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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18 북유럽, 발리

2018 발리 7.우붓,아융강 래프팅 (8.7~8)

by Anakii 2018. 8. 16.

8.7(화) 우붓

아침 7시 반에 일어난다.  잘 잤다. 이곳은 커피와 차를 마실 수 있도록 식당에 늘 두어서 항상 따뜻하게 수시로 먹는다. 이 집의 입구는 주택가에 평범한 곳에 있다. 우리 방은 수영장과 식당이 보이는 보통의 위치이다. 그런데 수영장 아래로 내려가면 숙소들이 울창한 정글에 있는 상태가 된다. 그 아래 쪽 집은 황토색 계곡이 흐르는 곳 바로 위에 있다. 주방도 있다. 그런데 이쪽은 볕도 거의 안들고 어둡다. 꽤 습하겠다. 집은 전통 가옥으로 아름답다. 오래된 집들이다. 그리고 지진에는 제법 안정된 구조로 보인다. 

8시 반에 아침을 먹는다. 과일과 바나나가 든 샌드위치와 찐 달걀을 준다. 맛있다. 이때 갑자기 남편이 카메라 가방이 없다고 한다. 배에다 두고 내린 것 같다고 한다. 방을 뒤져도 없다. 그런데 어쩌면 배에서 누가 집어 갔을 수도 있다. 작은 가방이라 가능하다. 오토바이를 빌려 빠당바이항에 가자고 했다. 왕복 4시간 이상 걸릴 것이다. 오토바이 빌리는 가격은 70이라고 한다. 남편이 그렇게 가보아도 힘들기만 하지 찾을 가능성은 없겠다고 한다. 그냥 현재 전화의 통화 시간을 더 늘리고 항구에 분실물이 와 있는지 물어 보려고 시도한다. 

정신이 들고 나니 우리나라에도 지진 보도가 났을 텐데 식구들이 걱정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안이와 톡을 해서 나오게 된 상황을 자세히 알려주었다. 할아버지, 할머니에게는 잘 나왔으니 걱정말라고 전하라고 했다. 12시 까지 핸드폰 통화늘리는 결재를 해보려고 했으나 계속 실패했다. 그냥 포기하기로 한다. 분실물 센터가 있지도 않겠지만 누가 집어가기에 딱 좋은 가방에 카메라가 2개나 들었으니 돌아올 리가 없다. 다행히 남편이 지진 나기 이전까지의 사진은 따로 빼서 저장해 두었다. 이틀 동안의 사진만 없다. 

계속 입고 다녔던 옷은 빨아서 널었다. 롬복 지진을 검색했다. 어젯밤에는 아예 길리섬 아래 바다에서 진도 5 이상의 지진이 났다. 큰 지진 후 여진도 130 차례 있었다고 한다. 집들은 방살항과 북동 쪽 진원지 근방으로는 거의 부서졌다. 아침 식사 때 오늘 새벽 4시에 트라왕안에서 온 아가씨 둘을 만났다. 쓰나미 경보 후에 사람들이 모두 언덕으로 가려고 해서 아수라장이었다고 한다. 뉴스를 보면 사람이 많은 트라왕안에서 빠져 나오기가 힘들었고 메노에서도 일찍 못 나온 사람들은 오래 있었다고 한다. 우리는 여러가지로 운이 좋았다. 카메라 정도 잃어버린 것은 아무 것도 아니다. 

일단 밥 먹으러 나간다. 주택가는 한적했다. 걸어서 복잡한 길로 나간다. 사람이 정말 많다. 롬복에서 빠져 나오면 상대적으로 안전한 산간 지역인 우붓으로 많이 올 것이다. 우리는 어쩌다 일정이 이렇게 정해져 있었던 것인데 새벽에 일찍 나왔던 것이 큰 행운이 되었다. 악착같이 기를 쓰고 매달려 배를 타고, 샤면 아저씨가 계속 함께 있었던 것도 참 다행이다. 공항에서는 진을 치고 대기해서 나오기가 더 힘들다고 한다. 게다가 여진은 끊임없이 나고 있어서 빨리 나오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 전기도 끊기고 고립 상태가 더 아비규환을 만들어서 남아 있으면 고통과 공포가 컸을 것이다. 우리나라 기사에 보니까 어떤 한국 사람은 자기 관리인과 숙소 밖에서 얘기하고 있다가 자기 숙소가 무너지는 걸 봤다고 한다. 그리고 의외로 피해는 롬복 남부가 크다고 한다. 대도시가 있어 큰 건물들이 많아서 인가 보다. 

