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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18 북유럽, 발리

2018발리 5.길리 메노 (8.3~8.4)

by Anakii 2018. 8. 15.

8.3(금) 길리 메노

지난 밤 트라왕안에서 들려오는 둥싯둥싯 소리가 고요한 메노의 밤을 갈랐다. 보통 소음이 아니다. 오지를 삽시간에 이 지경으로 만드는 능력이라니. 대단하다. 그래도 눕자마자 잠이들었다. 밤에는 추웠다. 집 전체가 바람이 들어온다. 자연 선풍기집이다. 에어컨이 필요없다. 바다에서 몰바람이 온다. 전통가옥의 힘이 놀랍다. 큰 타올을 이불로 쓰면서 덮고 잔다. 나대지에서 그냥 자는 느낌이다.

아침  7시반에 일어나 테라스에 앉아서 어제 싸 온 생선사테와 밥을 먹었다. 밥이 딱딱해졌지만 맛이 좋았다. 8시 반에 길리 가든에 아침 먹으러 간다. 몇 가지 고를 수 있다. 파인애플전과 토스트, 오믈렛을 시킨다. 머그잔으로 커피도 준다. 밀크커피도 된다. 이곳의 숙소보다 우리집이 훨씬 좋다. 맛은 별로지만 양이 많았다.
숙소에 돌아와서 노닥거리며 만화를 본다. 

10시 반에 장비를 챙겨서 나간다. 우리 숙소 앞에 있는 바다에 간다. 아침에 바람이 좀 있다. 나무 그늘 밑에 천을 펼치고 물건을 놓았다. 종업원이 뭔가를 시키라고 해서 물을 주문했다. 남편이 스노클을 안 가져와서 멀리 나갈 수가 없었다. 가까운 곳은 다 죽은 산호에 약간의 물고기들이다. 그래도 어제 갔던 곳 보다는 볼 만 했다. 상대적으로 물고기가 더 있었다. 나와서 옷 젖은 것을 대충 닦고 걷는다.  시원하다. 

▶ 메노 섬 북서 해안

서쪽 해변으로 간다. 이쪽은 바람이 세다. 몸이 마르면서 더워진다. 길을 걸으면 열기가 훅 올라온다. 이 섬의 호수에 간다. 매우 얕다. 작은 물고기들이 있었다. 염호다. 다시 더운 길을 걷는다. 사삭 Sasak 2 레스토랑에서 나시 짬뿌르와 오징어 커리를 시켰다. 꽤 맛이 좋았다. 갑오징어가 들어간 커리는 먹을 만 하다. 더워서 해변을 따라 발을 적시며 걷는다. 북서쪽 해변에서 다시 한번 물에 들어간다. 물에 들어가 있어야 시원하다. 좀 더 나가면 약간의 산호가 살아있다. 역시 멀리 가지는 못했다. 나와서 숙소에 온다. 씻고 옷을 대충 물을 먹여서 넌다. 가급적 비누는 쓰지 않고 물을 아껴 쓰고 있다. 만화도 보고 잠을 잔다. 남편은 편하다면서 아주 잘 잔다. 지금이 제일 더운 시간이지만 숙소는 시원하다. 바람이 잘 통한다. 이 집이 150년 된 가옥이라고 한다. 예전에 건조장으로 쓰였던 곳을 개조했다. 화장실 문이 고풍스럽다. 아래 평상의 기둥도 대단하다. 

5시 50분에 해넘이를 보러 나간다. 어제보다 뿌옇게 수평선 위로 해무같은 것이 끼여서 아궁 화산이 잘 보이지는 않았다. 해변에 앉아 있다가 해가 지고 나서 섬을 걸어보기로 한다. 선선하고 아직은 훤하다. 마을을 지나 섬의 동남쪽으로 간다. 이곳도 바람이 많이 분다. 비싼 숙소들이 좀 있다. 전반적으로 사람이 많지 않다. 식당이 비어있다. 트라왕안의 소음은 덜한 편이다. 섬의 둘레길은 모래가 많아서 자전거를 타기에는 좋지 않다. 걸을 때마다 모래가 신발에 많이 들어온다. 바람이 불어서 낮에 더울 때 걷는 것과는 다르다. 너무나 시원해서 추울 지경이다. 배가 내렸던 항구까지 걸어간다. 롬복 지진돕기 자선 콘서트를 하는 식당이 있다. 메노에 왔을 때 처음에 걷던 길을 따라 다시 돌아 간다. 작은 랜턴으로 길을 비추며 간다. 어두운 길을 걸을 수 있어서 좋다. 밤하늘의 별들이 잘 보인다. 

