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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국내여행

1/20~1/22 대구,기장,광주,장흥

by Anakii 2023. 1. 24.

1월 20일 오래된 대구

대구로. 

6시 20분 경 일찍 길을 나섰지만 수도권을 빠져나가기는 쉽지 않았다. 인천에서부터 차량이 많아졌고 제3경인 지나 수도권 2순환선 봉담 쯤 왔더니 두 시간이 훌쩍 지났다. 경부고속도로로 접어들었다가 당진영덕 타고 구미를 지나 대구로 진입한다. 북대구에서 길을 잘못들었는지 10km정도 빙 둘러 가게 되었고 직진해야 하는데 유턴 문제가 생겨서 5km정도 둘러가게 되었다. 지하차도가 있으면 티맵에 표시 되어야 하지만 아무 표시가 없어 어리버리하다 유턴해 버렸는데 마침 이 길이 산업도로라서 곁가지로 빠지는 길도 없다. 

대구의 첫인상은 내비게이션 부조화. 미친뷔페에 12시 15분 도착 예정이었지만 결국 12시 45분 식당에 도착. 윤호찌와 여타 유튜버들이 강추하는 곳인데, 과연 손님도 엄청나고 음식도 고품질이다. 자리가 안나 조금 기다리다보니 인상좋은 카운터 청년이 선물이라면서 음료수 두 캔을 준다. 
대표적인 음식으로 제육, 고기잡채, 돈가스, 치킨, 육개장, 편육 등등 에이스반찬 하나하나가 전문점을 내도 될 만큼 맛있다. 워매~~ 맛뵈기로만 담아 와도 배 부를 정도. 사람들도 크게 남김 없이 알아서 조금씩 담아와서 깨끗하게 먹는다. 다들 나갈 때 잘먹었습니다~~ 아낌없이 퍼주는 맛집에서 자주 듣는 소리지. 8천원이라는 가격에 이런 고품질이라니. 11시부터 3시까지만 영업한다. 배불리 맛있게 먹고 나왔다. 

갈 데를 찾다가 일단 동성로 쪽으로 정하고 대구역 근처 교동 공영주차장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대구 근대문화 거리를 지난다. 대구감영 옆에 너무나오래된 듯한 무궁화백화점이라는 건물이 보여 사진을 찍었다. 아직 운영하는 곳이다. 우표,옛돈 수집 전문층도 있을 정도로 고풍스럽다.

주차장에서 해안이는 적당한 카페로 가서  그림을 그리겠노라 하고 우리는 서문시장까지 걸어가면서 근대문화거리를 둘러보았다. 대구역 앞은 패션,귀금속 특화거리였는데 금은방과 시계점이 아직 성업중이라는 게 놀랍다. 네팔 카트만두에서 봤음직한 시계수리,전자소품 점포들이 시장 길 가에 여전하고 타올전문 거리도 있다. 타올 전문이라니. 혼례시에 귀금속과 시계 선물이라든가 개업식 등에 타올 선물이 아직도 활성화되어 있다는 이야기겠지? 30년 전으로 타임슬립한 느낌이다.

근대역사관 들렀다가 위안부 기억관도 들렀다가 서문시장에 갔다. 한국 극우 정치인들이 고향처럼 여기는 그 곳. 유명한 맛집이라는 나뭇잎만두와 양념오뎅 포장마차에서 만두 5개 6천원에 싸 들고 나와서 제일 유명한 빵집이라는 삼송빵집에서 고로케 몇 가지 사 들고 숙소에 왔다. 브라운도트 호텔 엑스코점이다. 모텔을 개조한 듯. 1층에는 유명 영화배우들의 사인이 많았다. 숙소는 넓고 아주 좋았다. 넓은 욕실에 욕조도 있어서 물 받아놓고 온수욕을 했는데 나중에 욕조 마개를 열었더니 물이 그대로 바닥으로 넘쳐서 난감하긴 했다. 

숙소에서 삼송빵집의 고로케를 먹었다.  맛이 그다지… 이성당 야채고로케를 생각했었는데 그것과는 비교 불가.  서문시장 안의 나뭇잎 만두도 당면뿐인 납작 만두에 속을 조금 더 넣은 느낌정도다. 담백하지만 내용물은 잡채와 약간의 고기. 5개 육천원이라니 이건 확실히 비싼 느낌이다.
저녁은 근처 막창골목의 평이 좋은 싱글벙글 막창집으로 갔다 초벌 구이한 막창 120 그램에 만 원 세 명이서 사 인분을 시켰는데 그리 많아 보이지 않았지만 구워도 줄어들지 않아서 배불리 잘 먹었다 막창은 아주 부드럽고 맛있었다 하지만 우리 집 옆 화성 막창과 달리 조미료 맛이 조금났다.  대구라면 막창으로 유명하고, 이 집은 지역민들고 바글바글한 곳인데 이정도라니. 대구 막창, 겨우 이거였어?
대구에서의 맛집 탐방은 미친 뷔페 정도였구나. 유튜버 훈태가 추천했던 무림곱창에 가보지 못해서 아쉽다.

 

1월21일 기장 해광사, 광주

아침엔 금호강가를 1시간 정도 걸었다. 왜가리와 물닭, 오리들이 좀 있다. 강물 얼어붙은 곳에 오리 사체가 있는데 까마귀와 까치들이 드나들며 먹이활동을 하고 있었다. 

누나와 준경이, 소연이와 1시 경에 해광사에서 만나기로 하여 11시 쯤 출발했다. 부산까지 1시간 50분 걸린다고 했지만 대구부산 고속도로의 정체구간이 좀 있어서 두 시간 20분 걸렸다. 누나는 너무 일찍 와서 우리를 30여분 넘게 기다렸다고 한다. 부모님 위패는 지장전에 모셔져 있다가 내일 설날차례때 본전으로 옮긴다고 한다. 

