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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국내여행

9/9~10 울진,영덕,부산

by Anakii 2022. 9. 11.
  • 9/8일 : 울진하트해변  - 대성식당,오케이마트 - 늘봄 부띡 모텔 
  • 9/9일 : 죽변읍 - 울진읍 장터 - 왕피천(굴구지마을) - 금강면옥 - 평해사구습지 - 대탄항 - 강구항 명품모텔
  • 9/10일 : 해광사 - 귀경 파노라마 - 청주 더하고 부대찌개 - 수암골

 

울진으로

12시35분경 통진 출발. 1순환선 의정부방면을 거쳐 양양고속도로 타고 양양에서 울진으로 내려가는 루트다. 374km. 거리는 멀지만 고속도로로 이어져 빠르니 이 경로를 제시한다. 1.5시간 만에 가평 도착. 그리 막히지 않았다. 동해고속도로는 경관을 포기하고 빠르게만 가는 길 인것 같다. 동해안의 도로는 대체로 고속도로, 국도, 해안도로의 3겹으로 구성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완전 경관포기 고속도로 - 지역 거점을 잇는 국도 - 해안을 온전히 체험하는 해안도로다. 고속도로는 현재 양양부터 동해시의 남부 근덕까지 연결되어 있다. 옥계를 지날 때 옥계산불이 남긴 흔적이 아직도 놀랍다.

 

일단 먼저 울진의 하트해변으로 갔다. 수트 입은 커플만 몸을 씻고 있고 한적하다. 이미 그늘 지고 온도가 낮아 들어갈 마음은 없다. 물은 맑고 고둥들이 간간이 보인다. 내일 새벽에 와 보기로 한다. 죽변으로 나와 인터넷에서 지역민 추천이라는 대성식당에서 향토음식인 장치조림을 먹었다. 남들은 일미라는데 우리에게는 싱거운 맛에 부드럽기만한 질감, 양념이 딱히 진한 것도 아니어서 입맛에 ​잘 안 맞는다.

 

장치조림 24000원

주변 수퍼인 OK 디씨마트에는 동해시 양조장 낙천의 여러 다양한 술들이 많았다. 특히 14도짜리 쎈 막걸리가 특이했다. 가격은 1700원으로 저렴하고 맛이 진하다. 예전에 자주 먹었던 왕피천 미소 생 막걸리와 지장수막걸리를 샀다. 안타깝게도 미소생 막걸리는 맛이 약간 시어졌다.

울진 늘봄 부틱 모텔이 오늘의 숙소. 로비에 있는 기기의 에스프레소가 정말 훌륭하다. 전문점의 맛. 방은 넓고 욕실 시설이 좋다. 넷플릭스를 기본 지원해 저녁엔 김고은 나오는 작은아씨들을 봤다. 1화만 봤는데 꽤 재미있다.


아침, 체크아웃하는데 기대 않았던 조식을 준다고 한다. 카페 겸 식당에서 컨티넨탈식으로 스프와 빵,샐러드 등등이 준비되었고 먹은 뒤 속이 아주 편했다. 죽변 마을로 나왔다. 천연기념물인 후정리 향나무가 멋지다. 사진 여러 장 찍고 오케이마트에서 쎈막걸리 싹 다 샀다. 8병이다. 죽변에는 아침 식사가 되는 식당들이 많다. 8시반 정도인데 문을 많이 열고 있었다.

 

왕피천에서 수영하기

오늘 일정은 일단 왕피천부터. 먹을 게 없을 것 같아서 김밥집을 찾았더니 울진읍내에 나들이 김밥이 있다. 하지만 오늘부터 추석 휴무라서 주변에 돌아보니 울진읍 장날일세? 장터에는 명절준비하러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떡이나 제사용 전, 말린 생선 등등이 많았다. 시장 치킨도 물론 있고.  중간 쯤의 포장마차에서 떡볶이 1인분(3.0) 어묵(3개 2.0) 과 오징어 새우 튀김(1.0) 하여 만원어치 샀다. 차 안에서 일단 튀김부터 먹는다.  오징어 튀김 새우 튀김 모두 튀김옷의 간도 딱 맞고 내용물도 맛있다. 고퀄이다.