팩맨 와룽에서 음식을 많이 주문했다. 대량의 손님들이 바로 쏟아져 들어온다. 숙채 볶음 올라올라를 먹고 볶음면, 생채 샐러드 베베록, 밥과 오징어 튀김을 먹었다. 튀김은 양이 작고 부실하다. 전통 요리는 괜찮았지만 나머지는 평범한 편이다. 밤길을 걸어 바닷가에 가서 누웠다. 오늘도 별들이 볼 만하다. 나의 별자리인 사수자리도 알게 되고 용자리도 찾았다. 추워서 더 있을 수가 없어 들어온다. 아래 평상에 불 켜는 곳을 찾아서 책상에 앉아 일기를 친다. 역시 멀리 둥싯거리는 소리가 잘 들린다. 그것만 빼면 최고의 숙소다. 전통 가옥 한채를 다 쓰고 있으니 참 인상적인 곳이다.

▲ PakMan와룽


ㅌ물 12+6=18, 점심 사삭 레스토랑 오징어 커리, 나시 짬뿌르 95, 저녁 팩맨 와룽 : 밥 7, 오징어 튀김 35, 후라이드 누들 35, 올라 올라 25(숙채 나물), 베베록 25(야채 샐러드)133


8.4(토) 길리 메노

아침 7시에 일어난다. 아래 평상에서 파파야 반통을 잘라 통에 담았다. 단맛도 별로 없고 삶은 무맛이 난다. 8시에 길리 가든에 가서 식사하면서 자전거를 빌리기로 한다. 2대가 100이다. 숙소에서 모든 장비를 챙겨서 9시에 나간다. 자전거는 좀 허름한 편이다. 내 자전거 앞에 만 장바구니가 있어서 거기에 물건을 담았다. 남동쪽의 항구를 향해 달린다. 길이 울퉁불퉁하기 때문에 잘 보면서 천천히 가야한다. 

항구를 지나 더 가다가 남서쪽 바다의 나무 밑에 자리를 잡는다. 이른 아침이라 좋은 곳에 앉았다. 여기는 자전거를 훔쳐가는 사람이 없는지 빌려주면서 열쇠도 주지 않았다. 안전하다고 한다.  모래사장이 넓고 바람도 별로 없다. 장비 착용하고 들어간다. 수심이 금방 깊어진다. 물 속에서 고기가 많았다. 제법 큰 녀석들도 많다. 패럿 피쉬가 통통하다. 작고 파란 놈들은 참 예쁘다. 거무스름하고 큰 놈들 부터 나비고기까지 꽤 다양하고 볼 만 했다. 그런데 조금만 나가면 깊은 바다다. 게다가 조류가 썰물인지 자꾸 뒤로 잡아당기는 바람에 조심해야 했다. 이 지역이 거북이 포인트라고 한다. 수족관처럼 아름다운 곳이었다. 나와서 몸을 대충 말리면서 나무 밑에 누웠다. 쉬기에 좋은 곳이었다. 과자와 파파야도 다 먹었다. 

▲ 거북이 보호구역 앞 스노클링 포인트

다시 남서쪽으로 달린다. 길에 모래가 많아서 거의 자전거를 끌고 다녀야 한다. 햇살이 강해서 금방 자글자글 덥다. 백사장도 좁고 인적이 거의 없다. 바람도 세다. 감돌아 간다. 바다가 얕다. 넓게 펼쳐진 해안에서 짐을 풀었다. 몸이라도 한번 담그고 자전거로 달리려고 했다. 그러다가 물이 맑아보여 장비를 착용하고 들어간다. 은근히 조류가 세다. 게다가 남편이 바위 틈 사이사이에 성게가 박혀 있어서 발이라도 잘못 디디면 찔릴 것 같다고 나가자고 한다. 멋진 해안이었다. 조류가 세면 몸을 가누기 힘들어서 위험하다. 

자전거를 끌다가 안쪽 길로 접어든다. 작은 와룽에서 남편이 밥을 먹자고 한다. 벌써 한시가 다 되어간다. 리스카 와룽은 손님이 한명도 없다. 이런 곳에서 더 정성스럽게 해 줄수도 있다고 남편은 생각했다. 한참을 달달 볶는 소리가 난다. 몸이 젖어서 더없이 시원하다.  나시 짬뿌르와 해산물 커리가 나온다. 맛은 아주 좋았다. 나시 짬뿌르의 반찬은 다 새로 만들었다. 야채 볶음과 닭 볽음이 나온다. 생선 커리도 아주 맛이 좋았다. 역시 남편 판단대로 제대로 된 전통 밥집이었다. 맛집만 찾아다닐 것이 아니다. 