위패에 인사드리고 향유정속초이모네찜집에 갔다. 사람들이 너무나 많아 웨이팅 잠깐 하다 들어갔다. 누나는 가오리찜과 모듬생선찜을 주문했다.  사인분씩 두 테이블 주문했다. 각각 7만원과 6만8천원이다 모둠생선찜은 대물 갈치 한 도막, 가자미, 가오리, 명태, 도루묵 이렇게 구성되었는데 토막 갈치는 거대했지만 가오리는 중치, 가자미는 25cm정도, 명태와 도루묵은 작은 것이었다. 마슨~~~ 떡볶이 양념에 신선한 생선을 조린 느낌. 이 정도가 68천원이라니 놀랍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밀려들고 있고 나오면서 모두들 손에 손에 손에 포장까지 해 가니 미스테리네. 식사 후 대변이모님 댁에 앞에서 인사를 드리고 바로 광주로 출발했다

출발 시각은 세 시 경 도착시각은 일곱 시 반쯤이다 한번도 쉬지 않고 내처 달린다 어제는 김포에서 대구 오늘은 대구에서 부산 지나 광주라. 강행군이다. 을숙도에 잠깐 들르고 싶었지만 시간이 안 될 것 같아 그냥 광주로 직진했다.

대인 시장에 들러 보니 대부분 상점이 문을 닫았고 식당 몇 군데는 영업 중이었다. 홈플러스에 가서 할인하는 초밥 두 개와 연어회, 절단낙지 와 돼지고기를 샀다 홈플러스 고양점에 비교해서 확실히 비싸다는 느낌이 든다. 결과적으로 초밥,연어회,절단낙지,돼지고기 모두 다 맛은 좋았지만.
저녁으로 초밥과 연어회를 먹었다 담백한 초밥과 아주 풍부한 맛의 연어회다. 4만원 정도 되니 결코 저렴하지는 않다. 대명 맨션 아파트는 명절 전이라 그런지 차들이 빽빽했다. 운 좋게 잘 안 보이는 구석 자리에 주차했다. 해안이는 아침 식사 용으로 떡볶이 준비를 해 두었다.

 

1월22일  장흥 왕복, 영소샘과 창본형

장흥 가는 날. 아침 8시 쯤 일어나 해안이가 마련해 둔 떡볶이를 끓였다. 맵다. 영소샘과 창본형을 만나러 간다. 영소샘께는 12시에 찾아뵙겠다 하고 토요시장을 목적지로 잡았다. 장흥까지는 1시간 20분 걸린다. 토요시장은 문을 닫아 한산했지만 탐진강가는 걷기 좋도록 잘 정비되어 있었다.  강변은 아주 다양한 새들로 북적인다. 의외의 수확. 가마우지, 흰뺨검둥오리, 왜가리, 중대백로, 심지어 고니(백조)까지. 고니를 실제로 관찰한 건 처음이라 구글링해 보니 강진만에서 월동한다고 한다. 겨울엔 고니를 관찰할 수 있겠구나.

영소샘의 오래된숲 문화공간은 샘이 노천초 교장으로 재직 중에는 한옥스테이로 관리하던 분들이 위탁관리했는데 올해 퇴직을 기해 직접관리하신다고 한다. 구석구석 미처 관리 안된 것들이 엄청나서 치우는데 고생하셨다고. 향후의 계획을 물었더니 일단 현재로서는 이 공간의 운영에 최우선하신다고 한다. 내가 몸으로라도 도울일이 있을까 생각했다.

세미나실에는 마샬 워번2의 음색이 묵직한 나무와 공명하면서 공간을 꾸미고 있다. 영소샘이 내려주는 커피를 맛보며 요즘 근황들을 들었다. 세계적인 정원, 세계적인 북스테이를 만드시는 게 꿈이라고 한다. 설날 당일이라 문을 연 곳이 거의 없어 점심은 장흥읍 베트남식당에서 분짜와 포가, 반미를 먹었다.

식사후 돌아와 커피 한잔 다시 마시고 5시 경 떠나 창본이형을 만났다. 형은 머리 속에 구상이 너무나 꽉 차 있는데 그걸 주변 사람들이 100% 이끌어내지 못하는 것 같다. 지역 조례로 체험관광컨트롤센터 운영관련 법안을 추진중이시라고 한다. 6시반 경 헤어져 광주 해안이네로 귀환.  해안이가 홈플에서 구입한 재료로 낙지불고기를 만들어 두었다, 와따 최고다. 좀 있다가 해안이가 처음으로 시도했다는 소갈비찜을 시식했다. 배가 불러서 시식만 하려 했는데 이게 너무 맛있어서 1.5킬로 갈비재료 중 1킬로 이상을 먹은 것 같다. 정통 소갈비찜 맛이라 멈출수가 없다.

밤늦게 해안이와 약간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하고 잠들었다. 많이 안정되어 가는 것 같다. 나도 할 말 하고 저도 할 말 하고.  12시 넘어 잤는데 담날 새벽 3시에 속이 쓰려서 일어났더니 경아가 일어나서 그냥 출발하자고 한다.  오는 내내 신물이 나서 잠을 못 잔 탓에 운전을 교대하고도 70km정도만 운전하다가 너무 잠이 와서 다시 경아씨에게 맡길 수 밖에. 연신 하품하는 경아씨를 보니 잠 잘 수도 없어서 한남지나 올림픽대로까지 버티다 툭 잠들었는데 노래 서너 곡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
집에 도착하니 7시 11분이다. 무리한 탓에 크게 막히지는 않았지만 정말 위험한 일이다. 아마 명절 즈음에 부산, 광주 내려가는 것은 이것으로 끝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