전통 시장에 간다. 겉보기는 작아 보였다. 안쪽으로 굽이굽이 작은 가게들이 이어진다. 롬복가는 배를 탈 때 한 아가씨가 입었던 예쁜 문양의 바지를 찾았다. 여러 곳에서 묻다가 가격을 대충 파악하고 한 가게에서 바지 4개와 원피스를 흥정하여 샀다. 입구의 작은 와룽집에서 간단한 치킨국, 닭국과 밥을 먹었다. 맛이 괜찮다. 최저가 35가 나온다. 나와서 우붓 왕궁에 간다. 구경하고 이부 오카라는 유명한 바비굴링집에 갔다. 계곡 위에 있어서 시원하다. 밥과 함께 돼지 튀김과 순대가 나오는 스페셜, 빈땅 맥주를 시킨다. 편히 앉아서 쉬었다. 맛은 그냥 평범하다. 꾸따가 더 낫다. 

나와서 길을 걸으며 코코넛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진짜 맛있다. 패션 후르츠 맛도 다른 가게에서 먹었다. 좁은 골목의 사원들을 보고 각종 상점들을 구경한다. 너무 사람이 많다. 이런 곳은 금방 지쳐서 우붓은 오래 있을 곳이 못 된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시장으로 간다. 쭉 둘러보고 밥과 찐옥수수, 전통과자, 망고 등을 산다. 수퍼에서 스프라이트를 사고 나오다가 길에서 사테를 굽는 곳을 본다. 꼬치와 밥을 더 샀다. 4시 반에 숙소에 온다. 옥수수와 음료,  전통과자를 먹는다. 다 맛이 좋다. 저녁거리가 충분해서 나가지 않아도 된다. 

샤워를 하고 남편은 늦은 낮잠을 잔다. 뉴스 검색을 더 하다가 잤다. 8시가 넘어서 일어난다. 우리나라 뉴스를 보다가 한겨레 신문의 AP 통신 사진에 우리가 찍힌 것을 찾아냈다. 트럭에 탔을 때의 모습을 누가 찍었던가보다. 참 어이가 없다. 처음에는 사진 윗부분의 무너진 집들을 보다가 아래에 하얀 트럭이 보여서 "사람들이 트럭타고 다니네.."했는데 자세히 보니 모자를 쓰고 있는 모습이 우리다. 그리고 당시의 사람들과 태워 준 분들이 그대로 찍혔다. 놀라운 일이다. 카메라를 잃어버려서 이틀동안의 사진이 없는데 찍히다니.. 인생의 기념 사진이 되겠다. 남편을 깨워서 보여준다. 남편도 신기해 한다. 해안이에게 사진과 당시 상황을 설명하여 보내준다. 

밖의 의자에 앉아 사테와 짬뿌르를 먹었다. 맛이 좋았다. 벌써 밤 9시다. 커피도 타서 마시고 망고도 깎아 먹는다. 우리가 묵었던 에어비앤비의 주인 나탈리가 남편에게 길리 메노의 상황을 물어와서 답변을 해준다. 나도 보충하여 쓰나미 경고 때의 상황을 보내주었다. 집이 얼마나 파손되었는지 궁금해 한다. 사진을 찍은 것이 없어서 남편이 설명만 해준다. 길리의 세 섬들은 앞으로 당분간 관광객을 받기 힘들거다. 트라왕안은 물과 전기가 다 끊겨서 화장실도 쓸 수 없고 먹을 물이 없었다고 한다. 불야성 같던 곳이 갑자기 어두워져서 사람들은 얼마나 공포였겠나. 쓰나미 경보 때는 모두 언덕으로 달려 난리가 났고 어떤 사람은 야자수에 올라가 밤을 보내기도 했다고 한다. 우리는 메노에서 어둠에 적응이 되어 전기가 나가도 느낌이 별로 없었다. 화장실도 주변에서 해결하면 되고. 여러가지로 어려움없이 보냈다. 길리섬들은 지진의 근원과 같은 강도를 경험했는데도 우리는 가장 피해의 느낌이 적은 오지에 있었다. 그저 편안한 장소에서 베게도 여러개 가지고 야외 취침을 했을 뿐이다. 트라왕안에 있지 않았던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현지인 관광객들이 모여서 얘기하고 있어서 남편이 그토록 바라던 손톱깎기를 빌렸다. 메노의 상황을 전해도 이들에게는 느낌이 전혀 없다. 여기서는 약간의 진동을 느꼈을 뿐이라고 한다. 초저녁에 잘자서 잠이 올까 싶지만 자야겠다.

