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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18 북유럽, 발리

2018발리 4.길리 트라왕안 (7.31~8.1)

by Anakii 2018. 8. 15.

7.31(화) 길리 트라왕안

아침 7시에 일어나 일기를 수정한다. 8시 20분에 프론트에 가서 아침을 주문한다. 방갈로 앞 테이블에 차려 준다. 바나나전과 토스트, 커피를 준다. 숙소 앞에는 해먹이 있어서 누워서 쉬기 좋다. 야자수가 보이는 하늘을 바라 보며 누워 있었다. 

쉬다가 10시에 나간다. 숙소에서는 자건거를 무료로 빌려준다. 북쪽 길로 나가서 해변을 보면서 달린다. 물이 많이 들어와 있다. 파도도 세다. 길까지 물이 튀는 곳도 있다. 해변 가까이에 까지 난개발 되어 있다. 잠시 해변에 자리를 깔고 앉았다. 다르에스살람의 코코비치 같다. 바다에 들어가는 사람은 없다. 아궁화산은 잘 보이지 않는다. 

동편 해변쪽으로 달린다. 물이 비교적 옥색인데다가 모래가 곱다. 해변 구경을 하다가 달려서 부두에 간다. 메노에 가는 배는 9시 반 부터 있다. 복잡한 곳을 지나 길의 끝까지 갔다. 자전거가 더 들어갈 수 없다. 한국 드라마를 찍은 곳을 물었다. 계속 가라고 한다. 모래 위로 자전거를 끌고 가다가 한 켠에 세우고 걷는다. 좁은 길은 파도가 쳐서 더 이상 걸어갈 수 없다. 물벼락을 맞을 판이다. 호텔 안으로 들어가 걸어간다. 

가게들을 좀 지나면 윤식당을 찍은 곳이라고 써 있다. 이름이 특식당이다. 이렇게 오지 쪽에서 찍었나 싶다. 아주 작은 가게이다. 불고기 백반과 맥주, 닭강정을 시켰다. 좀 짜지만 먹을 만하다. 물에서 놀게 하고 썬베드가 있어서 사람들이 많다. 계산할 때 보니 세금이 15%나 붙어 세금만 해도 2만이 넘는다. 다시 올 곳이 못 된다. 되돌아 걸어오며 파도를 피하려고 호텔 안으로 들어갔더니 풀장의 서양 손님들이 난리를 친다. 사설 길에 들어온다고. 그럼 파도를 뒤집어 쓰며 걸어다녀야 하나. 바다에 바짝 붙여 지은 게 문제지. 자전거를 타고 골목길을 헤메며 1시 넘어서 숙소에 왔다. 

잠시 누워서 쉰다. 남편이 일기를 보다가 불안정한 프로그램 시스템 때문에 며칠 간의 일기를 날렸다. 난감해서 그냥 자버렸다. 하루의 일기 만 써도 어제 밤 1시 반까지 치고 아침에 일어나 오타 수정도 했는데. 프로그램을 복구할 방법이 없단다. 4시에 나간다. 스노클링 장비만 챙겨서 거북이가 나온다는 곳으로 갔다. 내일 투어를 예약하려고 작은 가게에 물었다. 나중에 돈을 가지고 와서 예약한다고 했다. 바닷가의 썬베드를 그냥 쓰라고 한다. 고맙다. 그러나 물은 탁하고 산호도 다 죽어 쌓여 있어서 물가를 걷기도 힘들다. 보이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5분이나 있었을까. 다시 번화가를 지나 동서쪽 바다에 간다. 모래가 곱고 물이 옥색이다. 해변에 짐을 두고 들어 간다. 물 속 시야가 맑은 편이다. 역시 산호는 다 죽고 바다 사막같다. 쥐치 한마리와 손톱 만한 고기떼들을 봤을 뿐이다. 멀리 파도가 친다. 해변가는 풀장 같다. 놀만 하지만 볼 것이 없다. 

서쪽으로 간다. 아침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선셋 비치라고 분위기 있게 차려 놓고 사람들도 좀 있다. 잠시 해변에 가 본다. 여자들이 뭔가를 잡고 있어서 들어가 보았다. 성게를 줍는단다. 그런데 지렁이 모양의 흉칙한 불가사리가 무더기로 떼지어 죽어서 물가에 밀려와 있다. 좀 무시무시하다. 생명체가 없는 바다의 느낌이다. 남편도 들어와 보고 기분 나쁘다고 한다. 난개발되고 오염되어서 그런가 보다. 서쪽으로 감돌아 가서 결국 윤식당이 있는 곳까지 왔다. 숙소로 돌아와서 씻고 대충 빨아 물만 빠지게 두었다.

