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안만난지 네달째.
솔직히 말하자면 그 네달 사이 두대 펴 봤다. 두 대 다 피다가 중간에 멈췄다. 이렇게나 독한 것을 수십년간 무의식적으로, 줄줄이 피웠었다는 게 놀랄 지경.
지금은 술은 당겨도 담배는 안당긴다. 술은 저녁마다 곧잘 먹는데 담배는 그닥.
네달째 달라진 경과를 써 보자면,
- 컵라면 잘 먹다가 저번 달부터 멈췄다. 컵라면 먹는 뒤 집에서 소화 안됨 증상 때문에,
- 저녁에 소주 한병 정도 먹나 보다. 맛있으니까. 그런데 아침에 상태는 안 좋다. 뭔가 독기가 남아 있는 느낌. 유심히 관찰해 보고 절제해야겠다.
- 숨이 안찬다. 학교에서 경아씨 만나는 48번 국도까지는 내 빠른 걸음으로 걸어서 8분 거리니까 대략 800m쯤 되는 거리다. 이 거리를 한번 뛰어 와 봤는데 국도 신호등에서 호흡조절 조금 하니 숨이 안찬다. 완전히 호흡이 골라지는 데는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것 같지만 숨이 안차는 게 어딘가?
학교에서 체육수업, 그것도 남녀 합동 축구에서 심판을 보며 이리저리 뛰어다니는데 숨찬 느낌 제로다. 살살 뛰니까 그렇겠지만서도 이렇게나 숨 안차보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 민감해지는 거, 신경질 느는거 이젠 안녕~~~ 독특한 금단증상에다 아이들이 나에게 교사로서의 좌절감을 주었던 시기인 10-11월을 지난 지금. 아주 상쾌하다. 아이들에 대해서도 더욱 느글거리면서 유연하게 대처하게 되므로 오히려 12월에 학습 분위기가 잡혀 가는 신기한 경험을 한다. 차츰 헤게모니 회복 중이다. 아이들에 내게 상처 준 것을 생각 않기로 하고 완전히 없던 일처럼 유연하게 대하니 다시 아이들의 목덜미(^^)가 잡힌다.
- 무엇보다 중요한 것. 노래가 된다. 남들 듣기엔 아직 아닐지도 몰라. 하지만 내 느낌으로 목에 힘 안주는 발성으로 중저음대 발성이 자유롭다.
어릴 때, 한참 노래할 때 그리도 힘들었던 중저음대 소리가 쉬워진다. 발성법을 마음으로 느끼기도 했지만 이십년만에 깨끗해진 인후가 발성법을 받쳐 준댈까? 아직 남들 듣기에 별로인 이유는 예전에 넣었던 기교를 싹 뺐기 때문. 기본에 충실해야 하니까. 내 목소리의 고유한 성질을 찾아야 하니까. 김현식풍도, 윤도현 풍도, 강산에 풍도 아닌 내 소리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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