▲ 시장 초입 와룽에서 주문한 Soto Ayam 과 Bakso Ayam.각 15K루피

▲ 왕궁입니다.

▲ 우붓시장. 윤식당 토끼가 여기 있네?

▲ 숙소 Budi Shady Gully Guesthouse

 

점심 식사 시장 와룽 35(밥 5,닭국 15, 어묵국 15), 이부 오카 바비굴링 100(맥주 35, 스페샬 55, 세금 10%), 아이스크림 2개 30*2=60, 시장 옷(바지 4개 200, 원피스 100), 스프라이트 16, 망고 50, 전통 과자 4개(50), 옥수수 5*2개= 10, 밥 10, 꼬치 20, 찹쌀밥 10

 

8.8(수) 아융강 래프팅, 푸리 루키산 미술관

아침 7시에 일어나 래프팅 갈 짐을 챙긴다. 7반에 아침을 주문하여 먹었다. 8시 반에 픽업을 온다는 차가 늦어진다. 동네를 돌아다니며 구경한다. 길가에 화단을 만들어 예쁘게 해 놓았다. 집집마다 잘 살고 동네가 깔끔하다. 오늘은 무슨 기념일인지 축제인지 옷을 잘 차려입은 사람들이 제물을 들고 왔다갔다 분주하다. 발리는 한달에 한번 이상 행사들이 있다. 집집 마다 아침이면 작은 제물을 바치는 일을 한다. 

 

차가 9시 넘어서 왔다. 2명의 외국인이 타고 있었다. 몹시 막히는 우붓의 길을 간다. 사람들과 차가 정말 많고 복잡하다. '발리 빈땅 래프팅'이라는 업체에 내렸다. 아주 깔끔한 새 건물이다. 인터넷에서 결재한 경로를 업체가 파악하고 있지 못해서 시간이 지체된다. 운전 기사를 불러 확인했다. 짐은 라커에 넣고 구명조끼와 헬멧을 쓰고 차를 탄다. 

외곽으로 빠져나가서 달리다가 산길로 약간 접어들어 내렸다. 논 사이를 걷는다. 철원, 연천처럼 거의 평지에서 밑으로 내려가는 지형이다. 400여 계단을 하염없이 협곡으로 내려간다. 나이든 사람은 하기 어렵겠다. 열대의 숲은 깊었다. 물이 맑은 빛깔은 아니다. 갈색이다. 

 

기본 교육을 받고 6명이 탄다. 외국인 남자애들 2명이 맨 앞에 타고 우리 뒤에 중국인 언니 2명이 앉는다. 아융강 트래킹은 초급자 코스라 큰 어려움이 없었다. 시원하고 숲이 아름다웠다. 곳곳에 폭포들도 있다. 나무에 매달린 원숭이들도 본다. 물이 차가워서 아주 시원했다. 남편은 심한 두통이 온다고 한다. 1시간 내려간 후 중간 지점에 내려 쉰다. 음료를 사 먹으라고 한다. 남편의 두통은 다행히도 헬멧이 심하게 조였던 때문이었다. 벗고 나자 괜찮아졌다. 

