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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19 노르웨이-핀란드

헬싱키 - 포르보 - 사본린나(8.8 목)

by Anakii 2019. 8. 23.

10. 헬싱키 - 포르보 - 사본린나(8.8 )

 

헬싱키 공항에 240분에 내린다. 짐을 찾고 바로 그 장소의 긴 의자에 누워 잔다. 더 이상 오는 손님이 없어서 쉬기에 좋았다. 다만 건조하고 추웠다. 아침 6시에 손님들이 와서 짐을 찾느라 어수선하다. 일어났다가 다시 자서 7시에 깬다. 이 닦고 렌트카 업체에 연락하여 7시 반에 간다. 그런데 남편이 원래 예약이 6시 였는데 시간을 잘 모르고 8시 인걸로 알고 있었던거다. 글로벌 렌터카는 핀렌트 라고도 하는 자국 업체였다. 차가 너무 싸서 이상한 곳일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따로 보험도 필요없이 이미 차에 보험이 다 들어져 있다고 하고 데포짓 머니를 500 유로 지불해 놓으면 사고는 500에서 1,000 사이에 다 해결된다고 한다. 별로 물어볼 것도 없어서 카드키를 받고 바로 출발한다. 르노 클리오다. 차는 아주 좋았다. 새 차에다 짐칸도 넉넉하다. 잠시 휴게소에 들러 크루아쌍과 쌀빵을 사서 마지막 남은 족발을 먹는다.

9시 반에 포르보 성당 옆에 주차를 한다. 남편이 대사관 홈피에서 주차에 대한 내용을 숙지했다. 시간을 표시하는 디스크에 세운 시간을 맞춰 놓으면 2시간 주차 가능한 곳은 그 시간에 오면 된다. 아주 한가한 아침이다. 돌이 깔린 골목길을 따라 수백년의 모습을 간직한 도시를 구경한다. 제정 러시아 시절의 영향을 받아 집들이 작은 러시아 같았다. 핀란드는 스웨덴 300, 덴마크 120, 다시 스웨덴 700년과 소련의 지배를 받은 나라다.

카페 헬미에 간다. 내부 모든 것이 놀라웠다. 100여년 전 이상의 과거로 되돌아 간 느낌이다. 완전 미니 박물관이다. 주인의 눈썰미가 놀랍다. 어느 곳을 찍어도 예쁘다. 멋진 영화 세트장 같기도 하다. 안채의 뜰도 멋있었다. 카푸치노와 에스프레소를 시키고 케이크를 둘러봐도 루네베리 파이가 안보인다. 추천해 줄 만한 특별한 파이가 있냐고 물었더니 주방에서 갓 만든 파이를 꺼내왔다. 예쁜 창가 자리에 앉아 먹는다. 맛은 아주 좋았다. 고소한 아몬드 맛이 좋고 위는 달콤한 파이다. 질감은 당근케잌 같다. 잘 쉬고 노점을 본 후 강가로 간다. 풍경이 아름답다. 관광객이 많다. 아침 햇살이 멋진 조명을 주어 사진이 잘 나왔다. 성당에 가서 아름다운 내부를 보았다. 천장의 기하학적이고 이슬람스런 무늬와 아이가 그린듯 비정형화된 천장의 무늬가 좋다.

차를 가지고 중심가를 가로 질러 주택가에 세우고 강가를 걷는다. 강물 색이 검다. 어두운 빛깔의 강이다. 걷다가 세컨더리 샵을 만나 짧은 반청바지 하나를 샀다. 꽃무늬 형태로 직조한 천이다. 핀란드는 늘 건질 것이 있다. 그냥 레깅스 위에 입고 다닌다. 걷다가 작은 공원에 사람들이 잔뜩 모여 있는 걸 보았다. 루드베리 동상이다. 동상 앞에는 사선으로 놓여진 벤치가 있다. 거기에 앉으면 동상과 어우러지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루드베리는 민족시인이며 핀란드의 국가를 만들었지만 스웨덴어로 시를 썼다. 그래서 핀란드인들은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로 국가를 바꾸고 싶어한다고 한다. 그 동상과 나란한 골목에 차를 세워 두고도 멋 찾아서 좀 헤멨다. 다시 사본린나로 길을 떠난다. 그런데 핀란드의 도로는 주로 길게 뻗기만 한데다가 벌판을 지나 침엽수, 자작나무, 바늘꽃 등의 야생화의 연속이었다. 시베리아 벌판을 달리는 것 같다. 상당히 단조롭고 지루하다. 호숫가에 수영할 수 있는 놀이시설에 세우고 나는 뒷좌석에 누워 잔다. 간밤에 잠이 부족했다. 다시 달리다가 남편이 졸려 하여 내가 잠시 운전을 했다. 뭔가 플래시가 펑 터지는 것이 속도 카메라에 찍힌 듯 하다. 수동 기어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어 바깥 상황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시 남편이 몰고 가다 졸려서 갓길에 새우고 잔다. 졸리움과의 싸움이다. 결국 휴게소에 들어간다. 그런데 이곳이 맛집 빵집이었다. 많은 양의 다양한 빵들이 만들어져 나온다. 할인된 과일 페스츄리 6개를 4에 샀다. 1개 먹고 차에서 잔다. 일어나서 다시 달린다. 엄청 졸립다. 100 킬로를 더 달린다. 호수들이 펼쳐진다.

