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을학교의 교육 방식은 동서고금과 여러 문헌들을 통털어 이미 검증된 방식이며 매우 안전한 교육방식이다. 이건 절대 실험이 아니다. 인간 중심, 토론 중심, 경험교육이 인간을 올곧게 키운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있나?
그에 반해 제도권 교육 + 사교육의 방식이 사실은 위험한 방식이다. 우리 역사 이래로 이토록 아이들을 이렇게 다룬 적이 없다.
한 편으로는 살인적인 공부노동에 찌들리게 하는 비인간적 대우를 하면서, 한편으로는 세상 어떤 때보다 아이들을 위한답시고 이것저것을 다 해준다. 게다가 장애물에 맞서 아이가 해야 할 고민과 경험까지도 부모가 대신 장애물을 걷어주는 상황들. 이런 현실에 아이들이 놓여 있는데, 이는 매우 기괴한 방식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방식에 따라 교육받아 갈 아이들이 미래 어떤 인간형을 보일 지 사회적으로 검증된 바가 없다. 현대 한국 사회는 아이들을 데리고 대책없는 실험을 하는 중이다.
나는, 그 실험이 어떤 결과를 만들지, 어떤 괴물을 만들지 무척 걱정되기 때문에 가장 안전한 방식인 인간교육과 경험중심 교육에 아이를 쾌히 맡긴다. 그게 내가 산마을의 교육,대안학교를 바라보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학교의 교육방침에 아이를 맡기는 부모들은 제도권 교육에서 빠져 나온 것 자체를 무슨 모험이나 실험을 하는 것처럼 생각한다. 그리고 미덥지 않은 듯 걱정하고 뭔가 잘못되었다 생각되는 점을 계속적으로 지적하려 한다.
교육에 종사하는 것을 자부심으로 여기고 나름 교육전문가라 자처하던 나는, 지금은, 확신이 없다. "좋다는 뭔가"를 투입하는 교육이 좋은지? 그렇다면 그 뭔가 가 뭔지? 잘 모르겠다. 아니, "좋다는 뭔가"를 투입하지 않고, 때에 따라 상황에 맞는 방편을 적용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화학 조제된 영양제가 빈사상태의 환자를 일으키게 하는 일들, 유해식품인 라면이 경우에 따라 지독한 감기몸살을 떨어지게 하는 것들처럼.
중요한 건 "좋다는 뭔가" 가 아니라 "인간을 바라보는 방식"인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편이 뭔지 나는 잘 모르겠다.
산마을의 교육. 구체적으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인간을 바라보는 바른 방식"에 따름을 안다.
어떻게? 자식이 커가는 모습을 보면 안다. 1년동안 그가 한 고민들, 그가 웃고 울고 화내는 모습들의 다양성, 그리고 그가 점차로 변화해 가는 과정들을 볼 때 나나 경아씨가 도저히 주지 못하는 경험을 이 산마을 학교가, 친구들과 함께 하는 환경이 주고 있음을 직감한다.
산마을의 선생님들께 깊은 존경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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