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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국내여행

2.8~2.9(월,화) 안동,포항,울산

by Anakii 2021. 2. 10.

병산서원 - 하회마을 - 만휴정 - 청송국가지질공원 - 양동마을 - 포항죽도시장


2/8 병산서원 - 하회마을

병산서원으로 향하는 길은 비포장길이었다. 다른 곳에서 접근하는 길도 없다. 병산서원 외곽 500m에 차를 세우고 걸어들어가는데 너무나 춥다. 가는 길 가 강의 풍광을 정면으로 막고 세워진 기분나쁘게 검은 건물 때문에 눈살 찌푸렸다. 

병산서원은 고즈넉하다. 서원 몇 곳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어 새로이 단장 중이다. 별 크게 볼 것은 없어서 휘돌다 나왔다.

하회마을로 이동했다. 역시 외곽에 세우고 입장료를 내고 셔틀을 탄다. 코로나로 대부분의 활동이 중단되었고 찾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다. 류성룡의 집터엔 원래 검소했던 선생의 초가 가옥을 헐고 후손이 새로 지은 큰 기와집이 있다. 아무런 행사도 없으니 그냥 가옥 구경이다. 하회마을 외곽으로 난 벚나무 터널 지나 송림을 거쳐 마을 한 번 휘돌아 보다 나왔다.  영주와 안동에서 쟁쟁한 독립운동 가문을 알고 나서 본 하회마을은 비교적 초라한 느낌이다. 마을 가운데 신목에는 소원쪽지들이 엄청 많았다. 마치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흔히 보는 풍경 같았다. 

만휴정, 청송 국가지질공원

만휴정에 들렀다. 조용한 계곡의 정자인데 미스터 션샤인에 나온 장소라 하여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 양동마을로 길을 잡고 접어든 930번 지방도. 주변 풍광이 심상찮다. 기암절벽들이 즐비하여 이런 곳이 있었나 싶다. 좀 가다 백석탄이라는 지형에 도착했다. 알고 보니 이곳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곳이다. 한탄강밖에 몰랐는데 우리나라에 유네스코 지정 지질 공원이 청송, 제주도, 무등산권 하여 모두 4곳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양동마을에 도착했더니 역시나 사람들은 거의 없다. 거주민들만 지나다닐 뿐. 하회마을과는 달리 이곳은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모습이다. 마을은 전형적인 조선의 모습이지만 초등학교도 있고 각 주택마다 차도 있다. 실제 생활하는 민속촌이다. 6시경이 되자 이곳저곳에서 밥짓는 연기가 피어오른다. 타임머신 타고 과거로 온 느낌? 코로나만 아니면 많은 사람들로 북적일 만 한 곳이다. 양동초 아이들이 쓴 동시가 길 가에 전시되어 있었다. 아주 잘 쓴 시들이다. 아이스러움을 간직한 시들. 

양동마을 나와 포항의 죽도시장으로 갔다. 까꾸리횟집에서 푸짐한 회 싸 들었다. 과메기가 지천이고 해산물 천국이다. 하지만 점심에 먹은 고등어구이가 너무 과했던지라 원래 목표인 회만 싸 들고 숙소에 갔다. 

숙소는 BB라는 현대식 모텔. 카운터에 팝콘기계와 원두커피 등 서비스가 좋다.  저녁에 나와 영일대 해수욕장을 걸었다. 날이 많이 춥다. 저 멀리 포철에서는 빛의 파노라마를 보여준다. 영일대 누각은 바다로 쭉 나와 있었고 바람이 많아 추웠다.

숙소에 와서 대형화면으로 엠넷에서 하는 캡틴 결승전을 봤다. 부모와 함께 출연하는 10대의 오디션? 헬리콥터 페어런츠들을 지원하는 것 같아서 씁쓸했는데 재미있는 결과가 나왔다. 1등을 한 송수우 양은 부모의 반대로 이 오디션에 부모의 지원 없이 나온 인재이고, 차석인 김한별은 아버지의 지원을 받아 나온 친구들. 부모와 함께 하는 오디션을 오히려 엿먹이는 건가? ㅋㅋ 송수우는 재능 있고 매력적이지만, 다른 오디션들의 우승자들에 비해 한 단계 밀리는 실력인것 같다. 