왕피천 트레킹 시작지점인 굴구지마을로 들어가는 길은 포장이지만 많이 울퉁불퉁하고 산길 같은 느낌이다. 곳에 따라 교행이 힘들 정도의 좁은 길도 나온다. 가본 길 중 춘천의 구곡폭포 위 문배마을 가는 비포장 산길 다음으로 험한 느낌이다.
굴구지 마을에는 왕피천 트레킹 안내센터가 있다. 너른 주차장에 차는 우리 밖에 없었다. 내비게이션에 나온 굴구지 체험 마을까지 차로 가 보니 주차할 곳이 마땅찮아서 다시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떡볶이와 오뎅을 먹었다. 소스 맛이 훌륭하다. 떡 질감도 쫄깃하니 쌀떡으로 좋았다. 이 정도면 영주랜떡 이후 두번째. 지정 트레킹 길이 아니라 계곡 쪽으로 내려왔다. 차를 이용해도 좀 더 내려올 수 있을 것 같았다. 캠핑장까지 쭉 걸어와서 캠핑장 정문 옆 길을 통해 왕피천으로 내려갔다. 정식 트레킹길이 아니라 계곡을 거슬러 올라 갈 생각이었다.

곧 무릎 위까지 차는 계곡물을 건너야 되게 되었고 얼마 가지 않아 수영하기 정말 좋은 너른 포인트를 만났다.  좀 더 거슬러 올라 가려 했지만 수영하지 않고서는 올라갈 수 없을 것 같아서 더 이상의 트레킹은 포기하고 그냥 수영을 즐기기로 했다.  포인트의 깊이는 곳에 따라 3미터 이상 되는 것도 있는 것 같고 물 가 바위에서 1미터만 떨어져도 바로 목까지 차서 수영하기 정말 좋았다. 바위에서 스타트 다이빙하기에도 좋고. 너무 깊고 사람이 없어서 조금 무섭기도 하다. 넓이로 따지자면 우리가 갔던 계곡 중 가장 넓은 것 같다. 수온은 19도 정. 기온은 높지 않았지만 햇볕이 따가워서 수영하고 몸을 말리며 따듯하게 덥힐 수 있어 좋았다.

왕피천의 압권은 무엇보다도 수질. 여타 계곡이나 하천에서 보이는 이끼가 안보인다. 덕분에 계곡을 첨벙거리고 다녀도 미끄럽지 않은 게 놀라움. 우리나라 최고의 청정 계곡이라더니. 우리가 수영한 포인트 위 부터는 트레킹할 때도 명단 적고 올라가는 곳이니 오염원 0인거지.

주차장에서 10시에 출발했는데 12시에 짐 챙겨서 나온다. 주차장에서 20여분 거리니까 1시간 넘게 잘 놀았다. 주차장으로 돌아와 남은 떡볶이를 마저 다 먹었다. 물에 들어갔다 나온 뒤 떡볶이 맛은 더 맛있다. 이제서야 사람들이 조금씩 오기 시작한다.

다음 목적지는 평해 사구습지공원. 주차장에 차 세우고 차 안에서 잠깐 눈 붙이려 했는데 그늘이 없어 햇볕이 따갑다. 주차장 옆 그늘 있는 벤치 쪽을 그늘막 텐트 와 테이블을 설치한 두어 가족이 이미 점유했다. 송림 산책로에 들어갔다. 시원하다. 눕기 좋은 벤치들을 찾아서 30분간 잤다. 송림을 돌아 나오다 보니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꽤 많이 산책하는 것이 보인다. 주차장에는 차들이 꽉 찼다.

 

다음 목적지는 대탄항이다. 유튜브에서 대탄항 스노클링을 봤으니 한번 해 봐야지. 가는 길에 후포항의 신금성식당이라는 중식집에서 대게 밀면을 맛있게 한다고 해서 들러 식사를 하고 가려 했다. 하지만 후포항 도착해보니 식당 쥔양반 두분은 이제 명절 준비를 하러 장사를 접고 계셨다. 바로 옆에 금강면옥에 갔다. 육수는 한우 육수에 새콤함을 더했다. 면은 직접 내리는 면이지만 시판면 비주얼이었는데 좀 더 얇았다. 맛은... 시판면. 쩝 내 입맛에는 아쉽다. 회냉면 만원, 물냉면은 8500원이고 곱배기는 2,000원 추가다. 회냉면은 가오리회에 돼지고기 고명도 있고 양념이 산뜻해서 맛있게 먹었지만 물냉면은 맛있는 육수가 면과 잘 어울리지는 않는다고 느꼈다.

