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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19 노르웨이-핀란드

헬싱키 - 인천 (8.13~14 화~수)

by Anakii 2019. 8. 23.

15. 헬싱키 - 인천 (8.13~14 ~)

 

아침 5시에 일어난다. 많이 졸립다. 간단하게 크루아상과 페스트리, 커피, 과일을 먹고 나머지 과일은 잘라서 통에 넣는다. 우리에게 편안하고 유용한 숙소였다. 점심에 잠깐 들어와 쉬기도 좋았다. 짐을 정리하고 6시에 나온다. 이른 아침의 거리를 아저씨들이 청소하고 있다. 역으로 걸어가서 공항에 가는 열차를 탄다. 졸면서 간다.

핀란드 공항은 자신이 표를 뽑고 짐 태그를 출력하여 셀프로 짐을 보내야 한다. 비행기표는 인천까지 다 출력되었다. 짐 부치고 들어간다. 남편도 많이 피곤해 한다. 이제는 무거운 배낭을 메기가 아주 힘들다고 한다. 공항 검색대에서 빵에 발라 먹으려던 꿀 반통이 걸린다. 거의 고체처럼 되어 있어서 괜찮을 줄 알았는데 안된다고 한다. 큰 빵을 찢어서 안에 넣으려고 하니 바르는 것도 안된다고 한다. 남편과 서서 큰 수저를 꺼내어 천천히 퍼먹는다. 남편은 빨리 퍼 먹어서 힘들었다고 한다. 나는 느긋하게 먹는다. 마지막 한 수저를 싹싹 긁어서 손에 들고 빈통을 주었다. 이렇게 많은 꿀을 순식간엗 ㅏ먹기는 처음이다. 수저는 천천히 들고 다니면서 먹는다. 공항을 구경하고 게이트에 온다. 아직 1시간 남았다. 아주 넓고 큰 나무판을 의자로 놓고 있어서 발을 뻗고 앉아 있기에 편하다. 나중에 아래는 수납공간으로 만들고 판을 덮어서 거실 의자 겸 침대로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는 파리에서 비행기가 딜레이 되어 며칠 있기를 바랬건만 별 일없이 잘 가나 보다. 비행기 타는 게이트가 또 바뀌었다. 창가에 앉아 자다가 파리에 왔다. 겨우 물 한잔을 준다. 2시간 반이나 걸려서 지루했다. 내리고 나니 1240분이다.

파리는 더위가 꺾이고 가을이 오는지 겨우 13도다. 그런데 경유 시간이 너무 짧다. 게다가 공항 간에 셔틀을 타고 이동을 해야 했다. 한번도 경험해 보지 않는 방식이어서 시간은 없고 당혹스러웠다. 가게의 직원에게 물어서 셔틀을 타야한다는 것을 알았다. 다행히 늦지 않게 도착했다. 비행기를 타고도 늦은 시간에 출발한다. 우리는 가운데 자리의 중간에 앉았다. 내 옆자리에 모로코에서 온 우리나라 할아버지가 앉으셨다. 외국인 인줄 알았는데 키가 185나 되시는 70세의 한국인이다. 가발 사업을 하신단다. 우리가 한국인이면서도 왜 인사를 안하냐고 얘기를 꺼내시더니 자신의 사업과 가족, 삶에 대한 얘기를 오랫동안 하셨다. 왔다갔다 하시면서 간식과 아이스크림을 계속 갖다 주신다. 아이스크림은 녹으니 둘 수 없어 작은 걸 남편은 4, 나는 3개나 먹었다. 좀 쉬고 싶어도 언제 얘기를 하실지 몰라 잘 수가 없다. 스탠바이 상태다. 영화를 보고 있어도 말을 자연스럽게 하신다. 70세에 헤어 스타일과 옷차림을 젊은이처럼 입고 다니시며 예의바른 태도가 본받을 점이 많았다. 재미있게도 남편을 젊은 사장님이라고 부르신다. 전 세계에서 모발을 사오고 방글라데시 공장에서 직원들이 일일이 한올씩 심어서 만든다고 한다. 가발 수준은 세계 최고이고 40%를 공급한다고 한다. 모발의 질이 우리나라가 최고이고 북한과 연변에서도 사온다고. 모로코에도 가발 공장을 만들어 아프리카를 공략할거라고 하신다. 에어컨이 머리에서 계속 나와서 냉방병에 걸린 듯 머리가 띵하고 감기 기운이 나타난다. 이매진 드래곤스 노래를 들으며 잠깐 몇 십분 잤다.

아침 720분에 인천에 도착한다. 아무리 기다려도 남편의 큰 짐이 안온다. 할아버지 것도 없다. 거의 20명 정도가 기다리고 있었다. 직원이 와서 비행기의 짐은 다 나왔고 나머지는 파리에서 부쳐지지 않았다고 한다. 분실물 센터에서 서류를 작성하면 내일 아침 비행기로 짐이 와서 배달해 준다고 한다. 마지막까지 사건이다. 짐이 잘못 가거나 오지 않는 것은 꽤 자주 있는 상황인가보다. 할아버지가 서울로 놀러오면 밥을 사주신다고 한다. 인사나누고 헤어진다. 전철과 택시로 9시 넘어서 집에 온다. 마당에는 아직 복숭아가 크게 매달려 있다. 집이 깨끗해서 새로운 팬션에 온 것 같다. 안방에 완전 뻗어버린다. 3시에 일어 났다가 다시 잔다. 머리가 아프다. 남편은 마루에서 자고 5시 넘어서 일어난다. 밭에 가서 참외를 살핀다. 완전 찜통이다. 땀이 흘러 눈으로 들어간다. 참외 큰 것 3개가 썩었다. 그리고 거의 안 달렸다. 밭에서 영희씨를 만났는데 그간 따지도 않았다고 한다. 내년에 농사를 안한다고 영희씨 밭을 하라고 한다. 이경숙과 같이 허브를 할까 싶기도 하다. 다른 밭보다 빛이 좋으니 고려해 봐야겠다. 옥수수는 잘 여문 것들은 거의 다 갉아 먹었다. 새가 그랬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많이 따서 가져온다. 참외는 딴 게 하나 뿐이다. 초지막국수에 가서 뼈해장국과 막국수를 배부르게 먹고 왔다. 옥수수도 삶아서 많이 먹었다. 일기를 친다, 10시가 되어 뉴스나 보다가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