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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제주여행

1/13~14 지미봉,대수산봉,손지오름,높은오름,동검은이오름

by Anakii 2022. 1. 22.

1/13 아침 8시에 일어나 라면을 끓인다. 옥수수 수프도 끓여 먹었다. 9시 반에 짐을 챙겨 나온다. 날씨는 여전히 안 좋다. 먼저 바닷가를 끼고 달려 지미봉에 도착했다. 사람들은 거의 없다. 지미봉은 가파르게 계속 올라야 하는 계단뿐이었다. 바다를 보는 풍경이 좋다. 분화구를 따라 잠깐 둘러본다. 분화구 안을 자세히 보려 했으나 나무들이 울창하여 잘 보이지 않는다. 조금 산책하며 분화구를 따라 걷다가 아래로 가는 좁은 길로 내려왔다. 길은 좁고 미끄러웠다. 내려와서 둘레길을 따라 15분 정도 걸어서 출발 장소에 도착했다.

지미봉 풍광

 

날은 춥고 진눈깨비가 내리니 어디를 가야 할까 싶다. 그래서 제주 동 마트라는 곳에 가서 돗라멘과 귤 등을 샀다. 마우돈에 가서 말 육회 비빔밥과 말 곰탕을 먹었다. 옛날 소고기 같은 좀 질긴 육질의 말고기이다. 곰탕은 제주 메밀로 걸쭉하게 하여 소고기 수프 같은 진한 맛이 난다. 7,000원이다. 육회도 슴슴하고 아주 좋았다고 한다. 배추 종류의 밑반찬 네 가지가 나온다. 이곳은 29,000원에 무한리필 말고기 모듬을 먹을 수 있다. 말고기도 흑돼지 정도의 가격이면 된다. 아주 토속적인 식당이었다.

가까운 곳에 있는 큰물메 오름에 간다. 올라가는 입구부터 물이 많은 곳이라 그런 건지 나무가 울창하고 백량금 같은 빨간 열매가 달린 식물이 길 양쪽으로 많이 자라고 있었다. 푸른 숲에 붉은 열매가 아주 예뻤다. 오르기에 상쾌한 장소였다. 동네 공원 같은 곳이었는데 정상에 오르면 북쪽 동쪽 남쪽 사방이 다 보인다. 섭지코지, 성산 일출, 북쪽 해변을 조망하여 볼 수 있다. 예전에 봉수대가 있던 곳이다. 운동 기구들도 있다. 둥글게 분화구를 따라 걸을 수 있다. 분화구의 안쪽은 잘 자란 큰 나무들과 빽빽한 식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식생이 풍성한 곳이다. 길을 따라 내려와 주차장에 도착했다.

큰물메에서 본 지미봉, 큰물메에 흔한 하늘타리

 

아직 숙소로 갈 시간은 아니어서 차로 섭지코지에 가보기로 한다. 멀리 성산 일출봉이 해무 같은 것에 가려서 보이지 않게 된다. 진눈깨비도 많이 날리고 바람이 심했다. 그런데 이 바람 속에서도 윈드서핑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람을 가르며 빠르게 바다 위를 날아다니는 모습이 아주 멋지다. 월드마트에 들러 뱅코돔과 문어숙회 등을 샀다. 큰 돔이 3,000원이다. 3시에 숙소에 왔다. 바람이 너무 세고 추워서 잠깐도 밖에 서 있기가 힘들다. 숙소는 어제와 비슷하다. 뱅코돔찜을 만들어놓고 문어숙회와 만두를 먹었다. 숙소에서 쉬다가 남편이 밖에 나갔다 왔다. 피쉬앤칩스와 새우를 사 왔. 먹고 티브이를 보며 쉰다.

마우돈 1.7 피쉬앤칩스 1.4 동마트 1.3 월드마트 3.3 8만원 | 해맞이펜션 3.8

 

1/14 8시에 일어나 뱅코돔찜을 아침으로 먹는다. 생선이 너무 커서 먹기에 좀 부담스러웠다. 우도 땅콩 빵을 하나 먹고 짐을 정리한다. 9시 반에 나온다. 성산 일출봉에 간다. 그런데 입장료가 5,000원이다. 여러 번 간 곳이라 포기한다. 제주 전복 김밥에서 두 줄 (14000원!) 사고 높은 오름에 가보기로 한다.

가는 도중에 손지오름이 보여서 한번 가보자고 결정한다. 차를 주차하고 입구를 찾지 못해 살피다가 문이 열려 있는 곳을 발견했다. 그쪽으로 언덕 초지를 올라가는데 억새가 무성하고 길이 안 보인. 사방에 찔레들이 있어서 조심스럽게 올라간다. 고생이다. 방풍림인 삼나무숲 밑으로 빠져나가 보려고도 하지만 철조망이 촘촘히 연결되어 있다. 다른 곳으로 돌아서 무덤 근처로 기어나가 보았지만, 덤불이 너무 무성하다. 다시 억새밭을 헤매고 다니다가 겨우겨우 분화구의 능선을 발견했다. 능선에서 분화구 아래로 가로지르는 길을 따라 억새를 해치며 걷는다. 꽤 멋지다. 오지의 느낌이다. 아끈다랑쉬오름의 큰 버전인 것처럼 보인다. 곳곳에 숨어있는 찔레를 조심해가며 햇살과 바람에 흩날리는 억새들을 보며 건너편 능선에 도착했다. 아래로 펼쳐진 전망이 너무나 멋지다. 생각했던 것보다 높다. 왼쪽으로 분화구를 반 바퀴 돈다. 다행히도 좁지만 길이 잘나 있어서 어렵지 않게 걷는다. 우리가 나왔던 그곳에 도착하기 전에 리본을 걸어 놓은 것을 발견하고 정식 출입구를 따라 밑으로 내려간다. 쉽게 금방 아래쪽에 도착했다. 그 길은 손지오름 버스 정류장이 있는 곳으로 이어진다. 다시 우리 차까지 걸어온다. 남편은 찔레 가시가 손에 박혀서 바늘로 어렵게 파냈다.