돈을 챙겨서 다시 나간다. 투어 예약을 하고 번화한 바닷가에서 해물 꼬치와 닭카레, 새콤 달콤한 생선밥, 파파야 쥬스를 먹었다. 음식도 잘하고 분위기도 좋다. 바닷가라 시원하다. 샐러드바를 이용할 수도 있다. 바로 옆에서는 밴드가 노래를 한다. 제법 들을 만하고 연주도 잘한다. 신기하게도 Hotel California, Wonderful tonight, Sultans of swing을  해서 재미있었다. 주변에 레게 바도 있고 라이브 하는 곳이 많다. 야시장도 찾았다. 사람들이 걸판지게 먹고 있다. 사과와 구아바주스를 사고 건너편에서 과자와 물을 산다. 골목길을 굽이굽이 돌아서 집에 온다. 주스는 아주 맛있다. 일기 복원은 어렵겠고 다시 천천히 생각하면서 쳐야겠다. 지금은 핸드폰과 자판을 이용해 쓰고 있다. 남편도 복원해 보려고 하지만 안된다. 고생이 많다. 

▲ 트라왕간 서편 해변

▲ 윤식당, 지금은 특 식당


점심 특식당 220(불고기 백반, 맥주, 닭강정), 저녁 해변 식당 170, 사과, 구아바 주스 47, 물과 과자류 47, 스프라이트 25

8.1(수) 길리 트라왕안 스노클링 투어

아침 8시에 일어난다. 8시 반에 식사를 시켰다. 커피부터 마시며 어제 산 식빵을 먹는다. 옛날 빵 맛이다. 짐짐하고 별 맛이 없다. 토스트와 바나나 팬케익을 잘 먹고 초코크림을 식빵에 발라두었다. 10시까지 오라고 했기 때문에 넉넉하게 시간을 두고 짐을 챙겨 9:20에 나간다. 타지 않게 단단히 입었다. 

슬슬 걸어서 모스크 앞에 간다. 핀과 스노클을 받고 기다린다. 이곳은 말마차와 자전거의 섬이다. 남편은 어려서 강릉에서 마차를 많이 보았다고 한다. 한참 사람 구경을 했다. 

정작 11시 경이 되어서야 40여명을 태우고 퍼블릭 보트가 떠난다. 우리는 맨 앞에 앉았다. 구석진 공간 안에 짐을 두었다. 배는 처음에 길리 메노 앞의 가라앉아 있다는 동상을 보러 간다. 수심이 10미터 이내이다. 헤엄쳐서 가다 보면 아주 깊은 바다가 나온다. 그런데 그룹을 따라가다가 배로 부터 너무 멀어지는 느낌이어서 우리는 도중에 돌아왔다. 바다 안은 산호도 다 죽어 있고 물고기도 거의 없다. 정말 별로 볼 것이 없다. 계속 그룹을 따라갔으면 되었을 것을 남편과 함께 배로 돌아가야 하는 줄 알고 열심히 헤엄쳐서 온다. 정말 허걱스럽게 돌아왔다. 파도에 밀려가는지 아무리 헤엄쳐도 가까워지지 않는 느낌이다. 수중카메라까지 들고 찍던 남편은 완전 지쳤다. 괜히 실내수영장 안경을 쓰고 들어갔다가 돌아올 때 너무 힘들었다고 한다. 물도 좀 먹었다고. 배는 우리가 탄 후 그룹이 떠 있는 곳에 가서 사람들을 다 태웠다. 그냥 따라가면 되었을 것을 괜한 고생했다. 

다음 스팟은 메노의 거북이가 나오는 곳이다. 수중카메라 들고 다니다 물 먹은 남편은 이번에는 카메라를 놓고 들어갔다. 거북이가 다 그렇지 뭐. 하와이에서는 널린 게 거북이었고 아포섬에서도 많이 보았다. 10미터 이상의 깊은 바다 안에 바위처럼 거북이가 가만히 앉아있다. 숨도 안 쉬는지 참 오래 견딘다. 가이드가 잠수하여 살짝 건드리니까 움직인다. 다른 나라에서는 다 못 만지게 하건만. 그리고 방향을 유도하니까 이리저리 다닌다. 여기는 산호들도 약간 살아 있다. 또 다른 큰 거북을 보았다. 등이 하얗고 가장자리가 톱니처럼 되어 있다. 바닥에 있다가 떠올라서 수면 위로 올라와서 숨을 몇번 쉬고 깊은 바다로 가버렸다. 지금까지 보았던 거북과 모양이 다르다. 거북이는 언제 보아도 신비스럽고 아름답다. 남편은 카메라를 안 가져 간 것을 아쉬워한다. 그래도 카메라가 없어서 편하게 놀았다고 한다.

