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RAVEL/19 노르웨이-핀란드

사본린나 - 목조 교회 - 위베스퀼라 그린도어 스튜디오 (8.9 금)

by Anakii 2019. 8. 23.

11. 사본린나 - 목조 교회 - 위베스퀼라 그린도어 스튜디오 (8.9 )

 

아침 6시 반에 일어난다. 어제 옷을 잔뜩 빨아 사우나 안에 널었다가 밖에 말렸다. 얼추 말랐다. 사우나의 남은 열기에 실내가 아주 따뜻했다. 커튼을 여니 자작나무가 펼쳐진 바깥 풍경이 멋지다. 우리 집의 거실 벽지가 자작나무라 풍경이 친숙하다. 물론 창밖의 풍경은 진짜 현실이다. 고기와 페스츄리, 천도를 먹는다. 일기를 다시 수정한다. 약간 더 자야겠다. 9시에 일어난다. 남편도 일어나 아침을 먹고 짐을 주섬주섬 싼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사본린나에서 73일 부터 30일까지 오페라 페스티벌이 열리면 한 작품 당 14만원 정도의 가격에 우리가 알고 있는 오페라들을 볼 수 있다. 그때는 이 지역에 사람들로 붐빈다고 한다. 여러 편 보려면 돈이 많이 들겠다. 또한 호수의 도시이기도 하니 곳곳에서 수영을 할 수 있다. 물은 깨끗하다. 물론 여름에도 아주 추울 것이다. 어디에선가 사본린나가 아름답다고 해서 왔는데 정말 그랬다.

10시 반에 나온다. 어제 갔던 케리메키에 간다. 세계에서 가장 큰 목조 교회다. 내부는 장엄했다. 높이 뿐 아니라 사람이 앉는 좌석, 복도, 벽면도 아주 큰 나무를 사용하여 멋있었다. 기둥에는 대리석처럼 보이도록 페인트로 무늬를 넣었다. 흰색과 회색, 자연의 나무색으로 통일했다. 십자가를 상징하는 것인지 네잎 클로버 문양을 이용하여 통일감을 주었다. 단순한 문양과 구조, 색이 조화를 이루어 참 아름다운 교회를 만들었다. 남편은 보면서 만들 사람들의 노고나 3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곳에 사람들이 미사를 드리는 모습이 떠올랐다고 한다. 거대 난로가 4개에다 곳곳에 초를 밝힐 수 있게 해 놓았다. 목조교회에서 이렇게 불을 피우고도 오랜 시간 온전했다는 것이 신기하다. 목조 교회를 관리하는 비용만도 어마어마할 것 같다. 창문오 옛날 유리 그래로이다. 유리 공예로 만든 색깔을 넣은 샹들리에도 본다. 한참 있다가 나온다.

아이들이 놀고 있는 대형 놀이터에 간다. 호수를 바라보며 남은 빵과 소고기 등을 먹었다. 복숭아도 먹는다.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데려와 풀어 놓았다. 꽃을 꺾고 노는 아이들, 짚라인 같은 놀이기구를 타는 꼬마들, 시간이 되자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모아 짝끼리 손을 잡게 하고 데리고 간다. 그런데 인원 파악을 제대로 하시지는 않는지 뒤늦게 애들이 가고 있음을 알고 뛰어가는 남자애가 있었다. 어느 나라나 이런 놈이 있는 것은 똑같아서 웃음이 난다. 어제 갔던 프리즈마 수퍼에 간다. 천도 2상자와 크바스 효모, 맥아 음료를 샀다. 천도는 화장실에서 씻어 간다. 나오는 길에 훈제 연어를 굽고 있는 아저씨를 만난다. 우리나라에서 오징어 구워 팔 듯 측면으로 기울여 세워서 기름이 빠지게 굽고 있다. 노르웨이 연어보다 핀란드 연어가 싱싱하다고 자랑하신다. 19에 산다.

 

쿠오피오에 가려다가 벌써 시간이 12시 반이라 그냥 위베스킬라로 가기로 한다. 차 안에서 연어가 따끈할 때 먹었는데 맛있었다. 좀 달리다가 내가 운전을 한다. 음악을 들으며 달린다. 지형이 약간 시골길로 바뀌면서 속도 단속 카메라도 잘 안보이고 굽이굽이 길이 펼쳐진 마을이 나타난다. 수영할 수 있는 호수에 온다. 믈이 깨끗하지는 않다. 쉼터에서 연어와 과일을 먹는다. 화장실이 완전 푸세식으로 아래의 모든 것이 다 보여서 충격적이다. 핀란드는 진정 아시아 인가보다. 한참 달리다가 주유를 했다. 이 차는 연비가 좋다. 다시 왼쪽으로 꺾어 많은 차들이 줄을 지어 천천히 달린다. 금요일이어서 그런지 차들이 많다. 위베스킬라는 꽤 복잡한 도시인가 보다. 흐름이 느리다.

420분에 숙소에 왔다. 작은 스튜디오다. 방에 비치되어 있는 지도를 보며 갈 곳을 찾는다. 교회, 성당과 숲을 따라 산책길이 있는 곳에 가려고 한다. 남편이 비지트 위베스킬라 사이트에 들어가서 채팅창에 시간이 없으면 어디를 가면 좋을까 물었다. 전망대로 가라고 한다. 5시 넘어서 출발한다. 산 위의 전망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에서 내린 후 계단은 걸어 오른다. 시내 전체가 잘 보여서 꽤 볼만 하다. 위에서 어디를 갈 지 파악할 수 있었다. 우선 그리스 정교 교회에 간다. 다행히 555분에 문을 닫으려는 청년에게 잠깐 본다고 했다. 딱 러시아 스타일의 작은 교회다. 가까운 곳의 다른 교회에도 갔으나 당연히 문을 닫았다. 산책로를 가는 것은 포기하고 시청에 가기로 한다. 주차를 할 때마다 어디에 어떻게 할지 신경을 쓰다보니 남편은 꽤 피곤해 한다. 시내로 걸어서 들어간다. 보행자 거리 주변 식당에 사람들이 많다. 주말을 즐기는 모습들이다. 시청은 가까이 가보니 별로 볼 것이 없다. 알바 알토 로케이션이라는 곳도 외관만 본다. 전시관인지 공연장인지 알 수 없다. 증강 현실을 볼 수 있는 벽화 그림이 2개 있었으나 남편이 앱으로 받아 구현해보니 별로 대단하지 않다. 한참 걸어서 다시 차로 온다. 도시를 걷는 것은 피곤하다. 여기가 꽤 쾌적한 도시인데도 말이다.

약간 외곽의 프리즈마에 간다. 거대 쇼핑몰 지역이다. 숙소에 오븐이 있어 심사숙고하여 골라 보지만 마땅한 것이 없다. 장을 보고 840분경 돌아온다. 춘권과 삼겹덩어리를 오븐에 굽고 소시지를 삶는다. 사과와 배 맛이 섞인 과일과 남아공 산으로 추정되는 귤을 먹었다. 일기를 쓰고 나니 9시 반이다. 이곳은 알바 알토의 도시라고 하는데 고향인지는 모르겠다. 그냥 사람들이 사는 보통의 도시이다. 다녀보니 별로 크지는 않았다. 특이한 점은 없다. 씻고 빨래나 하고 자야겠다.

 

사본린나 프리즈마 10, 연어 훈제 19, 주유 51, 위베스 킬라 프리즈마 18, 그린도어 숙비 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