다시 팩맨 와룽에 왔다. 코코커피 2잔과 스프링 롤, 코코넛 튀김을 시킨다. 커피는 그냥 믹스 커피 맛이다. 스프링 롤은 강원도식 전병 튀김이었다. 숙주와 나물이 잔뜩 들어있다. 코코넛 튀김은 만드는 과정부터 예술이었다. 코코넛을 뽀개는 소리가 돼지 한 마리 잡는 것 같다. 그 속을 갉아서 일종의 도넛같은 튀김빵을 만들었다. 얕은 단맛과 코코넛이 잘 어우러져서 좋았다. 북동쪽 해안으로 달린다. 바다에 들어간다. 들어가보니 물고기도 거의 없었다. 잠깐 보고 그냥 나온다. 젖은 채로 위로 올라간다. 바로 소피 와룽이다. 여기서 저녁을 먹기로 하고 집에 온다. 4시가 되었다. 샤워 후 옷들을 널고 사진을 봤다. 남편은 자고 나는 만화를 본다. 

▲ 메노섬의 남해안들. 무척 얕다. ▼


6시가 다 되어서 바다에 간다. 해가 깔끔하게 떨어지는 모습을 본다. 소피 와룽에서 맥주, 해산물 커리, 스프링 롤, 나시 고렝을 시킨다. 해안 썬베드에 누워 밝은 하늘을 보며 맥주를 마신다. 별이 뜨기 시작한다. 스프링 롤은 전보다 짜다. 나시 고렝이 맛이 좋다. 커리는 묽었다. 썬베드를 완전히 눕혀서 별을 본다. 어제 보다 더 많은 이름을 알았다. 8시 반에 출발한다.  팩맨 와룽에서 물과 파인애플을 산다. 지지 와룽에서 바나나 2종류를, 그리고 과자가 싼집에서 이곳 과자를 산다. 바나나는 이곳의 푸른 것이 더 맛있었다. 향기가 좋고 달다. 파인애플은 이미 돌려깎기를 해 놓아서 대를 잡고 먹으면 된다. 일기쓰고 자야겠다. 오늘도 소음이 시끄럽다.


자전거 100, 점심과 후식 120(렘스카 와룽 점심 55 : 나시 짬뿌르 20, 생선 커리 35, 팩맨 와룽 65 :  카푸치노 2잔 20, 코코넛 튀김 20. 야채 스프링 롤 25), 소피 와룽 138(야채 스프링 롱 18, 맥주 45, 해산물 커리 40. 나시 고랭 35), 물과 파인애플 26, 바나나 15, 과자 35


Anakii의 경험치

길리 섬(트라왕간, 메노)의 밥집

1) Warung(로컬식당)을 구글에서 검색하여 평이 좋은 곳에 가 보면 먹을 곳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로컬식당은 기본 1식에 30~50 유러피안을 위한 식당은 버거나 커리에 65~85. 

2) 트라왕간 항구 앞에는 저녁마다 야시장이 열린다. 꼬치(skew)하나에 15~20, 나시 짬뿌르 (밥이나 면 + 5가지 반찬) 20. 주로 바베큐나 튀김 음식이다. 

3) 트라왕간 섬 해변 식당들의 커리가 맛있다. 타이풍으로 코코넛밀크와 향신료를 듬뿍 넣어 고소하고 이국적이다. 종류별로 (채소,닭,해물....)40~50 정도. 시푸드 바베큐는 40~50/100g 정도이다. 트라왕간 섬에서는 동쪽 해변의 egoiste, juku marlin 등 저녁 바베큐점에서 130~350정도 예산으로 무료 샐러드바와 함께 바베큐요리를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 

4) 메노 섬에서는 여러 인기있는 Warung들 중에서 Pak man 이 가장 붐빈다. 완전 로컬스타일이며 다른 곳에 비해 푸짐하고 유니크하다. 술은 팔지 않지만 주인에게 물어 보니 건너편 가게에서 구입해 와 먹으면 된다고 했다. 각종 로컬 음식이 다양하게 메뉴에 올라 있어 우리는 올라올라, 베베록, 코코넛프라이를 주문했다.  올라올라는 olah olah 부드러운 채소볶음에 커리 소스가 얹혀진 음식. 한 마디로 익힌 채소 샐러드. 베베록 beberok 은 갖가지 생채소 무침. 샐러드와 같지만 내용물이 훨씬 다양하다. 코코넛 프라이는 코코넛 말린 것을 튀김옷에 넣어 튀겨내는데 꼭 빵 같은 느낌이다. 

특히 맛난 건 피시 사떼. 큼직한 생선을 꼬치에 꿰어 구워주고 밥이 곁들여 나온다. 그 외 일반적인 볶음 요 리들은 쏘쏘. 오징어 튀김은 비교적 비싸지만(35) 강력 비추. 몇 조각이 튀겨져 나온다.  

▲ PakMan 와룽의 메뉴들

5) 팩맨 와룽 근처에 있는 Jizzy와룽도 인기 있고 저렴하며 오히려 팩맨보다 더 멋스럽게 음식을 낸다. ikan Bakar (생선 구이 밥, 40) 추천

▲ 지지 와룽의 생선구이 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