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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18 북유럽, 발리

2018발리 5.길리 메노 (8.2)

by Anakii 2018. 8. 15.

8.2(목) 길리 트라왕안 - 메노

아침 7시에 일어난다. 밤새 바람 소리가 심해서 배가 뜰 수 있을까 싶었다. 잠도 설치고 악당들에게 저항하는 악몽을 꾸었다. 망고 세개를 까서 먹는다. 파랗지만 맛있다. 가기 위해 짐을 모두 챙긴다. 식사를 주문하고 정원의 해먹에 누웠다. 마지막 아침을 먹고 어제 산 음료들과 과일 산 것을 갈무리하여 싼다. 

9시 넘어 숙소에서 나온다. 저녁에 자전거 타고 들어왔던 골목길을 따라 거꾸로 나가본다. 아침에 보는 풍경이 낯설다. 항구에 나온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표를 파는 곳이 없어 매표소로 걸어간다. 여기에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메노에 가는 배가 여기서 9시 반에 떠난다고 한다. 오늘은 바람이 거세다. 풍랑이 이는 것이 보인다. 잠시 기다리다가 바로 탔다. 다행히 배도 큰 편이고 가운데에는 양쪽이 비닐로 덧대어져 있다. 바다에 뒤집혀진 배가 있다. 여러 사람이 매달려서 끌어올리고 있다. 배는 바다로 나가서 심하게 출렁거렸다. 거의 바이킹 같다. 앞으로 물이 들이치기도 하고 뒤편에서 물벼락을 맞는 사람들도 있다. 결국 우리 짐도 약간 젖어서 배의  가운데에 내려 놓았다. 

▲ 섬간 이동 슬로보트 (35)


25분 정도 걸려서 한적한 길리 메노에 내렸다. 이곳은 포장된 길이 있다. 천천히 길을 걸어 북쪽 방향으로 간다. 사람이 적고 공간이 넓어 한적하다. 길은 잘 정돈되어 있다. 아스팔트 타르를 직접 끓여서 길을 포장하는 곳도 있다. 20분 넘게 걷는다. 남편은 기대했던 고즈넉한 섬이라고 마음에 든단다. 길리 가든 방갈로 옆 소로를 따라 들어오면 우리 숙소 '앨릭스 방갈로'가 나온다. 주변에 아무것도 없고 너무나 조용하다. 아침에 들어올 수 있게 해두겠다고 하더니만 방에 키가 꽂혀 있다. 사진보다 훨씬 좋다. 아래는 나무로 된 평상이고 그 옆 1층에 화장실과 샤워실이 딸려 있다. 신을 벗고 계단을 오르면 작은 테라스와 아담한 방이 나온다. 모기장이 쳐진 깔끔한 침대에 풀로 엮은 지붕이 그대로 드러나는 멋진 고상가옥 한 채이다. 건너편에 옆으로 넓은 1층집에는 스웨덴 가족이 와 있다. 아주 마음에 드는 집이다. 1박에 2만 8천원이다. 집 사이사이가 다 바람이 통하기 때문에 침대 위에 잔 먼지가 앉아 있지만 털어내면 된다. 짐을 정리하여 둔다.

▲ 길리 메노의 앨릭스 방갈로


집 옆을 감돌아 북쪽 해변으로 나간다. 아직 아침 10시 반 밖에 되지 않았다. 천을 깔고 나무 그늘 밑에 누웠다. 스노클링하는 사람들도 보이고 선탠을 하기도 한다. 바로 앞에 트라왕안의 번화가와 모스크가 보인다. 바람을 맞으며 한참 누워 있었다. 천국이 따로 없다. 물 색깔도 곱고 모래는 산호가 부서져 만들어져서 깨끗하다. 여기는 해안가로 바짝 붙어 집을 짓지 않았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도로를 먼저 만들어서 난개발을 막았다. 해변이 확보되어 충분히 누워 쉴 곳들이 있다. 푸른 하늘, 푸른 바다, 시원한 바람은 딱 우리가 꿈꾸는 휴양지 그 모습 그대로이다. 여유있고 좋았다. 한참 누워있다가 북동쪽으로 더 걸어간다. 햇볕이 따갑다. 가급적 그늘을 따라 살살간다. 

▲ 서쪽 해안의 소피 와룽

해변의 작은 식당 '소피 와룽'의 평상에 앉았다. 야채 커리, 치킨 스프링 롤, 바나나술, 볶음면을 시켰다. 전반적으로 맛있다. 커리와 스프링롤이 좋다. 바나나술은 막걸리 맛이었다. 동쪽으로 더 감돌아 걸어간다. 여기는 바람이 없고 바다가 잔잔하다. 수영하는 사람들이 많다. 밝은 햇살 속에 오래 노출되어서 눈이 시리다. 계속 걷다가 더워서 다시 안쪽 길로 걸어 들어온다. 길 모퉁이를 돌 때 꽤 큰 도마뱀이 길 위에 있었다. 얘가 사라만다이던가. 여기 사람들이 별미로 먹는다는 도마뱀이다. 신기하게 컸다. 가게에서 현지 과자를 세 개 샀다. 걷다가 지지 식당에서 코코넛 하나를 마시고 안을 파먹는다. 그런데 코코넛이 너무 싱싱한지 수저로도 잘 파지지 않았다. 정글의 법칙에 보면 못 같은 것으로 긁어 내는데 그래야 할 것 같다. 조금 먹다가 포기하고 큰 파파야 하나를 산다. 걸어서 2시에 돌아온다. 관리인 샤먼을 만났다. 내일 아침은 길리 가든에 가서 먹으라고 한다. 술을 한잔 하신 듯 하다. 사람 좋아 보인다.