 

높은 오름에 간다. 공설묘지 근처에 차를 세우고 오른다. 길이 녹아서 무척 미끄럽다. 그리고 사방에 말똥이 너무나 많았다. 네팔 같. 중간 정도에 가면 봄처럼 햇살이 따뜻하고 약간에 평지 같은 곳이 나타난다. 햇살이 따뜻하니 심어놓은 수선화가 예쁘게 피었다. 그런데 며칠간의 바람에 많이 쓰러져 있다. 열심히 올라가면 금방 거대한 분화구를 만날 수 있다. 능선은 폭이 넓어서 걷기 좋다. 주변에 서쪽 한라산과 북쪽, 남쪽이 환하게 펼쳐진다. 앞에 다랑쉬오름과 아끈다랑쉬오름, 어제 갔던 지미봉 등 모든 오름이 한눈에 들어온다. 왼쪽으로 분화구 능선을 따라 천천히 돈다. 아래쪽 분화구 안의 모습도 단정하고 아름답다. 경치가 무척 멋진 오름이다. 내려올 때는 미끄러우니 조심스럽게 잘 내려가야 했다. 차에서 김밥을 먹는다.

 

바로 앞에 보이는 동검은이오름으로 가는 샛길로 접어들었다. 지나가는 차는 없다. 넓은 벌판에 좁은 길이 나 있. 그런데 가다가 이상한 사체를 발견했다. 새끼 고라니인지 노루인지 어떤 동물에게 뜯겨서 몸이 절반 정도 남아 있. 오래되어 거의 뼈와 머리만 있다. 길 가운데 놓여 있었다. 다시 뒤로 후진에서 갈까 하다가 남편이 확인해 본다고 나간다. 결국 주변에 나뭇가지 같은 것을 열심히 구해서 그 새끼 사슴을 길옆 쪽으로 밀어내려고 애를 썼다. 겨우겨우 한쪽으로 밀어낸 후 다시 차를 타고 앞쪽으로 간다.

동검은이오름이라는 표지판을 지나서 오르막길 쪽으로 접어든다. 도저히 더 전진하면 안 될 것 같다고 한다. 어떤 길이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차를 돌려 보려고도 했으나 길이 너무 좁아서 포기하고 후진으로 간다. 열심히 벌판까지 나와서 차를 돌렸다. 찔레가 많아서 차가 긁힐까 조심스러웠다.

동검은이오름 가는 샛길. 다시 큰길로 돌아나와 동검은이오름 가는 길

다시 높은 오름을 지나서 정식 도로로 간다. 동검은이오름 주차장에 왔다. 차를 세우고 질척한 평지를 한동안 걸어간다. 문석이오름은 올해 휴식년제다. 동검은이오름에서 위쪽으로 올라가는 길은 짧은 구간이나 꽤 가파른 편이다. 그리 힘들지는 않다. 예전에 왔을 때 남편이 능선 양쪽에 아무것도 없어서 무척 무서웠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작은 소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그리 무섭지는 않았다. 꼭대기에 오르면 바람이 많이 불고 오른쪽으로 깊은 분화구가 펼쳐진다. 잠깐 구경하다가 다시 내려온다. 남편은 이 오름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한다. 입구에 내려와서 아까 우리가 차를 돌렸던 그곳까지 가보기로 한다. 그런데 오른쪽으로 30m 정도밖에 가지 않아 차를 돌리려고 했었던 곳을 찾았다. 조금만 더 올라오면 여기에 주차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걸어왔던 길은 너무 질척하다. 차가 빠져나가기에는 어려운 길이다. 다시 걸어서 말들이 있는 곳을 지나 주차된 곳에 도착했다.

 

차를 타고 표선농협에 간다. 초밥과 대방어회 등을 사고 밥 말리 김밥에서 김밥도 샀다. 숙소에 온다. 등대와 올레길펜션은 작은 독채 집 개 정도가 있는 곳이다. 집은 좀 낡았으나 가정집처럼 모든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그리 청결한 편은 아니다. 그래도 따뜻하고 지내기에는 좋다. 초밥과 김밥, , 돗라멘을 먹는다. 바닷가 등대 있는 곳으로 산책을 하러 갔다. 숙소나 가게가 거의 없는 전형적인 어촌마을이다. 아주 조용하고 어둡다. 산책하고 들어와 쉬기로 한다.

김밥 1.25 표선농협 2.6 밥말리 김밥 7.0 4.6 | 등대와 올레길 펜션 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