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8~19 만리포와 태안

TRAVEL/국내여행 2020. 12. 20. 22:18    Print Friendly Version of this pagePrint Get a PDF version of this webpagePDF

12/18 서산 태안 여행

마음이 답답했다.

일단 만리포호텔을 예약하고 3시 30분 출발. 5시40분에 부추탕수육으로 알려진 당진의 빙빙반점에 도착했지만 재료 소진으로 영업이 끝났다. 이미 공영주차장에서 선불했으므로 약 1km길을 걸어 배가짬뽕으로 갔다. 걷는 길 동안 당진 시장도 지나가고 맛있는 중국 만두집 천리향포자포도 지나고 아주 어둠침침한 길거리도 지난다. 당진 구시가지는 이면도로가 보도블럭으로 되어 있고 아늑하지만 인적은 많이 뜸했다.

딱새우짬뽕(10000)과 탕수육 소자(18000원). 큼지막한 딱새우가 8마리 쯤 올라가 있는 짬뽕의 딱새우 맛은 랍스터를 먹는 듯.  질감과 맛이 훌륭하다. 국물은 밥 말아먹으면 딱 좋을 만큼 걸쭉한 해물 찌개였다. 공기밥은 무료다. 면 맛도 쫄깃하니 좋았지만 밥 마는 게 더 맛났다.

탕수육의 튀김이 파삭하니 잘 튀겨지고 고기가 두툼한데 튀김옷은 얇다. 18천원 소자인데 3명은 먹을 만하게 푸짐하다. 그래서인지 남은 탕수육 셀프 포장용 용기들이 벽면에 놓여 있다. 이집, 탕수육 프로페셔널이다. 

너무 열심히 먹다 보니 사진도 안 찍고 잘 먹었지만 두어 시간 목이 마른 게 살짝 아쉬움. 짬뽕이 좀 짜기도 하였거니와 MSG나 화학적 첨가물이 좀 들어가 있나 보다. 

만리포 호텔까지는 당진에서 1시간이다. 어둠 속을 달리는데 길은 넓고 통행량이 거이 없어 괴괴하다. 만리포 들어가기 전 소원면 365할인마트에서 소원 막걸리 두 병 사들고 만리포 해수욕장 들어오니 27년전에 왔을 때와는 천지개벽이다. 그 때 겨울 만리포는 황량했었는데 지금은 관광객이 많이 없지만 거리는 불빛으로 밝고 카페나 모텔들은 영업 중이다. 해안에 파도가 높고 바람이 세서 춥다.

만리포호텔은 오래된 느낌이지만 청결했다. 로비 벽엔 2020년에 전인권이 사인한 기타가 걸렸다. 저녁에는 빨리 더운 물이 안 나왔고 WIFI가 이상하게도 휴대폰에서만 인터넷 연결이 되어서 휴대폰이 숙소 WIFI 잡고, 핫스팟 띄워 노트북이 인터넷 쓰게 하는 이상한 형태로 인터넷을 썼다. 

저녁, 이만갑에 명태순대 명인 요리사가 나와 명태순대를 소개했다. 너무 맛나 보여 검색해 보니 속초에서조차 하는 곳이 애매모호하다. 손이 많이 가서 하기 힘든 음식일 것 같긴 하다. 담주 여행으로 속초 해 볼까 검색하다 일단 보류.

12/19 아침의 산책

아침, 7시반쯤 만리포-천리포 길을 걸어 봤다. 만리포 끝 쪽 주차장은 차박이 가능하고 언덕 위로 이어진 데크길은 출렁다리로 이어진다. 출렁다리 너머는 바로 천리포. 천리포 수목원이 눈 앞이다.

숙소로 와서 뜨거운 샤워로 몸 잘 씻고 체크아웃. 안면도 가려다가 신두리 해안사구로 길 돌렸고, 다시 천리포 수목원으로 길 돌렸다. ㅋㅋ 순간순간 바뀐다.

천리포수목원은 만리포 호텔에서 걸어갈 수 있는 가까운 곳이고,  내가 2003년에 와본 곳인데 아무 기억도 안 나는 곳이고, 우연히 정한 밥집 아재밥상 바로 앞에 있었다. 참...

아재밥상의 게국지

천리포 수목원 바로 앞의 아재밥상. 게국지 포함 간단한 뷔페식 식사가 9천원. 게장과 함께 담근 김치를 끓여먹는 게국지는 태안의 대표적 향토음식인데 따로 이것만 먹으려면 35천원 정도 한다. 그런데 9천원? 일단 주문했다. 12가지 찬을 가져다 먹고 국만 따로 나온다. 내가 예상했던 짙고 깊고 시원한 맛. 무척 실한 통통한 게 한마리가 반으로 잘려 들어가 있다.

반찬을 너무 많이 가져와 조금 짜게 먹었는데도 배불리 먹고 나오니 목이 마르지 않아 놀라웠다. 알고 보니 태안군 공식 기자단 블로그에 첫번째로 소개된 맛집이네. 

천리포수목원

입장료 6천원. (9천원인데 겨울이라 낮춘 것 같다), 여러 루트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길, 미로 같은 느낌의 관찰로, 여러 형태로 꾸며진 정원들, 천리초 해수욕장 풍경의 멋진 길, 한 마디로 재미있고 아늑하고 시원하고 의미있는, 꼭 가야 하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귀화 미국인인 민경갈님이 만든 사설이었지만 모든 것을 재단에 기증해, 이젠 공익재단으로 운영된다. 

