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쫑 수확, 논에 피사리

LOG/산마을학부모영농단 2013. 6. 17. 22:35    Print Friendly Version of this pagePrint Get a PDF version of this webpagePDF

오늘의 주제

감자밭 점검, 마늘쫑 수확, 피사리

참가자

황구샘, 사슴님, 위곤님, 한스님 가족, 지좋은님, 게바라와 아나키.

작업로그

뜨거운 낮, 시원한 아침저녁. 앵두, 오디 익어가는 시기.

감자, 마늘밭 살피고, 마늘쫑 수확. 기숙사 옆 쪽밭에 옥수수 심고, 기숙사 옆 논의 피사리.

오늘

 10시 경, 시설실에 모였습니다. 황구샘은 학생들 밭 관리해 주느라 거기에 계시고 사슴님과 우리는 먼저 수련원으로 올라갔습니다.

감자. 늦게 심어선지 아직 파릇합니다. 지난 해엔 장마 바로 전 6/30일날 수확했었는데 이번엔 더 늦어질 것 같네요. 어쩌지... 마늘은 고스라지기 시작하는 녀석들도 간간이 보이지만 대부분 아직 파랗습니다. 결국, 오늘의 목표는 마늘쫑 수확으로 합니다.

오늘 아침에 집을 나서면서 마늘쫑 따기 기구를 사려는데, 결국 못 구했습니다. 김포 마송까지는 그게 보였는데, 월곶부터 강화까지 농약사 쥔장들 반응이 거시기~ 합니다.

"그런 것도 있어요?(월곶)"

"들어는 봤는데, 여보, 우리도 들여 놓읍시다. (풍물시장)"

"강화에선 마늘 농사를 많이 안 지어서 그런 거 없어요. (터미널 앞 풍성농약사)

... 아직 강화에서는 구할 수 없단 이야기.

마늘쫑 따러 밭에 들어갔습니다. 역시나 튼실하게 뻗고 고부라진 마늘쫑이 수두룩 합니다. 돋은지 여러 날 되어 연하지는 않습니다. 뚝뚝 부러지기도 하는군요. 마늘쫑 기구를 대신해 과도로 마늘 밑둥을 찌르고 마늘쫑을 뽑아 내 보려 하지만 지난 주와 달리 잘 뽑히지 않고 부러지기만 합니다. 천여 포기가 넘는 마늘, 이렇게 하나하나 허리 굽혔다 폈다 뽑아낸다는 건 무리. 쫑 대가 부러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허리 굽히고  샥샥샥 뽑아 나갈 수 밖에요.

이윽고 한스님 가족이 도착하시고 선두형도 왔습니다. 함께 마늘쫑 수확에 동참합니다.

뽑은 뒤 수련원 앞 그늘에 동그라니 모여 앉아 손질했습니다. 사슴님은 마늘쫑 꽃대 위쪽 부분으로 장아찌도 담가본다 하여 그렇게 다듬고 나머지 사람들은 꽃대 아래 쪽 비교적 사각한 부분만 잘라내 갈무리했습니다.

점심식사. 모두가 각자 준비해 온 밴댕이회, 순대와 한치회, 빵, 하우스 맥주, 더욱 풍성하게 자라난 겨자채(얼굴 덮을 정도로 크네요) 쌈으로 상을 차리고 지도교수 황구샘 모셔서 푸짐한 점심을 먹었습니다.

오후. 아나키,게바라와 사슴님, 한스님 가족은 마니산의 기빨 센 기맥처로 기운 받으러 가고, 지좋은님과 황구샘은 학교로 가셨습니다. (두시에 도착하신 위곤님 만나서 쪽밭에 옥수수를 심으셨다 합니다.)

마니산에서 돌아온 우리를 기다리는 건 벼농사! 지난 번 처음으로 한 일이라곤 비료 나르는 것밖에 없었는데 오늘은 제대로 된 농삽니다. 피사리 합니다~


바지 걷고 맨발로 논에 드갑니다. 푹, 쑥, 양분 많은 뻘흙에선 시궁창 냄새가 폴폴. 저희 같은 도시 사람들에겐 시궁창 냄새겠지만 분명 풍성한 양분을 품은 진흙입니다. 모낸 어린 모 사이로 잔디마냥 피가 뽀얗습니다. 우렁이를 풀어 놓았건만 저 맛있는 어린 피들을 두고 뭘하고 있을까요?

"우렁이녀석들, 개구리랑 눈 맞아서 놀러갔어"  지도교수님 왈.

저흰 네 발 오리가 되었습니다. 못줄 사이사이로 수북이 난 피들을 뒤엎고 꾹꾹 눌러주는 일. 좀 자란 피는 어린 모와 분간이 안 갑니다.

게바라가, "피하고 모하고 어떻게 구분해요?"  하니, 지좋은님 왈,

"잎이 좀 두꺼운 게 벼구요, 얇은 게 핍니다."

저런. 덜 자란 모와 잘 자란 피는 거의 같은 모양이 되는걸요.

"줄 지어 있지 않은 녀석들 다 뽑읍시다. 줄 안맞으면 벼도 뽑구. ^^" 위곤님 말씀.

"벼나 사람이나 역시 줄을 잘 서야겠네요. 줄 못서면 먹고 살 수도 없다니깐." 게바라가 맞장구칩니다.




한 시간 정도 휘저으며 다니니 좀 잡히긴 합니다. 전 먼저 나와서 손 발 씻고 피사리 풍경을 사진으로 남깁니다.

"위곤 형님 앞에만 끝내고 이제 마무리 합시다!." 제가 사진 찍으며 외쳤어요.

"근데 난 아직도 피가 눈에 밟히네..."  

소싯적 농사를 져 본 지좋은님은 마지막에 나오며 하냥 아쉬워합니다.

"형 말대로 할라믄 여기 논에 피 다 뽑아야 되는디? ㅋㅋㅋ"  

 

나머지 뽀샤시한 피들은 혈기 왕성 우렁이 반찬이 되길 간절히 바라며...  

 

종례시간, 지도교수 황구샘이 놀립니다.

"오늘 논 농사 해 보니, 황구의 어려움을 좀 알았겠지?"


다음 모임은 6/30일. 마늘, 감자 함께 수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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