시원한 물에 들어가기도 하고 앉아서 쉬다가 다시 출발한다.아래로 내려올 수록 스파나 리조트들이 보인다. 당연히 물이 깨끗하지 않을 것이다. 초급자 코스답게 어려움이 없었다. 위는 계곡이 깊었으나 아래쪽은 해가 들어 더워진다. 물 가장자리에 물뱀도 보였다. 내려서 한참 계단을 오른다. 바람 뺀 고무보트를 매고 가는 사람들이 참 힘겨워 보인다. 길에서 트럭을 타고 다시 원래의 장소에 왔다. 샤워 시설도 아주 좋았다. 씻고 옷을 갈아 입은 후 맛있는 점심 뷔페를 먹었다. 그냥 일반적인 음식들이다. 고급 나시 짬뿌르라고 보면 된다. 특히 푹 익힌 닭고기가 맛있다. 후식으로 과일과 단팥죽 같은 것도 있다. 코코넛 밀크를 부어 먹는다. 사테도 있었다. 다시 픽업왔던 차를 타고 숙소에 도착한다. 길이 많이 막혔다. 숙소에서 짐바란 가는 택시를 섭외해 보려고 했다. 남편이 택시 기사와 통화했다. 400을 부른다. 피크 시즌 이란다.

 

2시 반에 나가서 대로변 투어 오피스에서 프라이빗 픽업 셔틀을 꾸따까지 1인 60에 끊었다. 짐바란에 바로 가는 것은 없고 공항이나 꾸따가 다 60이다. 숙소까지 아침 8시 반에 픽업 해준다고 한다. 이왕 꾸따에 가게 된 김에 길리섬 왕복표를 팔았던 그자에게 가서 돈을 받아 보기로 한다. 우붓길을 따라 걸으며 '빌라봉'에 가서 비키니 수영복을 사 볼까 했다. 남편이 다 별로라고 한다. 약간 평범한 꽃무늬들 밖에 없었다. 

 

발리의 푸리 루키산 뮤지엄에 간다. 남편이 발리의 미술을 보고 싶다고 한다. 입장료가 비싸다. 간단한 차와 식사를 준다는 인터넷 평을 읽고 표를 산다. 그런데 차만 준다고 한다. 몇 곳의 공간들을 둘러 보았다. 발리의 옛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마음에 드는 그림들도 있다. 우리는 카메라가 없기 떄문에 남편이 핸드폰으로 찍는다. 박물관 내의 카페에서 커피 한잔과 망고 쥬스를 시킨다. 바람이 시원하고 정원의 모습도 좋았다. 잘 쉬었다. 나와서 걷다가 아이스크림 가게에 간다. 둘리안 아이스크림이 진하고 괜찮다. 전통 시장에 간다. 나시 고렝과 미고렝은 맛이 별로였다. 게다가 5만이나 받았다. 동네 와룽에서 먹을 것을.. 좀 실수했다. 찐옥수수를 사고 마트에서 물을 산다. 우리가 안 가본 길로 더 올라가며 걷는다. 이 지역 마트인 '인도 마레'에 간다. 다른 곳보다 물가가 약간 싸다. 시장의 전통과자와 망고 가격도 다 바가지였다. 전통과자와 땅콩을 샀다. 우리 주인아저씨도 손녀들을 데려오셨다. 환전소에서 200달러를 더 바꾸었다. 

 

집으로 돌아와서 수영장에 들어간다. 콩알 만하지만 꽤 깊었다. 좁은 곳을 평형으로 돌아다닌다. 주인아저씨가 작은 수영장에 불을 켜 주셨다. 놀다가 들어와서 샤워한다. 오랜만에 충분히 씻었다. 수영복을 빨아 밟아서 널었다. 시장에서 사 온 옥수수도 참 맛있게 먹었다. 남편은 현지 수퍼의 과자가 가격도 좋고 맛있다고 한다. 내일 아침은 일찍 일어나서 짐을 챙겨야 한다. 남은 망고를 먹고 자야겠다.

▲ 래프팅업체 발리 빈탕 래프팅
▲ 푸리 루키산 미술관 ▼
▲ 푸리 루키산 미술관 ▼

 

달러 200 환전 14,750 - 2,855,000루피, 래프팅 비용 32,500*2=65,000원(카드 결재), 박물관 170, 아이스크림 35, 옥수수 2개 10, 시장 밥 2인 50, 물 6.5, 수퍼 18.5, 꾸따버스 2인 12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