배가 길리 아이르로 향한다.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파도가 세다. 배가 출렁인다. 파도를 가르느라 물이 들어온다. 철썩거리며 맞다가 나중에는 좌우로 마구 흔들려서 사람이 내동댕이쳐진다. 남편이 건너편 의자에서 떨어지며 내 어깨에 심하게 부딪쳤다. 멍이 들 것 같다. 아이르 해변에 도착하기까지 마구 흔들리며 극적으로 파도를 탔다. 꼬마들은 겁에 질렸다. 앞쪽에 있던 사람들은 계속 물벼락을 맞으며 갔다. 정신없다. 나름 재미있기도 하다. 참 예측할 수 없었던 일이다. 우리 짐은 앞쪽 구석에서 물을 맞지 않고 안전하게 버텼다.

아이르 해변에 내려 가이드가 가라는 곳으로 골목을 따라 올라갔다. 물을 잔뜩 맞아 춥다. 식당에서 생선 커리와 비훈 씨푸드를 시켰다. 생선 커리는 우리가 먹어 본 최강의 맛이었다. 코코넛 밀크와 매운 맛이 아주 잘 어울리고 생선도 많이 들어 있다. 비훈도 좋았다. 더 먹을까 하다가 밤에 야시장에서 잘 먹기로 한다. 세금이 10% 붙어 110이다. 바닷가에 과일 노점 아저씨에게서 망고, 바나나, 잭 푸르트, 망고스틴을 푸짐하게 산다. 꽤 양심적인 가격을 받았다. 잭 푸르트는 처음 먹어보는 달달하고 쫄깃한 맛이었다. 

1시간 점심시간을 보내고 다시 배가 떠난다. 아이르 근처의 스팟에 다시 내려준다. 바다 목장이라고 해야할까. 'Garden fish'라고 하는 곳이다. 식빵같은 것을 가이드가 주기 때문에 제법 물고기가 몰려든다. 큰 놈은 대단하다. 굵직한 놈들이 많이 보였다. 여기도 산호가 약간 살아있다. 배에 올라 역시 높은 파도를 헤치고 물보라를 맞으며 돌아온다. 이제 춥다. 하루를 신나게 보냈다. 

모스크 앞에 내려준다. 장비를 반납하고 스피드 보트 여행사를 찾아가서 오는 배편을 물어 보았다. 하루 전에 연락하고 오면 된다고 한다. 돌아오면서 남편은 길거리 국수를 사먹었다. 나는 벼르던 옥수수를 하나 사먹었다. 달큰하고 맛있다. 매운 소스를 뿌려서 입술이 알싸하다. 

한참 걸어서 숙소에 왔다. 오는 길에 람부탄 한 봉지를 산다. 아이르만 그런 게 아니라 여기도 바람이 세차게 분다. 꼭 태풍오는 날씨같다. 씻으면서 장비와 옷들을 물에 헹구어 바람 잘 부는 곳에 널었다. 문을 활짝 다 열어 놓아 풍경이 좋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 온다. 정원의 꽃을 보며 망고스틴과 람부탄을 먹었다. 오늘의 일기를 친다. 5시가 넘었다. 푹 쉬었다가 저녁에 야시장에  7시에 나간다. 자전거를 타고 쭉 달린다. 투어회사에 들러 전화번호를 확인하고 밥먹으러 간다. 벌써 사람들이 드글드글하다. 한참을 돌다가 소고기, 생선꼬치 4개와 밥, 반찬을 주문했다. 남편이 예상했던 대로 신선도가 떨어진다. 정말 맛없게 먹었다. 점심과 비교체험 극과 극이다. 구아바 주스를 사고 더 안쪽의 대형 수퍼에서 환타와 땅콩, 파파야를 산다. 부지런히 밤길을 달려 숙소에 왔다. 

해먹에 누워서 별을 본다. 올려다 보는 야자수도 아름답다. 우리나라는 폭염에 40도가 되었다는데 제대로 피서다. 별은 북반구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모양이다. 남편이 별자리 앱에서 이름을 찾는다. 밝은 별은 화성, 목성이다. 토성도 보인다. 아름다운 큰 별자리는 전갈자리이다. 드디어 금성도 올라온다. 바람이 시원해서 추울 지경이다. 파파야 한통을 까서 냉장고에 넣었다. 일기를 다 치고 나가서 별을 구경하다가 자야겠다. 


▲ 퍼블릭 스노클링(10k) 가는 배

▲ 길리 아이르 섬의 피시 가든

▲ 폰카로 별이 찍힌다!


* 점심(아이르) 110 : 생선 커리 40, 비훈 씨푸드 50, 과일 80 - 망고 30, 바나나 20, 잭 푸르트 10, 망고스틴 20, 길거리 국수 20, 람부탄 20, 옥수수 15, 저녁 식사 20, 꼬치 4개 60, 주스 26, 수퍼 환타 15, 땅콩 8, 파파야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