 

대탄항 근처로 가 보니 파도가 꽤 높다. 엄청난 테트라포트의 방파제 몇 곳에 낚시꾼들이 많았고 해변에는 태풍 영향인지 밀려 나온 쓰레기들 사이로 텐트 치고 노는 사람들이 좀 있었다. 스노클링 포인트에서 수영하는 청년들도 있었지만 파도가 높아 위험해 보였다. 스노클링은 포기.

 

강구항에 도착했다 차들로 꽉 꽉 찼다 모두가 대게를 사고 판다 정신없는 호객 행위. 박달 대게 세 마리 3만 원이라는 말도 안 되는 문구를 붙인 곳도 있다. 아마도 홍게이겠지. 홍게를 이젠 붉은 대게라고 부르더라. 대게 거리를 뒤로 하고 강구대교 건너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참가자미회를 샀다. 무채와 같이 비벼먹는 회다. 숙소인 ​명품 모텔은 강구대교 옆에 있다. 숙소에 짐 풀고 강구대교를 지나니 강구항 시장이 나온다. 대게거리보다 훨씬 차분하다. 여러 생선을 막 썰어주는 막회 파는 횟집이 몇 군데 문을 열었다. 광어,우럭,복어,돔 등등을 무게로 달아 썰어준다. 여기서 막회를 사도 좋을 것 같다. 여기에 대구머릿살 튀김집(철수네 고기무거러가자)이 있는데 오늘은 휴무다. 대게 빵을 사 들고 왔다. 대게 빵은 작지만 대게분말 넣어 만든 찰보리빵에 팥소가 가득이어서 퀄리티가 아주 좋다. 그 외 지역특산물인 홍게 어묵 (230G에 4,900원)도 일단 사 봤다.

강구항 해파랑공원 / 오십천의 장군님

저녁에 쇠제비갈매기의 귀향을 봤다. 안동호에서 서식지를 잃어버린 쇠제비 갈매기의 인공 서식지를 만들어 주는 프로젝트다. 처음 보는 갈매기인데 제비 같기도 하면서 몸선이 아주 예뻤다.  올빼미가 밤에 갈매기 새끼들을 잡아 먹는 모습이 처절하다.

 

해광사에서 염불하며 念佛하다.

 

아침에 일어나 옥탑방의 문제아들 보다가 WHY공부법에 대해 들었다. 독서 중 계속 질문을 하며 이해를 넓히는 공부법이라고 한다. 의미 있는 이야기다.

영덕에서 해광사까지는 1시간 40분 정도 걸린다.

오늘도 파도는 높고 바람도 세다. 울진부터 남쪽으로 가는 해안가는 이번 태풍때문이었는지 모래푸대들이 해안도로에 자주 보였다. 그리고 해안에 무더기로 쌓여진 테트라포드들. 비록 안전을 위해서지만 이리도 흉물스러울 정도로 방비를 할 만큼 자연의 위협이 가까워졌나 우려 된다. 자본주의 아래에서 인간의 욕망을 제어할 길이 없으니 악순환이다.

기장의 메가마트는 추석당일에도 영업한다. 이모님 드릴 맥심 240 사고 해광사에 갔다. 올 때마다 점점 더 붐비는 해광사. 한해 한해 달라진다. 인근 오랑대공원 주차장까지 만차로 만들 만큼 붐빈다.

10시30분에 시작된 차례예불. 천수경부터 시작해 우리로서는 불가해한 염불이 이어지기를 한 시간. 거의 마지막 쯤 우리말로 축원 또는 기복을 길게 한다. 내용은 정확히 기복. 마치 점집에서 바랄 만 한 그런 기복의 말들이 이어진다. 나름 인기 있는 절인데 불교는 이제 완전히 기복신앙이 되었구나. 어디에서나 수능백일기도가 나오고 갖가지 소원성취가 나오니. 부처의 제자들, 예수의 제자들 모두 이뭣고.

마지막으로 순서대로 영가에게 절하고 공양을 하라고 하는데 사람들이 손에 봉투 하나씩 들고 줄을 좍~~~섰다. 나는 그냥 나왔다. 예식이 끝났으므로.