신두리 해안사구

오오오...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우리나라 최대의 해안사구라고 한다. 각도 잘 잡고 찍으면 사막에서 찍은 사진이 나온다고도 하는 곳. 너른 부분을 보호지역으로 만들었다. 모래는 너무나 미세하고 손에 묻지 않는다. 바람이 만든 모랫결도 아름답고 사고가 무너져 만들어진 모래절벽은 경이롭다. 사구 전체 식생 탐방로는 두 시간 정도 걸리고 모래사구를 집중하여 보는 탐방로는 1.2km로 30분이면 충분하다. 

사구센터는 다행히 문을 열었다. 우리나라와 세계의 보존가치 높은 해안 사구를 소개하고 사구에 살고 있는 동식물을 안내한다. 체험형 전시물들이 예뻐서 가 볼 만한 곳이다. 

사구 절벽. 7m쯤?

태안 서부시장과 원봉식당

서부시장 공영주차장은 무지막지하게 넓다. 주말에 무료다. 주차장 옆에 우럭 말리는 덕장이 있다. 서부시장은 해산물 중심. 젓갈 등등이 저렴하지는 않았다. 

시장 옆 태안군지에 소개된 원봉식당에 아구찜을 먹었다. 소자 35천원. 수북히 나온 찜 위에 아구의 간이 두 점. 두마리인가 보네. 크리미크리미~~~ 양념도 딱 적절하고 생선 살도 신선의 극치. 아구도 푸짐하니 밥은 못 먹고 나왔다. 

먹어 본 아구찜 중 최고. 하지만 이젠 아구찜은 끝. 싱싱한 녀석을 먹다 보니 맛이랄 게 딱히 없는 생선이다. 35천원이라는 가격은 기존 아구찜 대비 저렴하지만 원료와 요리법에 비하면 확실히 비싸다.

그렇구나...  최고의 아구찜을 먹었지만 아구찜과 손절. 아이러니 같지만 이게 진실.

태안 로컬푸드 직매장

깨끗하고 주차장 넓고 물건 좋다, 엄청 붐빈다, 그러나 많이 비싸다. 

삼봉 해수욕장

경아의 추억이 있는 곳. 다른 곳과 달리 옛날 모습을 꽤 많이 간직했다. 해수욕장 진입로가 매우 좁고 가게들을 많이 지난다. 필리핀이나 발리 같은 느낌?

기지포 지나 먹빵으로

지난 여름 차박했던 기지포를 살짝 들러 구경하고 최애 빵집 안면도 먹빵에 갔다. 겨울엔 주말만 하신다. 빵은 거의 매진. 남은 빵만 챙기고 커피 주문해 나옴. 하루 지난 빵은 크러스트로 만드는데 훨씬 손이 더 간다고 한다. 저녁에 마늘버터빵 맛나게 먹고 속이 편안~~~~ 

간월도, 간월암, 굴

간월암 일몰은 예쁘지만 강화도나 쌤쌤.

간월암의 일몰

회 타운에서 간월도 생굴 1kg 2만원, 낙지젓 0.75kg에 1.5천원에 구입. 별다른 재료 없이 거의 낙지로 가득찬 뽀독한 젓갈을 푹푹 퍼 담으시는데 저 정도면 됐지 싶었을 때.. 한 주걱 더 퍼 담고 통을 바닥에 내리쳐 뚜껑 닫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셨다. 와우.

오늘 아침, 생 굴 한 접시 놓고, 김치에 한 접시 넣고, 낙지젓 한 꼬집 담아 먹었다. 

굴은 양식 굴인것 같다. 서해안 자연산 굴은 통영에 비해 작고 지나치게 진한 맛인데, 이건 지나침이 살짝 절제되어 입맛에 딱 알맞다.  맛있다. 딱 적절한 맛. 낙지젓갈 살 때, 조미료 안 넣었다고 하셨는데

"에이, 조미료 안 넣고 어떻게 젓갈 만들어요?" 물으니

"소금 간 잘 하고 과일 갈아 넣으면 됩니다" 하는 데 약간 머뭇거리는 품이, 나름대로 조미료 적게 넣으려고 노력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지만 아침에 밥 반찬으로 먹어 보니 역쉬나 적절한 맛. 계속 손 가게 하는 맛. 

이집, 놀랍다. 아래 사진.

냉면만허유 냉면집

6시에 마감. 5시 40분 도착이라 미리 전화 드리고 갔다. 분위기가 아~~주 시골 스럽다. 임팩트 있는 무언가가 나오리라 기대하고 갔지만 시판면을 쓰신다.

물냉 육수, 육향 짙고 생강향으로 커버치는 독보적인 맛. 비냉의 양념장, 과하지 않고 집에서 맛있게 만든 고추장양념. 그리고 한 점 나오는 고기, 하얗고 부드러운 고급 냉면 고기다.  평양냉면 마스터의 육수와 비빔장인데, 면이....

시판면... 

면은 오뚜기 면사랑 급의 면이다. 물론 농민식품의 면과 더불어 집에서 먹기에는 최고로 좋은 면이지만..... 전문점에서는 쓰면 안된다고 본다. 

하나도 안 막히는 서해안 고속도로 

18시에 출발 20시 8분에 귀가. 서산의 냉면집에서 두 시간 걸렸고 놀랍게도 오는 길 내내 한 곳도 안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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