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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19 노르웨이-핀란드

뢰르달 - 롬 - 헤게보트바트넷 네스트 플레이스 캠핑장 (8.4 일)

by Anakii 2019. 8. 23.

6. 뢰르달 - - 헤게보트바트넷 네스트 플레이스 캠핑장 (8.4 )

 

아침 6시가 되면 저절로 일어나게 된다. 양들의 방울 소리가 들린다. 간밤에 난방을 틀어서 포근하게 잤다. 차 안이 완벽하니 밖에 나갈 일이 없다. 정리하고 아침을 만든다. 어제 남긴 찐새우를 먹고 카레밥은 도시락으로 싼다. 커피와 뽕잎차를 만들어 담았다. 아주 맛이 좋은 커피다. 아침 산책으로 쭉 주변으로 걸어나가서 구경도 하고 화장실도 해결한다. 꽃도 없는 지의류의 세상이다. 돌아다니는 양들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뭔가를 줄 거라고 기대하는지 다가와서 다리에 비비적 거리기도 한다. 러시아 처녀 둘과 딸을 둔 프랑스 가족도 일어나서 짐을 정리한다.

우리가 9시 반에 출발하고 이웃들도 비슷한 시간에 떠난다. 몽골같은 풍경의 멋진 장소였다. 차가 더 높은 산을 넘어가면 호수가 곳곳에 펼쳐져 있다. 사람들이 차를 두고 쉬고 있는 장소가 많았다. 노르웨이는 편히 쉴 곳을 많이 만들어 두었다. 플로타네라고 하는 작은 폭포가 있는 호수에 온다. 남편이 화장실에 간 동안 물가로 가서 바위에 앉아 잠시 호흡 명상을 한다. 시원하고 좋은 장소이다. 싸 온 도시락과 과일을 먹는다. 예쁜 화장실에 한번 가 보고 떠난다. 계속 산지를 내려간다. 높은 곳에 가야 볼 수 있는 풍경을 쉽게 차에서 보고 잘 수도 있으니 신기하다. 아래로 내려갈 수록 자작나무의 키가 커진다. 울창한 침엽수림도 보인다. 아래 지역은 뢰르달이다.

여기에서 배를 타고 송네피오르를 건넌다. 배 위로 올라가 산지도 찍고 시워한 바람을 맞는다. 만헬러 지역에 도착한다. 꽤 큰 도시인 송달을 지나 우회전한다. 송네피오르의 상류를 향해 올라간다. 물은 석회가 섞인 옥빛으로 변했다. 가끔 발을 담그고 서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가장자리에 허연 거품이 엷게 있어서 들어가고 싶지 않다. 가우프네에 도착하여 안내판 앞에서 잠시 쉰다. 흰 소시지와 야채 볶음 등을 빵과 함께 먹는다. 출발하여 달레 석조교회에 온다. 12세기에 지어진 예쁜 교회다. 일요일이라 교회문을 열어 두었다. 내부에 들어가면 오래된 전통 양식의 벽 그림, 소박한 스테인드글라스 창, 조그만 예배 의자들이 예뻤다. 2층의 성가대 자리도 올라가 본다. 아무도 없다. 천장에는 작은 샹들리에와 조그만 배가 매달려 있다. 날씨도 좋고 멋지다. 나와서 루스트라부이 빵집에 간다. 햄이 든 치즈빵과 링곤베리 타르트 형의 빵을 산다. 남편은 맛이 있다고 너무나 좋아했다. 묵직하고 옛스런 맛이다. 씹을수록 구수하다. 빵을 먹으며 간다.