공양간에 공양을 하러 오는 사람들은 의외로 적었다. 왜지? 나는 겹주차된 차를 빼주러 나갔다가 원웨이에 물려 오랑대 주차당까지 빙 둘러 왔는데 경아가 말하길 내 그릇을 챙기려고 두 그릇 가지고 나가서 콩나물 좀 더 집었더니 공양보살이 ​타박을 주더란다. 사람들 먹을 것이 모자랄 수 있다나? 이해 불가다. 워낙 적게 먹는 데다 음식 한톨 남기지 않는 우리인데 얼마나 펐길래 저런 타박을 주었을까?  사진 찍어 놓을 걸. 너무 적게 퍼 두어서 나는 와서 더 가져왔을 정도인데. 합동 차례지내는데 그 비용은 다 받고서 저 많은 참여자들이 먹기에 턱없이 적은 분량과 턱없이 적은 공간을 마련해 놓고 그런 말을 해? ​ 차례 전에 봤을 때 예식 참여자가 너무 많아서 차례 후에 사람들 공양할 공간이나 있겠나 싶었는데, 역시나 많은 이들이 밥은 안 먹고 가고 있었다. 그럴 정도로 밥 준비조차 인원에 한참 못 미치게 해 두고 저 따위 말을 하다니.

사농공상의 끝 상인의 경우에도 대박집에서 밑반찬 타박하면 욕 먹을텐데 사농공상 전체의 위에 있어야 할 불가에서 돈은 대박으로 벌면서 밑반찬 타박이라. 어머니 돌아가실 때인 99년만 해도 이곳은 호젓하게 바다를 바라 보는 소찰이었다. 지금 이렇게 정신없고 분주한 곳에서 어머니아버지를 모시게 되었다니 한숨이 나온다.

 

동암항의 덕미카페에서 누나들, 자형과 준경이, 소희랑 환담. 덕미카페는 바다를 바라보는옛예집을 리뉴얼한 듯. 풍광은 최고지만 약간 뜬금은 없다. 이야기 정리하고 대변이모님께 모두 가서 인사드리고 출발했다. 작은누나는 7시경 출발한다고 하고 준경이는 온천동 들렀다 간다고 한다. 준경이는 구례 에서 근무한다고 하고 소희는 시니어로 승급하나 보다.

군위군에 있는 옥녀봉

집까지 내비 찍으니 7시간 48분 나온다. 와. 중간에 들를 곳을 찾아 봤다. 고속도로 달리는 중에 대구,영주,원주 각각 따져보고 갈 곳 찾아 보고 하다가 결국 청주로 길 잡고 간다. 지독한 정체를 피해 군위에서 국도로 나와 예천 지나 처음 가는 국도로 줄곧 가다가 의성 지나고 서의성에서 당진영덕고속도로를 타고 청주로 간다. 청주 가기전 회인에서 나와 산을 하나 넘고 청주로 갔다. 고개 마루 쯤 바이크 동호회로 보이는 무리들이 모여 있다가 한 두 대 씩 고개를 올라갔다가 내려온다.  드리프트질을 한 듯 도로에 자국이 보인다. 차 다니는 공도에서 저런 짓들이라니.

청주에 도착해 '더하고 부대찌개 가경점'에서 생삽겹 부대찌개(24.0)로 ​저녁을 먹었다. 사리하나 공기밥 2 포함이다. 패드로 주문하는 게 이색적이고 기본 찬인 장아찌와 백김치가 맛있어 두 번 먹었다. 담백한 육수, 담백한 햄. 삼겹은 물론 맛있게 어우러졌지만 햄이 더 인상적이었다. 맛있게 먹다가 사리를 넣는 것은 포기하고 찌개와 밥만 먹었는데도 잔뜩 배불리 먹었다. 밥 하나는 계란 후라이밥으로 주문했는데 정말 고소하니 맛났다. 밥도 잘 지어서 맛있었고.

식사 후 가볼 곳을 찾다가 25분 걸려 수암골 전망대에 왔다. 주차할 곳을 찾기에 힘들었고 (사실 전망대 바로 아래 있었다) 공간이 생각보다 좁아서 전망대 가기 전 있었던 삼일공원 주차장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 아주 잠시. 
그러다가 검색해 보니 저녁 늦게 출발한대도 30여분 차이정도밖에 안나는 것을 보고 7:50분에 출발했다.

하모니마트 청대점에서 덕산막걸리와 청주 막걸리 두개 구입. 1.2리터 짜리인데 1400원 밖에 안했다. 저렴한데? 
내가 두 시간 운전하다 송산에서 경아에게 넘겼다. 핫식스까지 먹었지만 무리다.  집에 도착하니 11시 3분. 3시간 18분 걸렸다.

울진에서부터 출발해 부산 거쳐 다시 김포로. 오늘 달린 거리만 660km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