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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공부/IDEA

딸이 다닌 산마을학교. 1년

by Anakii 2011. 1. 22.

산마을학교의 교육 방식은 동서고금과 여러 문헌들을 통털어 이미 검증된 방식이며 매우 안전한 교육방식이다. 이건 절대 실험이 아니다. 인간 중심, 토론 중심, 경험교육이 인간을 올곧게 키운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있나?


그에 반해 제도권 교육 + 사교육의 방식이 사실은 위험한 방식이다. 우리 역사 이래로 이토록 아이들을 이렇게 다룬 적이 없다. 

한 편으로는 살인적인 공부노동에 찌들리게 하는 비인간적 대우를 하면서, 한편으로는 세상 어떤 때보다 아이들을 위한답시고 이것저것을 다 해준다. 게다가 장애물에 맞서 아이가 해야 할 고민과 경험까지도 부모가 대신 장애물을 걷어주는 상황들. 이런 현실에 아이들이 놓여 있는데, 이는 매우 기괴한 방식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방식에 따라 교육받아 갈 아이들이 미래 어떤 인간형을 보일 지 사회적으로 검증된 바가 없다. 현대 한국 사회는 아이들을 데리고 대책없는 실험을 하는 중이다.


나는, 그 실험이 어떤 결과를 만들지, 어떤 괴물을 만들지 무척 걱정되기 때문에 가장 안전한 방식인 인간교육과 경험중심 교육에 아이를 쾌히 맡긴다. 그게 내가 산마을의 교육,대안학교를 바라보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학교의 교육방침에 아이를 맡기는 부모들은 제도권 교육에서 빠져 나온 것 자체를 무슨 모험이나 실험을 하는 것처럼 생각한다. 그리고 미덥지 않은 듯 걱정하고 뭔가 잘못되었다 생각되는 점을 계속적으로 지적하려 한다. 

교육에 종사하는 것을 자부심으로 여기고 나름 교육전문가라 자처하던 나는, 지금은, 확신이 없다. "좋다는 뭔가"를 투입하는 교육이 좋은지? 그렇다면 그 뭔가 가 뭔지? 잘 모르겠다.  아니, "좋다는 뭔가"를 투입하지 않고, 때에 따라 상황에 맞는 방편을 적용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화학 조제된 영양제가 빈사상태의 환자를 일으키게 하는 일들, 유해식품인 라면이 경우에 따라 지독한 감기몸살을 떨어지게 하는 것들처럼.

중요한 건 "좋다는 뭔가" 가 아니라 "인간을 바라보는 방식"인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편이 뭔지 나는 잘 모르겠다. 


산마을의 교육. 구체적으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인간을 바라보는 바른 방식"에 따름을 안다. 

어떻게? 자식이 커가는 모습을 보면 안다. 1년동안 그가 한 고민들, 그가 웃고 울고 화내는 모습들의 다양성, 그리고 그가 점차로 변화해 가는 과정들을 볼 때 나나 경아씨가 도저히 주지 못하는 경험을 이 산마을 학교가, 친구들과 함께 하는 환경이 주고 있음을 직감한다.


산마을의 선생님들께 깊은 존경을 드린다.


[학부모 아나키의 산마을 1년, 포토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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