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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국내여행

11/7~8 북촌 중심 서울여행, 어둠 속의 대화, 그리고 인천 연수구

by Anakii 2020. 11. 9.

7:40~9:25 통진문화회관 - 남대문 우주카메라

새벽 수영 마치고 JS병원 앞, 7시 25분인데 15분 뒤에 버스가 온다고 한다. 처음으로 가는 일산을 통한 종로길이다. 7:40에 97번 타고 출발하여. 대화역에서 1000번으로 환승, 1시간 50분이 걸린댄다. 도착은 9:30분 이겠다.  대화역서 내리고 곧바로 온 1000번 버스를 탔다. 기사님이 틀어 놓은 라디오 선곡이 너무나 좋아 Shazam으로 알아 보니 George Benson의 Stairway To Love 등의 노래다. 

버스 타고 가다 보니 신호등이 너무나 많아 많이 느려지는 것 같다. 9시 48분 쯤에 도착한다고 나와서 마음이 급해졌지만 실제 도착 시각은 9시 25분. 1시간 45분 걸렸다. 고양시 쪽으로 가면 신호등이 많아 확실히 지체되는 느낌이다. 

우주카메라에 내 시그마 DP2S 를 맡기고 나와서 현대미술관 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맛있는 해물/김치 잡채호떡을 들고. 버스가 빨리 와서 환승 적용도 되니 얼씨구. 고작 1500원인 해물/잡채호떡은 잠시 허기진 배를  채우기에 딱이다. 게다가 오래 기억남는 맛이다.

(일주일 후에 시그마에서 연락이 왔다. 경통 뽑아내는 장치 단선이라고 한다. 새 제품이 없어 단선된 선만 납땜했고 비용은 점검비용 18천원에서 변화 없다고 한다. 나로써는 새 제품이 없는 게 더 낫네. 다음 주에 카메라가 멀쩡하게 배달되어 왔다. 드디어 DP2S를 살렸군! )

9:40~9:55 남대문-현대미술관

미술관에 좀 일찍 도착했더니 많이들 기다리고 있다. 입장시에 QR코드 네이버에서 받아서 인증하거나 신분증으로 수기인증 받아야 하고 예약티켓 받는 데도 신분증이 필요했다. 마침 내 신분증이 없었지만 다행히 경아씨 것이 있어서 몇 가지 질문 만으로 입장했다.

1전시관에서 근대 회화 좀 소개 하다가 2~7전시관은 모조리 전쟁 이야기. 전쟁으로 피해 받는 자들의 이야기. 한국전쟁에 대한 사진이나 영상을 숱하게 봐 왔지만 오늘 이곳의 연필과 색연필로 스케치한 그림이 더욱 그날을 잘 기억나게 하는 까닭은 뭘까? 담담하게 그려나간 그림에서 처절한 현실이 보인다.

10:50~13:50 천하보쌈, 어둠속의 대화

현대미술관은 볼 것 많지 않아서 40여분 만에 1착으로 나와 북촌길 따라 천하보쌈에 갔다. 한 20분 걸렸나보다. 

걷는 거리가 좀 된다. 천하보쌈정식은 1만원. 주문하는 대로 바로 나왔다. 고기 맛이... 예술이다. 다른 밑반찬도 다들 맛났지만 이 고기는..

사장님 중 한 분이 찌개 안 내와 주신 것 깜빡 해 미안하다고 굴무침도 푸짐하게 한 접시 내 주셨다. 

30여분 만에 배터지게 먹고 나와 북촌길 걸어 어둠속의 대화 전시관. 동학년 쌤이 추천해 준 전시다.

체험형 전시이고 한 그룹이 6~7명이라 금방 매진된다는 어려움이 있지만 한 명의 로드마스터가 함께 100분간의 극한 어둠을 가이드해 주기에는 7명이 한계일 것 같았다. 

아.........뭘까 이 어둠의 편안함은.

놀랍다. 시각을 완전히 배제했는데 마치 구체적인 어딘가에 다녀온 듯한 느낌은? 차분한 로드마스터의 질문, 공감 대화로 ​점점 편안해지고 다른 감각들이 활성화된다.