오늘의 메인 이벤트는 싱어게인. 결승전에 맞게 대화면인 숙소라니. 우연이 기가 막힌다. 결과는 아름답다. 정홍일씨기 심사위원 1등과 전체 2등을 한 것도, 승윤씨가 전체 1등, 무진씨가 전체 3등을 한 것도. 오랜 노력도 인정받고, 새롭게 떠오르는 별들도 인정받고. 소정씨는 결승 무대에서의 결정적인 실수가 오히려 향후 활동에 있어 옛 사건의 트라우마를 조금 덮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2/9 포항-울산-부산

아침일출을 숙소에서 봤다, 거대 플랜트 포항제철을 지나 호미곶으로 향한다. 화산지형이 끝에서 불쑥 솟아난 모습이라서 해안 절벽들이 늘어서 있다. 하와이 마우이섬의 하나 로드 가는 것 같다. 가는 길에 학교 퇴임식과 송별식이 있어서 1시간 정도 줌에 접속했다.

호미곶 가는 길에 본 포항

호미곶에 도달하니 예쁜 바다풍경이 펼쳐진다. 유명한 손바닥 조형물 위엔 항상 갈매기가 있었는데 오늘도 그랬다. 조형물로 만들어 놓은 줄 알았더니 실제다. 하늘이 맑아 푸른 바다와 더불어 청백 조화가 무척 아름다왔다. 해녀할머니께 돌 미역 만원어치 샀다. 앞바다에 미역이 지천이라 미역 따시는 해녀분들이 많았다. 

호미곶에서부터 동해안을 따라 내려와 구룡포에 왔다. 따스한 햇살이 비추는 남향의 언덕은 마치 목포를 연상시킨다. 이곳에 오징어 등 동해 해산물의 전진기지여서 옛부터  일본인들의 거리가 만들어진 곳이다.

모리국수 파는 유림식당에서 든든히 한끼 먹고 구룡포-감포간의 아름다운 해변을 따라 울산으로 간다. 해변 가의 기암이 멋지고 검은 자갈모래 해안이 멋지다. 대왕암에 도착하니 이곳이 몽돌해변이다. 이곳 경주,포항 부근 동해안이 주상절리로 유명한데, 아마 이곳도 화산 지형이었을 것 같다. 

대왕암

울산도착 즈음, 세차를 해야했다. 부산 가면 누나 태워 다녀야 하는데 우리 차 상태가 정글이라서... 찾아도 대부분 코로나로 문 닫은 상태. 일단 태화강국가정원으로 갔다. 

울산 시민들 대박.  와, 이건 센트럴파크다.  태화강변 드넓고 넓은 둔치에 엄청난 꽃밭, 대나무숲... 꽃피는 계절에 온다면 천국이겠다.

세차장 주유소를 국가정원 주변에서 찾았다. 기름값이 저렴하기까지. 신화 벽화마을에 들르는 길은 한적하다. 점점 외곽으로 나가는 느낌. 벽화마을은 예뻤지만 사그라드는 것 같다.

장생포 고래테마공원에 들렀다. 옛 장생포 마을을 재현해 놓았지만, 폐장. 모노레일과 각종 어뮤즈먼트도 폐장. 암각화 복사본과 고래의 실제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공원이 볼 거리다.

대왕암공원은 방어진에 있다. 방어진 가는 울산대교가 개통되어 장생포에서 쉽게 갈 수 있다. 방어진(대왕암) 출렁다리는 7월 완공예정이었고 대왕교는 6시 이후 조명을 비추는 야간에는 출입금지다. 산책 하다가 해수욕장 주변 먹거리촌이 왁자지껄하여 불새 진짜갈비 무한리필 집에 들어갔다. 적당히 먹고 나왔다. 질은 최상, 하지만 다시는 못갈 집.

다시는 무한리필 집 안 간다. "방어진의 교훈" 이 말을 새기기로 했다. 

부산으로 가는 건 가까웠다. 동래의 누나 집 까지 고작 한 시간 남짓 걸린다. 그런데 장전동으로 고속도로 진출해 이상한 터널에 접어드는데 이게 끝이 없다. 아니 뭔 이런 터널이? 

