 블루베리 50, 맥주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