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보쌈집 돼지고기 이야기를 듣고 무작정 떠난 춘천.
아침 9시경 출발, 신김포 농협에서 주유하고 오후 11시 40분 경 춘천에 도착했다. 천수 보쌈에 갔지만 셔터가 반쯤 내려 있어서 일단 오픈박스 춘천점에 갔다. 재미있었고 여러 가지 신기한 물품들이 많았다. 4만원어치 정도 이것저것 골라 담고 삼대막국수에 갔다.
이것이 진짜 춘천 막국수인가. 약간 간장 느낌의 베이스에 풍부하게 들어간 재료들이 양념에 어우러져 있다. 면은 툭툭 끊어지는 메밀면. 보통은 8천원 곱배기는 9천원인데 보통도 양이 좀 많고 곱빼기는 엄청나게 양이 많았다. 아주 맛있게 먹었다. 지난번에 닭갈비와 먹었던 춘천막국수와는 격이 다르다. 춘천 막국수의 본모습을 본 것 같았다.
다음 행선지는 소양강댐 정상길. 작년에 왔다가 너무 차가 막혀서 차를 돌렸는데 이번에는 다소 한적했다. 길 마지막 유람선 선착장 앞 주차장에 세웠다. 다시 소양호 따라 내려와 소양댐 정상길 걷고 옆으로 보이는 정자에까지 올라갔다. 우리가 올 때는 흐린 날씨에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올 때는 날이 약간 개었고 사람들도 많이 오는 것 같다. 소양호 유람선 주차장 보다 제3주차장이 오히려 댐 정상길 가는 데는 더 가까웠다.
다음으로 간 곳은 공지천 유원지. 작년 차박할 때 잠깐 주차했다 이동한 곳이다. 주차하고 강물 따라 걷다가 도로 돌아와서 건너편 의암공원에 차를 세우고 다시 강물 따라 걸었다. MBC를 지나 상상마당으로 갔다. 상상마당에서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촉감을 이용한 전시회, 어린이를 위한 전시회, 소리를 이용한 전시회, 여행 그림 관련 전시회 등 소규모 전시회들이었다.
천수 보쌈에 전화했더니 영업중이셔서 저녁을 먹으러 갔다. 1인분 200g 12000원인데 2인분이지만 고기가 많아 보이진 않았다. 아주 아름다운 지방을 가진 삼겹살. 느끼할 것 같았지만 전혀 느끼하지 않았다. 맛있는 된장찌개도 시골 된장 맛이었다. 아주 배불리 먹고 나왔다. (나중에 장에 안좋은 신호가 오긴 했지만.)
춘천의 다른 리퍼브샵에 갔는데 오픈박스와는 판이하게 물건 값도 그다지 싸지 않고 눈을 끄는 게 별로 없었다. 결국 3000원 어치 결제하고 나왔다. 바로 옆 세계 주류 백화점에는 와인 등 전 세계 주류들을 아주 골고루 다양하게 팔고 있었다. 와인들은 관심이 없었고 그 외 독주 들도 관심이 없었는데 맥주 중에서 플레이 그라운드 몽크와 젠틀맨을 판다. 일산보다 저렴하다. 갑자기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 갔는데 급하게 설사가 나왔다 무엇 때문일까 생각했는데 아마 저녁 식사 중 삼겹살이 많이 기름져서 그랬었던 것 같다.
급히 예약한 홀인원 모텔에 왔다 의암호 주변에 한적한 곳에 있는 모텔이다. 아주 옛날 느낌인데 35000원 이어서 저렴하다. 이불이 따뜻해 8시까지 푹 잤다. 어제 샀던 비상식량 라면에 밥을 만들었다. 발열체에 찬물을 부으면 곧바로 끓는 건데 신기하지만 라면 밥 맛은 거의 화가 날 수준이다. 컵라면 하나의 햇반 하나를 샀으면 훨씬 더 맛있게 먹었을텐데 아무런 장비 없는 극한 상황에서 나 먹을 만한 맛.