산쪽으로 꼬불꼬불한 도로를 하염없이 간다. 조그만 전망대에 오른다. 산딸기인 링곤베리를 남편에게 따주었다. 맛있다고 한다. 아래의 풍경이 멋있다. 산길을 오른다. 꽤나 가파르고 아찔한 길이다. 노르웨이는 가파른 산길, 엄청나게 긴 동굴이 삶의 기본이다. 어디든 산길이 상상 이상이다. 남편은 늘 긴장을 늦추지 않고 다닌다. 거의 산 꼭대기에 온다. 투르타그로 호텔에 온다. 주차하고 산의 빙하를 본다. 다시 출발하여 계속 오른다. 네드레 오스카사우라는 유리 전망대에 간다. 대략 2,400m 정도의 산 봉우리들이 바로 눈 앞에 보인다. 빙하가 장엄하다. 이렇게 가까이 와서 쉽게 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날은 따뜻하고 너무나 좋았다. 23도 정도다. 해는 자글자글하다. 여기부터 계속 빙하 지역이 펼쳐진다. 빙하가 너무나 가까이 보이고 멋지다. 실야 포르툰이라는 곳이다. 주차하고 아래로 내려가 빙하가 녹은 작은 호수의 물가에 앉아 발을 담그고 사방을 바라보니 너무나 좋다. 따뜻한 봄날같은 날씨에 바람은 살랑살랑 불고 발은 적당히 시원했다. 날씨가 이렇게 좋다니 큰 축복이다. 아름다운 광경을 눈에 담아두려고 노력한다. 천상의 풍경이다. 남편이 앞에 보이는 눈까지 걸어가 보자고 한다. 발에 닿는 감촉이 폭신폭신한 지의류 지대를 지나서 얇은 돌무더기가 쌓인 지역을 건너가면 눈이 있다. 한입 먹어도 사르르 녹으며 꽤 시원하고 맛있다. 작년에 노르웨이가 35도까지 올라갔다더니 빙하가 많이 사라졌다. 덕분에 우리가 아름다운 풍경들을 많이 본다. 얇은 돌을 아치 형태로 만들어 놓은 조형물도 있었다. 다시 달린다. 눈이 길가에 서도 가까이 도톰하게 보인다. 거대한 돌 가운데에 네모로 크게 뚫어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만든 곳도 있다. 3시 반이 되었다. 빙하를 가까이에서 실컷 보고 이제 롬을 향해 내려 간다. 아래는 평범하게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다시 길이 이어진다. 남편이 너무나 졸립고 피곤하다고 해서 쉴 곳을 찾았으나 별로 없다.

결국 롬까지 와서 엑스트라에 주차한다. 여기는 관광지이기 때문인지 일요일에 수퍼가 문을 열었다. 대구와 우유, 요구르트를 산다. 엑스트라 주차장에서 나와 12세기 건축물인 롬 스타브 목조 교회에 갔다. 주차장은 넓다. 교회 입장료가 너무 비싸다. 설명 종이 하나 달랑 준다. 오래된 옛날 양식들이 남아 있고 옛 건물 치고는 꽤 크다. 걸어서 비지터 센터에 갔으나 문을 닫았다. 계곡에는 물이 거세게 흐르고 있다. 남편이 계곡 위 다리를 건너 동네 구경을 좀 해보자고 한다. 그런데 바로 빵집이 보인다. 사람들이 줄을 많이 서있다. 우리도 무조건 선다. 베이커리 인 롬이다. 나는 화장실에 다녀오고 남편은 줄을 서서 식빵과 맛나 보이는 빵 2개를 산다. 바로 차에 와서 식빵을 잘라 버터, 치즈와 함꼐 먹었다. 역시 맛이 좋다. 주차장에서 나와 게이랑에르 방향으로 15번 국도를 따라 서쪽으로 간다. 길이 평탄하고 넓다. 보통 초지를 만들어 가축 사료를 생산하지만 여기는 밀농사를 짓는 곳들도 보인다. 옥색 물줄기를 따라 거슬러 올라간다. 8시에 화장실이 있는 쉼터에 온다. 헤게보트바트넷 네스트 플레이스 캠핑장이다. 바로 물가가 있고 화장실도 좋았다. 한적한 물가에 차를 대고 차 앞에 테이블과 의자를 놓으니 아주 좋은 우리들만의 공간이 생겼다. 일기를 치고 남편은 돈코츠 라면에 보스에서 산 어묵과 족발을 잔뜩 넣어 왔다. 하루 종일 빵만 먹어 배도 불렀지만 아주 맛있게 먹었다. 물 건너 편에는 침엽수림이 있다. 과일먹고 쉬다가 곧 자야겠다. 화장실이 가까이 있으니 좋다. 쥬스라고 생각하여 산 것이 음료가 아니라 시럽이었다. 우유를 섞어 약간 걸쭉한 드링크 요구르트를 만들어 먹는다. 10시가 넘어서 이닦고 자야한다.

 

페리 122, 엑스트라 수퍼 157.5, 루스터 빵집 62, 롬 스타브 목조 교회 입장료 2140, 베이커리 인 롬 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