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지자유시장 - 덕풍계곡 - 갈남항 - 코코호텔 - 해왕해물탕
숙소가 편해서 잘 쉬다가 9시 20분 경에 나왔다. 황지 자유시장의 전집 중 명태전이 조금 큰 집은 10장에 만 원에 판다고 하는데 5,000원만 팔 수 없냐니까 첫 장사라면서 어려워한다. 제로페이도 안 된다. 반대편에 제로페이 되는 곳은 다섯 장에 5천 원이라고 했는데 막상 아주 작은 것부터 주섬주섬 담길래 그냥 포기하고 나왔다. 첫 장사는 꼭 상인에게만 유리 해야 되는 건가.
민스분식은 10시가 되었는데 문을 열 생각을 하지 않는다. 만두가에서 김치만두를 샀다. 여덟 개 5,000원. 이것도 역시 제로페이는 되지 않는다. 시장에 제로페이 온누리상품권 된다고 현수막은 왜 붙여 놓은 건지. 만두는 아주 맛있었다.
삼척 넘어가는 문의재길은 황지자유시장 정면으로 보이는 길로 연결된다.
문의재를 넘어 얼마 가지 않아 덕풍계곡으로 연결되었다. 커다란 주차장엔 차가 그리 많지 않았고 주차장 앞 계곡 물놀이장에는 몇 가족들이 놀고 있다. 데크에 텐트를 설치할 수 있어서 가족단위로 놀기에 아주 좋은 곳이다.
계곡 트레킹 진입지점까지 차로 이동했다. 협곡사이로 난 좁은 차도. 올 때마다 풍경에 매료되는 곳이다. 덕풍산장 앞에 주차하고 장비를 챙기는데 보니 덕풍계곡 내 수영금지 표지가 있다. 어쩔까... 싶은데 일단 수경과 수트만 챙겨서 출발했다. 계곡 수량이 너무 적어서 입구의 관리지에게 물었더니 지난 10월 이후로 이렇다 할 비가 내리지 않았다고 한다. 갈수기다. 계곡은 괜찮을까?
11:30분, 본격 트레킹로에 접어드니 헬멧보관소가 있다. 낙석 위험이 있어 헬멧을 쓰고 올라가야 한다. 관리자분께 수영금지에 대해 물으니 요즘 비가 오지 않아 별로 위험하지 않아서 그냥 두고 있다고 한다. 금지해도 들어가는 사람들 뭐라할 수도 없고... 라고 하신다. 이러다가 인사 사고라도 나면 계곡 수영 전면금지가 되지 않으려나...
덕풍계곡 진입하여 한 200여미터 지난 곳에 쉴만한 소 하나가 있고 1용소까지 가는 길에도 여러 군데 물에 들어갈 곳이 있다.
11:50분, 1용소에 도착했다. 여러 명의 젊은이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스노클링하고 있다. 수량이 적지만 들어가기에는 부족함이 없고 폭포가 약해 안전해 보였다. 1용소 지나 2용소까지 가는 트레킹 길 곳곳에 적당한 크기의 소들이 있고 물이 맑았다. 일부 정체되어 있는 웅덩이에는 녹색 이끼가 많이 끼어 있었지만 흐르는 물에는 이끼가 없다. 대부분 깊이는 1~3미터 정도이고 넓이도 제법 넓었다.
2용소에 도착한 것은 12시 15분. 구명조끼와 스노클 등 완전히 채비를 갖춘 10여명의 사람들이 입수할 준비를 한다. 깊은 포트홀 위에서도 잘 놀고 있다. 위험하긴 하나 안전장비를 갖추고 있는 것이라 걱정스럽지는 않았다. 우리도 포트홀 주변을 돌았다. 용소 둘레를 몇 번 돌기도 하고, 스타트로 뛰어들어 보기도 했다. 스타트 후 제법 몸이 쑥 들어가는 게 신기하다. 2용소에서는 물속에서만 1시간 있었는데도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다. 어제와 달리 수트를 입고 있으니 훨씬 덜 추웠고 수온도 그리 낮지 않았다.