샤워하고 한숨 잔다. 집 전체로 바람이 들어오니까 선풍기를 켤 필요도 없이 시원하다. 푹 잤다. 5시에 장비를 챙겨 나간다. 물이 잔잔했던 북동쪽 해변까지 걸어간다. 해변에 짐을 두고 스노클링 장비를 착용하고 들어간다. 산호들은 다 죽고 어찌나 얕은지 헤엄을 칠 수가 없다. 가도가도 끝이 없다. 돌 틈에 물고기 한마리가 머리를 박고 숨어서 몸통과 꼬리를 손으로 조금 찔러도 가만히 있다. 손으로 잡을 것 같다. 다시 해변으로 돌아온다. 괜히 얕은 바다를 엎드려 헤엄쳐서 다니다가 죽은 산호에 긁혀서 무릎에 상처가 났다. 진짜 볼 것이 없다. 물 밖으로 나오면 몸이 춥다. 맑은 하늘에 왼편으로 아궁화산이 보이고 멋진 해넘이가 시작된다. 깨끗하게 바다로 떨어졌다. 카메라는 가져오지 않았다. 남편이 아쉬워한다. 

숙소로 돌아와 씻고 7시에 나간다. 어둑해져서 랜턴을 가지고 간다. 밤하늘의 별이 멋지게 떴다. 지지식당에 가서 생선튀김과 생선커리, 스프링롤을 시켰다. 야채롤은 깔끔했다. 남편은 생선튀김을 아주 좋아한다. 생선커리는 고등어 같은 토막이 들어있고 인도네시아식인지  맞지 않았다. 기다리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팩맨 와룽에 커피마시러 간다. 카푸치노를 시켰는데  대신 코코치노라는 걸 준다. 코코넛 밀크를 넣었나보다. 남편은 화이트 커피를 시켰다. 괜찮다고 한다. 이 식당은 사람들이 많다. 오징어 튀김을 시켰다. 그런데 생선 사테와 밥이 왔다. 황당하다. 생선을 한입 물고서야 오징어가 아닌 걸 알았다. 아저씨가 잘못 온거라고 가져 가려고 한다. 한입 물은 거라서 그냥 먹겠다고 했다. 저녁을 먹은 터라 생선살을 발라서 밥과 함께 포장해서 가지고 나온다. 

바닷가로 나가서 해변에 누워 별자리를 보았다. 남두육성, 전갈자리, 화성, 목성, 금성, 견우와 직녀별, 백조자리 외에도 아주 많은 별들이 보인다. 은하수가 구름처럼 보인다. 한참 누워있었다. 바람이 세서 추워서 더 있을 수가 없었다. 더 어두운 곳을 찾다가 포기하고 숙소에 온다. 숙소의 뒷편 공터나 테라스에서도 별은 잘 보인다. 한가지 문제는 트라왕안의 해변가 소음이 너무 크게 들린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쿵짝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잠을 잘 수 있을까 싶다. 기가 막히다. 트라왕안에서는 이걸 잘 몰랐는데 여기는 바다를 넘어서 들리는 것이 보통 소음이 아니다. 그것 외에는 정말 멋진 숙소다. 의외로 모기나 벌레가 없다. 불을 켜 놓아도 오지 않는다. 지금이 건기여서 없는 것인지 알 수 없다. 11시가 넘었다. 많은 일을 한 하루다. 시끄럽지만 자야겠다.


* 메노 편도 2인 70, 점심 소피 와룽 112(야채 커리 32, 치킨 스프링 롤 28, 바나나술 30, 볶음면 28), 과자 50, 코코넉 15, 파파야 30, 저녁 지지 식당 105(생선튀김 40, 생선 커리 40, 스프링롤 25), 팩맨 와룽 56(커피 2잔 14, 생선 사테 35, 밥 7)

Anakii's 메모 - 길리T에서 길리M으로

아침, 파도가 엄청나다. 익히 보던 열대의 평온한 바다가 아니라 강렬한 생활의 바다. 

트라왕간에서 메노까지 아침 배를 탔다. 9:30분. (35k) 슬로우보트다. 항구가 아니라 티켓오피스 앞에서 승선한다. 메노 간다니까 슬로보트? 하면서 오피스 안으로 들어오란다. 

방살항까지는 패스트보트다. 항구에서 승선한다. 85k, 9:45분 첫배다.

슬로보트는 크다. 60여명 아상 탈 것 같다. 하지만 파도가 강렬하여 정박해 있는 상태에서도 파도가 앞쪽 창을 넘어 안으로 들어온다. 

길리에서는 발리,롬복의 각지로 떠나는 표를 판매한다. '셔틀'이라는 용어를 쓰고 배와 연결교통을 함께 합해 가격 책정한다. 보트 예약사이트에서도 배표 안에 연결교통비가 포함되어 있다.

https://www.gilitickets.com/fast-boats?type=one-way&from=15_75&to=16&departure=03%2F08%2F2018&departure_time=&return=&return_time=&adults=1&children=0&infants=0&sort=lowest+price
길리에서 직접 구매하면 길리 발리 빠당바이를 거쳐 우붓이나 꾸따까지 연결 이 250 이며 롬복의 마타람까지는 100(약 8천원)이다. 인터넷 구매가 실제 현지구매보다 더 비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