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땅을 파 물길을 만들고, 물길로 잘린 도로마다 거대한 다리를 만들었다. 물길 주변은 옛날 한강공원처럼 인공공원을 만들고 자전거도로를 냈다. 2조 2천억원을 들인 이 물길의 원래 목적은 수운.
한강 수운로가 군사분계선으로 인해 통행이 불가한 현재, 인천과 김포에 각각 갑문과 터미널을만들고 서울에서 서해로 나가는 해상 물류길을 낸다는 발상은 초중고생이라면 할 만하다. 일단, 막힌 곳을 뚫는다는 발상이 좋고 거대구조물이 턱턱 놓이고 인공이 가미된 공원모양의 수로는 멋있기까지 하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육상로가 지나칠 정도로 많고 효율적이라는 게 문제(?). 육상로를 이용해 인천터미널에서 하역과 선적을 하는 것이 엄청나게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감출 수가 없다.
왜냐면, 이 수운로의 적정 이동 속도는 4노트. 고작 시속 7.4km.......
예를 들자면, 18km구간을 버스-지하철-버스 환승하는 게 귀찮다고 하여 무환승 '무빙워크'를 설치한다면 그걸 쓸 사람이 있을까?
2008년 KDI가 이 물길을 건설하면 연간 29만4천개의 컨테이너를 소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로 물길을 오간 컨테이너는 176개 (뉴스타파 2013.3.22)
이걸 건설한 수자원공사는 아라뱃길 이용 화물이 54만톤이라 밝혔다. 그 중 서해갑문을 지나 인천터미널에서 처리한 화물 14만4천톤, 한강 갑문을 통과한 화물이 2만6천톤이다. 나머지 73%는 모두 서해갑문 밖 인천터미널 컨테이너 전용부두에서 처리한 화물이므로 아라뱃길과 전혀 관계 없는 양이다.
게다가 실제로 아라뱃길을 오간 컨테이너는 뉴스타파의 공개에서처럼 극미량.
이 멋지고 럭셔리한(사치스러운) 길을 자전거가 지나가는 건 자주 봤다. 결국 2조 2천억짜리 자전거도론데.
왜? 누구라도 알 수 있는 결과를 눈감고 모르는 척 했을까. 아라뱃길을 반대하던 수많은 외침에 왜 사람들은 무심했을까.
1년 동안 아라뱃길 이용 컨테이너는 176TEU
2012.5~2013.3
월 동안 경인항에서 처리된 컨테이너는 2만1125 TEU, 이 가운데 아라뱃길의 주운수로를 이용해 내륙까지 운반된 컨테이너는
176 TEU. (1TEU는 6미터짜리 컨테이너 1대) 컨테이너 화물의
99.2%는 운하 밖에 있는 아라인천터미널에서 선적 또는 하역.
아라인천터미널은 서해와 맞닿아 있어 컨테이너를 실은 선박이
짐을 부리기 위해 운하에 들어올 필요가 없다.
경인아라뱃길 물동량 예상치 20% 밑돌아 (중앙일보 2013.1.7)
'지난해 개통한 경인아라뱃길의 물동량이 예상보다 크게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 라고 타이틀읋 뽑았지만 수자원공사의 54만톤이라는 유령 수치를 100%인정한 기사다.
경인아라뱃길 물동량 뻥튀기 (한겨레 2013.6.17)
수자원공사, 2012/5/25 개통 후 1년동안 경인 아라뱃길 이용화물 54만톤으로 공개.
서해갑문을 통과해 캅문 내 터미널에서 처리한 화물은 14만4천톤(전체의 26.7%)
한강갑문을 통과한 화물은 2만6천톤 (전체의 4.8%)
나머지 73.3%는 서해갑문 밖 인천터미널 컨테이너전용부두에서 처리함. 아라뱃길과 무관.
최근 1년간 김포터미널 이용실적 ‘0’… (동아일보 2013.10.11)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태원 의원(새누리당)이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 :
2012/9~2013/8까지 아라뱃길을 통해 처리된 컨테이너 물동량 2만6300TEU.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예측한 컨테이너 물동량(29만4000TEU)의 8.9%.
최근 1년간 김포터미널을 이용해 옮겨진 컨테이너는 0. 부두는 휴업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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