2용소 아래 수영할 만한 깊고 너른 소가 있다. 길이로는 2용소보다 더 길다. 그곳에서 두어 번 돌다가 나왔다. 생각해 보니 작년에도 들어왔던 곳이다. 걸어 내려오다 다른 소에서 경아만 물을 헤치면서 내려가기도 했다. 짐이 아무것도 없다면 그렇게 물을 헤치면서 죽 내려 가고 싶다고 한다. 괜찮겠다.
1용소에 도착했다. 올라갈 땐 넓고 깊어 보이고 사람들이 충분히 놀 만 하다 싶었는데, 막상 들어가 보니 깊은 곳은 넓지 않았고 대부분 얕았다. 수온도 많이 높고 부유물도 많다. 적당히 돌다 나왔다.
주차 한 곳에 돌아오니 2시 18분이다. 2용소에서 출발해 중간에 놀다 왔는데도 1시간 18분 걸렸다. 넉넉잡고 1시간이면 출발 지점에서 2용소까지 갈 수 있겠다. 차 안에서 옷을 갈아 입고 갈남항 방향으로 출발했다. 아침을 만두로만 때워서 임원항에서 닭칼국수를 먹어 볼까 하고 길을 잡고 나갔지만 가다 보니 밥을 먹지 않고 갈남항에서 스노클하다 동해에서 저녁으로 해물찜을 먹으면 어떨까 생각하여 그리 정했다.
작년 추석 계곡 여행 중 들른 갈남항. 그때는 그렇게 복잡하지 않았는데 오늘은 주차장이 엄청나게 넓은데도 거의 모든 주차면이 만차다. 여러 사람들이 스노클링을 많이 하는 항내는 시계가 안 좋다. 두어 번 돌다 작년에 스노클했던 항 바깥쪽으로 가니 과연 물이 맑다. 우리는 고둥을 잡느라 한참동안 정신 못 차리고 재밌어 했다. 비닐봉지에 잡은 고둥을 담았다가 래시가드 안에 넣어둔다. 물은 엄청 맑고 물고기들도 많다. 고프로로 수중촬영해 보니 색이 찬란하여 찍을 맛이 난다. 제주도나 강원 고성 지역 능가하도록 갈남항 물이 정말 맑았다. 시간이 훌쩍 가서 5시다. 손이 점점 추워져서 감각이 없어 지려고 한다. 경아씨는 여전히 더 있을 수 있다고 하지만 재촉하여 나왔다. 잡은 고둥은 두손 가득 정도?
숙소인 동해시 코코모텔까지는 40분 걸렸다. 호텔 같은 건물이다. 적당히 씻고 장비를 미지근한 물에 담가 놓고 식사하러 나갔다 .해왕해물탕집. 해물찜 소짜가 3만 5천원. 전복에 낙지에 골뱅이, 게 새우 등등 다양하게 맛있게 나왔다. 이곳과 맞은편 천곡해물탕이 투톱이라고 한다. 오늘은 천곡해물탕이 문을 닫아 이곳으로 손님들이 몰리는 것 같다. 지역의 맛집이다. 밥 한 공기 먹고 라면 사리 시켜서 남은 양념에 비벼 먹었다. 사리가 독특한데 안튀긴면 느낌이다. 마지막 양념까지 사리에 무쳐서 무지막지하게 먹었다.
숙소에서 약간 북쪽에 있는 하평 해안의 대피용으로 만들어 놓은 주차공간에 차를 세우고 트렁크를 열고 잡아 온 고둥을 알파인 버너에 끓인다. 팔팔 끓이다 거품 올라오면 불 낮추어 10분 정도 끓였다. 비가 오지만 간이 주방으로는 괜찮은 선택이다.
식당 ~ 해왕해물찜 소짜 35000원. 둘이 아주 맛있게 먹고 면사리 (2천원) 비벼 먹으면 제격 ★★★★★
숙소 ~ 코코호텔 64000원. 익스피디어 할인. 익숙한 호텔의 향이 나는 복도, 내부 시설은 잘 꾸며진 모텔.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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