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출사를 간 수리산 도장터널 근처 둔덕에서 중장비가 한창 공사를 하고 있었다. 뭔가. 주말농장인가.
중장비는 산자락을 갉아들어가고 있었으며 사람들이 그 현장에 여럿 모여 구경한다.
산의 입장에서 차분히 살펴 보니 마치 애벌레가 잎을 갉아 먹듯 야금야금 산을 갉아 먹는 인간들.
일전에 환경운동연합 생태모임에서 주말농장을 빌리기로 했다는 말을 듣고 청계산 기슭에 갔다가 산 중턱에 마련된 부지를 보고 놀라서 계획을 바꿨던 기억이 난다.
사람들이 확실히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해 예전보다는 큰 관심을 가지게 됬고 자연친화적인 활동을 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일면 좋은 점이다. 주말농장에서 열심히 땀흘리는 어른과 아이들의 모습이 일상적인 모습이 된 것도 좋은 일이다.
하지만 또다시 생겨나는 문제점.
주말농장에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된 결과, 주말농장 부지가 계속 산을 침범하여 올라온다. 오히려 중장비로 나무가 무성한 산중턱의 나무를 베면서까지 주말농장 부지가 밀고 올라오니 사람들의 자연친화적 활동이 오히려 자연을 망가뜨리는 아이러니는 어리석은 영장류 행동의 한계를 보여주는 걸까.
산기숡과 산중턱은 중키의 나무들과 들꽃들이 피어나는 공간이다. 보이는 산 기숡마다 생겨나는 주말농장 부지는 아마 들꽃들을 말려 죽이는 결과가 될 거다.
오히려 이럴 양이면 자연을 벗하는 활동은 등산 정도로 그치고, 먹는 것은 차라리 생협에서 유기농 채소를 사먹는 것이 오히려 자연에 이로운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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