520분에 사본린나의 숙소에 왔다. 시골집 한 채 전체이고 주인은 옆에 살고 있었다. 방과 거실방, 주방, 샤워실과 사우나실이 있다. 아주 넓고 좋은 시골집이다. 사우나 하고 싶냐고 하시더니 8시쯤 한다니까 바로 불을 지펴 넣어두신다. 커다란 웰컴 바초콜릿도 큰 걸로 주셨다. 10유로지만 특별히 한국에서 왔다고 5유로에 시트, 사우나 비를 다 해결해 주신다. 주인 아저씨는 강에서 유람선을 타는 것과 목조 교회를 꼭 보라고 추천해주신다. 주차는 오페라 페스티벌 기간을 빼면 괜찮다고 하신다.

짐을 넣고 가벼운 마음으로 사본린나에 간다. 호숫가에 차를 세우고 배 구경을 한다. 옛날 방식의 증기선들도 있다. 시간은 벌써 다 끝난 시간이다. 내일 10시 부터 여러 척의 배가 호수의 섬 주변을 돈다. 물은 검어서 무서웠다. 배 값은 싼 것은 15 정도이다. 다리를 건넌다. 성당에 갔으나 문이 잠겼다. 출발하여 요새에 갔다. 역시 닫아서 겉모습을 찍고 나온다. 스웨덴 지배 시절의 건축물이다. 한참을 달려 목조 교회에 온다. 문을 닫았다. 거대 교회를 나무로 만들었고 오래 유지다는 것이 신기하다. 남편이 검색해 보더니 내부가 멋지다고 내일 다시 온다고 한다. 수퍼에서 고기, 크바스, 천도만 사고 온다. 아저씨가 후끈하게 때 놓은 사우나에 들어간다. 남편은 사우나 하고 싶다고 했었는데 딱 하게 되어 아주 만족해 한다. 들어가 있다가 나와서 물을 묻히고 가기를 반복한다. 어제 저녁에 6도 였다고 집도 따끈하게 해 놓으셨다. 사우나 후에 내가 옷을 빠는 동안 남편이 가스 바베큐대에서 고기를 굽기로 한다. 그런데 가스가 떨어졌다고 하셔서 남편이 장작을 사러 나가려는데 아저씨가 자작나무 장작을 주셨다고 한다. 남편이 아저씨와 얘기를 했다. 이름은 드미트리, 영어는 잘 못하신다. 상트 출신 러시아인인데 어려서 이곳에 와서 계속 살았다고 한다. 물 맑고 땅이 깨끗하기로 유명한 이곳이 아주 좋다고 남편에게 자랑을 한다. 젋어서는 분데스리가에서 뛰었던 축구선수 출신이라고 한다. 불을 잘 피워 놓아서 불을 쬐다가 샤실릭과 소 스테이크를 구웠다. 남편은 샤실릭을 좋아했다. 두꺼워도 잘 익었다. 약간 짜다. 잠시 우리 집의 문이 잠겨버려 아저씨가 출동하여 고생을 하다가 결국 남편이 열었다. 고기와 천도, 맥주 맛이 나는 크바스인 페리네라는 제품을 맛있게 먹고 따끈하게 불도 잘 쬐었다. 낭만적인 여행이 된다. 좀 춥고 모기가 많지만 상쾌하다. 불을 쫴면 괜찮다. 2일 동안 우왕좌왕하며 쌓였던 피로가 사우나와 불피우기로 사라진다. 젖은 옷도 못 꺼내고 넣어두어 냄새가 나서 골치 아팠다. 차 안에서 말리고 냄새 제거 스프레이를 잔뜩 뿌렸었다. 양말을 다시 빨아 불가에서 말렸다. 노르웨이와 핀란드 여행이 너무 달라 1년에 다른 시기로 2번 여행한 것 같다. 여행의 성격이나 내용이 아주 다르다. 잘 놀고 들어간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까 말썽을 부린 문이 아예 안 잠겨서 빗자루로 지탱되도록 문에 끼웠다. 일기를 치고 남편은 피곤하여 먼저 잔다. 1120분이니 자야겠다.

 

렌터카 420만원, 휴게소 아침 빵 3.7 - 크루아쌍 2, 밥빵 2, 카페 헬미 10.5 - 카푸치노, 에스프레소, 루네베리 파이, 중고 청반바지 5, 과일 페스츄리 64, 수퍼 25, 숙비+사우나, 시트비(5)=71(6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