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에 두어 번 정도, 면도 할 일이 별로 없는 저로서는 충전식 면도기가 오히려 불편합니다. 충전해 둬도 조금만 있으면 방전되고, 막상 쓰려고 할 땐 힘이 부족해서 다시 충전해야 하는 일이 많거든요. 한 10여년 전에 쓰던 b사의 트리머형 면도기는 1.5v 건전지를 3개 넣어 두면 1년이고 2년이고 쓸 수 있어서 참 좋았었는데(병렬방식이어서 건전지 1개로도 작동되었던 제품), 지금은 찾아볼 수가 없더군요.
쓸만한 건전지 면도기 없나 하고 찾다가 발견한 게 이 제품입니다. 크기도 큰 것 같고 투박해 보이기는 했지만 오래 전 (2001년) 출시된 제품이라서 믿음이 더 갔죠. 아무래도 기본에 충실할 것 같기에. 요즘 면도기들은 각종 다양한 기능(하지만 내게 필요한지 아닌지 불투명한)을 갖고 5만~13만원대를 호가하잖아요.
오래 전에 나온 제품이라선지 취급하는 곳은 많지만 가격대가 들쭉날쭉. 만 2천원에서 2만3천원까지 다양합니다. 그중 배송비 포함하여 가장 저렴한 판매자에게서 구입했습니다.
오늘 제품이 왔는데요...
"헉, 미니미니하잖아?"
손바닥 안에 쏙 들어가는 크기입니다. 작지만 3날이 둥글게 도는 회전식이라서 면도는 아주 깔끔하게 됩니다. 작은 제품을 찾다 포기하고 투박스러워 보이는 걸 구입했는데 의외로 제가 딱 바라던 제품이라니요.
150% 만족입니다. 건전지 효율, 아주 좋습니다. 디카에 사용하다가 힘이 다 된 건전지라도 여기에 넣으면 힘차게 잘 돕니다. 쓰던 건전지 몇 개 모아서 "면도기용"이라고 붙여 놓고 따로 보관해 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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