"이러다 낙동강 가는 것 아냐?" 경아가 말했다. 그런데... 진짜 나와보니 화명동. 낙동강 앞이다. 부산의 거대한 암반을 뚫고 좌우 관통하는 터널이 생겼던 거다. 와우. 터널 나와 유턴하여 다시 터널에 진입, 동래의 누나집으로 왔다. 

누나 집에서 인사하고 나와 아버지집 도착. 집 앞 주차장에 세웠다.  9시~다음날 8시 까지 밤 타임인데 관리인이 없다. 

[음식, 숙소]

안동 성전식당 (추천) - 허영만의 백반기행, 백종원 3대천왕에 나왔다. 직접 담은 된장으로 만든 된장찌개 백반(8.0)가 탁월. 고소한 고등어구이는 찬이다. 김치찌개는 돼지고기 김치찌개다​. 고등어구이가 맛이 깊었지만 조금 과한 듯 했다. 속에서 고등어 냄새가...

양동마을 체험민박(초원식당-강추) http://iyangdong.kr/ 양동마을 방문했다가 지나는 길에 약과 5천원, 엿 5천원 구입했다. 어린 시절 엿장수가 가위로 깨 주던 아련한 엿 맛, 그리고 제사지낼 때 먹었던 약과 맛. 잊어버렸었는데 여기서 찾은 그 맛.  주문해서 먹을 수도 있다.

포항 죽도시장 까꾸리횟집 (강추) - 2인분이라고 하니까 2만원어치 포장해 주셨다. 1kg. 광어 한 마리, 우럭 두 마리에 놀래미 한 마리. 한 팩 가득 찼다. 서비스로 초장과 채소 썬 것을 한 뭉치 주신다. 모두 다 활어를 바로 잡은 것인데 마치 선어를 썬 듯 고소함이 폭발! 활어의 쫄깃함과 선어의 고소함이 함께 있다니. 숙소에 가서 회로 먹다가 초장 다 넣고 채소 넣고 막걸리 좀 넣고 비비니까 정통 포항물회가 되었다. 물회집에서 먹을 때 회 양이 아쉬웠는데, 이렇게 먹으니 회만으로 배를 두드렸다. 아이고... 실컷(싫어질만큼)이라는 말을 쓸 만 큼 바로 실컷 물회를 먹었다.

포항영일대 BB

거대한 TV가 있는 숙소다. 마침 싱어게인을 하는 날이라 실감나게 봤다. 로비에는 커피, 팝콘을 가져갈 수 있게 했고 숙소의 상태는 깨끗한 관광호텔급이었다. 

구룡포 유림식당 (강추) - 모리국수 2인분 16.0. 생 아구가 푸짐하게 들어가고 쫄깃한 면발이 일품이다. 아구를 많이 넣어주셔서 다 못 먹는 사람이 생기니 아구부터 먼저 먹으라고 하신다. 세상 담백한 맛이고 아구 간은 진정 버터다. 너무너무 맛있는 집. 든든하게 먹고 건강해 져서 나오는 느낌이다.

구룡포 마트에서 막걸리. 영일만, 구룡포, 동해동동주 구입했다. 포스코 산학으로 개발했다는 영일만 막걸리 맛 좋고, 동해동동주는 유일하게 쌀알이 동동 뜨는 막걸리로 인정!

방어진 불새 진짜갈비 무한리필 (추천) - 13900원. 믿을 수 없는 퀄리티의 소고기, 돼지고기. 그리고 한식뷔페 급의 샐러드바. 뭐 이런 레벨이 있나. 사람들이 북적북적, 온 가게 안에 고기향 가득. 아... 이 때문에 우리는 배불리 먹지도 못하고 느끼해져서 적당히 먹고 나왔다. 다른 이들은 수북이 쌓아 놓고 잘도 먹는데... 쩝.

홍수연과자점 (강추) - 설 명절휴가 전날 밤, 통영꿀빵과 크로켓 사들고 왔다.  사장님이 직접 만드시나? 통영꿀빵은 바로 그 통영맛. 크로켓(고로케라 하죠?)은 차가와졌어도 촉촉만빵인 감자 속 넣은 크로켓이다. 어우... 지인짜 맛있다~~  하지만, 내 입맛으로 본다면 크로켓 속이 채소였다면...하는 생각은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