이 전시 대박이다. 누구나 꼭 경험해 볼 필요가 있다. 너무나 당연하게 존재하던 시각을 배제하고서 이렇게나 안도할 수 있다니.... 마지막의 감동적인 이야기도 함께.

14:00~16:00 성곽 새 개방길 탐방

어둠속의 대화 상영관에서 마을 버스 타고 와룡공원에 오르니 거기서부터 성곽길. 2008년에 한 번 왔으니 12년만이다 http://anakii.anakii.net/album/2008-2009/2008-2/

무릎은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 아니 무릎이 아니라 내 자세가 점점 좋아지는 듯. 숙정문 지나 곡성 구간 지나고 너른 쉼터 나온 부분의 숨은 문이 이번에 개방된 3번 출입구와 연결되는 길이다. 내가 이쪽으로 올라오고 싶었는데.

성북동
숙정문 앞. 공사 중이다.
북악 스카이웨이 팔각정

성곽길을 그냥 올라가면 백악마루까지 올라 창의문까지 줄곧 내려오는 죽음의 계단길인데 오늘은 새로 개방된 3번 출입구를 향해 북악 스카이웨이까지 한 달음에 내려온다. 북악 스카이웨이 옆 산길 따라 내려오다가 부암동 골목길로 접어들어 창의문까지 내려왔다. 고즈넉하다. 

​16:15~17:38 아크 오브더 북과 뒹굴 스토어, 사마리칸트

서점 복합공간이면서 박물관 아트샵같은 느낌이 드는 큰 매장이다. 뒹굴 스토어 역시 눈에 띄는 소품들을 판다. 아기자기한 것 좋아하는 사람은 제대로 낚여서 허우적 거리겠다.

책의 아치 사진 찍고 나왔다. 2호선 타고 DDP역에내려 사마리칸트. 몇 군데의 식당들이 사마리칸트를 내걸고 있어 헷갈렸다. 우린 골목에 위치한 가게에 갔는데 양고기를 무척 잘 다룬다.

칼국수, 고기빵(쌈사), 샤슬릭 2꼬치 주문했는데 화덕에 구은 밀전(난) 2장이 나온다. 기본찬인가 했더니 계산할 때 장당 2천원씩 4천원을 돈을 받아서 아쉬웠다. 

모든 음식이 몽골을 연상케하면서 맛있다. 하지만 다음에도 갈 지는...

​17:40~18:40 DDP

DDP는 한국의 구겐하임이다. 1 박물관은 신청자 우선으로 들어가는 것 같지만 다른 전시관은 일종의 상업공간이라 통행에 제약은 없었다. 

사진 좀 남기고 2호선-홍대3000번-통진에서 우리차로 집에 들어왔다. 9시 반이다. 

11/8 연수구 잠깐.

수도권 제2순환선을 타고 종점까지 달리다 좌회전하여 연수구로 진입한다. 갑자기 나타나는 구시가지. 길가로 아름드리 플라타너스, 은행나무, 느티나무가 무척 아름답고 가을이라 컬러풀한 색을 뿜는다. 나무 관리를 하느라 고생했을 사람들의 노력이 보이는 것 같다.

길 가에 지나치는 근린공원마다 아름다운 컬러로 물들었다. 만족한 식사 후 주변에 공원이 없나 살피다가 대학공원이라는 곳으로 이정표 잡고 갔다. 야산에 주변에 거주하는 산책객들이 많았다.

산 전체가 울긋불긋하다. 잠시 꼭대기에 오르니 놀랍게도 드넓은 잔디평원이 펼쳐진다! 잔디밭 크기는 축구장 정도. 가장자리를 빙 둘러 가로수가 있는 둘레길이 있다. 나무들은 모두 형형색색. 개를 데리고 나와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이들도 많다. 한 바퀴 돌다 한 모퉁이 작은 체력단련장에서 노랑,빨강,초록과 푸른 하늘이 어우러진 팔레트를 보고 사진에 담았다. 

가을에는 연수구와 송도의 근린 체육공원들을 걸어 봐도 좋을 것 같았다. 오래되고 잘 관리된 아름드리 나무들이 건강미를 뿜어내는 곳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