광판 팔뚝 김밥에 전화해 녹색진미김밥과 유부 김밥을 주문했다 오픈 박스에 가봤지만 10시에 오픈이다. 곧바로 삼악산으로 향했다.
삼악산 등선 폭포 입구에도 주차장에 있는데 매번 잊는다. 등선 폭포로 올라가는 길은 너무 추웠다. 손도 시리고.
못 올라가지 않을까 했지만 작업용 반고무장갑을 손에 끼고 장갑을 하나 더 끼니 그런대로 참을 만 했다 이어지는 폭포 길 끝나고 지난 번에 가지 않았던 길로 계속 진행 한다 삼악산 정상 까지는 3.2km인데 그중 2km정도를 차분하게 오르막이 이어지는 산책길이다.
오르막 나오기 전에 삼악산에서 터전을 잡고 살고 있는 산꾼이 운영하는 간이 휴게소가 있다. 거기서부터 계단 길로 쭉 타고 올라가 능선 까지 200 미터를 꽤 힘들게 올라간다. 능선 타고 조금만 진행하면 작은초원으로 이름지어진 조금 너른 평지가 나온다.
곧이어 나타나는 333계단길. 돌로 만든 자연 계단이다. 계단을 다 올라가서 산을 감돌아 오르니 꽤 너른 평지가 나왔다.사람들이 쉬어 갈 수 있도록 의자도 많이 마련 되어 있다. 이곳은 큰 초원 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다.
큰초원에서는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보인다. 정상까지는 0.3Km. 조금 쉬다 올라 갔다. 약간의 암릉이 이어지고 정상에서는 건너편 춘천 의암호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정말 멋지다. 어제와 달리 날이 조금 맑아져서 파란 하늘 푸른 호수가 예쁘다.
저 아래 의암호를 가로지르는 케이블카가 보이는데 꽤 낮은 지점을 오 가고 있는 것 같다. 이렇게 삼악산 정상에서 보는 뷰가 훨씬 더 멋있다. 조금 더 진행해 삼악산 전망대에 가니 훨씬 더 멋진 뷰가 나온다. 여기서 조금 더 진행하면 의암호 입구로 나오는 등산로가 있는데 그쪽은 꽤 가파르게 올라올 것 같다.
정상에서 육포와 사탕 등등을 먹고 풍경을 즐기다가 내려왔다. 12시 30 분에 출발해서 쭈욱 내려온다. 내려가는 길은 확실히 오르는 길보다 여유롭다. 333 계단은 약간 무릎이 아파서 옆으로 걸치면서 내려왔다. 기분 좋은 산길을 걸어서 등산 폭포 있는 곳 까지 내려 오니 1시간 반 정도 걸린 것 같다.
등선 폭포 좌우 절벽은 언제 봐도 감탄사가 나오게 한다. 올라올 때 추워서 못 찍었던 사진을 연달아 찍었다. 차 안에서 아까 남겨둔 김밥 한주를 나눠먹고 오픈박스에 다시 갔다. 어제 있었던 물건들이 오늘은 보이지 않는 경우가 좀 있다. 눈독들였던 파스퇴르 딸기우유는 없고 대신 겨울에 쓸 만한 멋진 모자 두 개를 구입했다.
근처에 있는 신흥 막국수에 갔다 100% 순메밀이라 사장님의 자부심이 대단하다. 하지만 경아는 면에 질감이 부족해서 그리 좋지는 않았다고 한다. 원래 순 메밀로 하면 이게 정상이 아닐까 싶은데.
양양 고속도로 강촌 IC를 접어 들어서 오는 길. 상습 정체구간인 서종-설악 구간은 여전히 정체가 심하다. 설악에서 빠져나가 한강 따라 가는 길이 예쁜데 이번엔 깜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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