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20대 이후 자신의 고집에 따라 살아간다. 고집이 없다면 그는 생존하지 못하니까.
그러나
고집은 자기를 지탱하는 힘인 동시에 더 이상 자기의 틀을 깨지 못하게 하는 장애이기도 하다.
결혼을 하면
서로 고집을 가진 배우자와 만나게 된다.
처음에는 죽고 못살 것 같지만, 이내 상대의 흠이 눈에 들어온다.
시간이 지나면 나와는 너무나도 다른, 상대의 어쩔 수 없는 단점(내 생각으로)이 커진다.
여기서 어쩔 것인가?
그와 헤어질 것인가 아니면 그 단점을 받아들이고 나를 고쳐 그와 화합하며 살 것인가.
내가 그의 단점을 받아들이면 차차 그도 나의 단점(그가 생각하는)을 받아들이게 되는 법.
내가 짐으로서 그를 이기게 만들고, 그가 이김으로서 공동체인 내가 이긴다는 역설.
이것이 결혼의 이치다.
아이를 낳으면?
초년에 아이는 내 생각대로 만들어져 간다.(고 느낀다)
하지만 어느시점이 되면 아이는 자기의 생각을 내세우며 나와 대립한다.
아이의 생각이 맞는지 틀리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왜냐면 아이는 나와 대립하는 것 그 자체로 자신의 존재 의미를 세울 만큼 유약하므로. 그 자신의 논리가 빈약하므로. 그가 대립하는 모습은 그의 존재의 아우성.
그런데, 아이와의 싸움은 독특하다.
나와 대립하는 아이와의 대립은
내가 그를 이기려 하면 할 수록, 그에게 완벽한 승리를 거둘 수록
아무런 이기고 짐 없이 그가 무너진다. 나의 승리는 그의 패배. 그의 무너짐.
그런데, 아이가 무너지게 되면 결국 나도 무너진다.
이런 아이러니. 내가 이기면 결국 내가 무너진다니.
어떻게든 아이가 무너지지 않게 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 아이를 승리하게 만드는 것이 부모의 승리.
결국, 부모는 아이를 이기려 하면 안된다는 역설. 여기서 크게 배운다.
이것이 육아의 이치다.
결혼하거나 아이를 낳아 보지 않은 이는
인생의 역설을 모른다. 인생은 논리가 아니라 역설임을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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