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RAVEL/18 북유럽, 발리

2018발리 8.우붓-울루와뚜 (8.9)

by Anakii 2018. 8. 16.

8.9(목) 발리 우붓 - 울루와뚜

아침 7시에 일어나 짐을 챙긴다. 어제 남편은 다 챙겨 놓고 잤다. 나는 일찍 잠이 들었다. 7시 50분에 아침을 주문해서 먹는다. 남편이 반숙 달걀을 톡 치다가 노른자가 주르르 쏟아졌다. 빨리 주문해서 달걀을 덜 익혔던가 보다. 숙소에서 쉬다가 8시 45분에 나온다. 9시경 미니 셔틀버스가 왔다. 자리도 넓고 쾌적하다. 손님을 가득 싣고 꾸따로 간다. 11시에 중국인 손님을 골프장이 있는 호텔에 떨꾸고 간다. 꾸따 입구에서 백인들이 모두 내렸다. 길은 체증이 심했다. 자야 마트에서 내려서 바비굴링을 먹고 가려고 했다. 문을 닫았다. 대신 맛있는 나시 짬뿌르를 다른 집에서 먹었다. 

▲ 우붓 가는 미니버스. 픽업 포함 60.

걸어서 투어 오피스에 온다. 오늘은 다른 청년이 있었다. 우리 사정을 얘기하고 돈을 환불 받으려 했다. 그러나 여기서는 자신들이 받은 200을 그것도 저녁에 오면 우리에게 표를 판 그 사람이 돈을 마련해온다고 한다. 자기네도 손님이 없어서 돈을 한푼도 못 벌었다고 지갑을 보여준다. 나머지는 빠당바이의 카리스마 투어 오피스에 가야 한다고. 내가 가면 받을 수 있겠냐고 했더니 부정적인 표정을 짓는다. 겨우 200을 돌려 받으려고 일부러 저녁에 다시 올 수도 없다. 그쪽 사정도 들어보면 또한 다 맞는 말이어서 받기를 포기한다. 그 청년 말대로 살아와서 다행이 아니냐는 말이 정답이다. 그래도 언제 꾸따에 다시 오냐고 하면서 주려는 마음이 갸륵했다.

12시에 바로 앞에서 택시를 타고 짐바란의 스타벅스에 내린다. 의외로 시골스런 곳이다. 게다가 오토바이 대여점이 적다. 빌리려는 사람들이 많아서 오토바이가 완판된 곳이 대부분이다. 걸어서 돌아다니다가 겨우 한개 남은 집에서 1일 8만에 5일 빌렸다. 대여점 아줌마와 이야기한다. 짐바란에도 길리섬에서 나온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1시 20분에 오토바이를 타고 열심히 남쪽을 향해 달린다. 교통 체증은 이곳의 일상인지 차들이 많다. 가기가 쉽지 않다. 울루와뚜에 와서 잠시 '모카'라는 찻집에 간다. 제대로 된 커피를 마신다. 컵케잌도 하나 먹었다. 2시 20분에 다시 출발한다. 점점 한적한 시골 풍경이다. 남편이 지도를 보며 열심히 간다. 길을 약간 헤메다가 3시 넘어서 '부장가스 빌리지'에 온다. 방갈로가 쭉 늘어서 있고 안쪽에 정말 낡은 수영장이 있다. 뭔가 망가진 느낌이고 물이 절반 정도 차 있었다. 수영장에서 일하고 있는 분에게 'Nate's place'를  물었다. 바로 앞에 보이는 집의 대문 열고 들어가서 기다리라고 한다. 문 앞 의자에 배낭을 두고 다시 나간다. 

▲ 모카 커피숍


바닷가 있는 쪽을 돌아 빠당빠당 비치 앞을 지나 수퍼가 있는 마을에 온다. 과일과 물 등을 산다. 기본적인 장을 보고 다시 되돌아 온다. 약속한 4시 15분이 다 되었다. 오토바이를 주차하고 걸어간다. 앞에 가는 분이 아저씨인 것 같다. 일찍 왔다고 하시며 집에 들어가자고 한다. 

이제서야 이 아저씨 집에 같이 있는 거라는 걸 알았다. 집 찾기가 어려워서 여기서 만나 어디를 가는 건 줄 알았었다. 작은 집 안에 2개의 방이 있고 그 중 하나를 우리가 쓴다. 이 분은 에어비엔비의 수퍼호스트이다. 집은 깔끔했다. 물도 준비해 놓으셨다. 주방도 쓰고 큰 물통에 물이 있으니 받아서 먹으라고 하신다. 사람좋은 분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집이 있고 이 집에서 10개월 정도 산다. 하루종일 서핑을 하신다. 여성용 비키니도 만든다고 한다. 

잠시 이웃의 청년이 놀러왔다. 아저씨집에 2번 왔다가 아예 방갈로에 들어와 있다. 울루와뚜 자체가 중상급 서퍼들을 위한 곳이다. 방에서 과일을 먹고 껍질은  밖에 버리려고 봉지에 싼다. 오늘 1시 반에 진도 6.2의 지진이 롬복에 왔다고 한다. 여기서도 흔들림을 느꼈다고. 롬복 사람들은 어찌 사나 싶다. 

동네 바로 아래에 있는 '술루반 비치'에 간다. 오토바이를 주차하고 아래 계단으로 내려간다. 가파르다. 나무에 원숭이들이 있다. 아래에는 물이 빠져서 절벽과 동굴 비슷한 지형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바닷가로 접근할 수도 있다. 오후 늦게 서핑을 하려는 사람들과 수영하러 온 사람들이 있었다. 약간의 해조류들이 자라기도 해서 우리나라 바닷가 같은 냄새가 난다. 

▲ 술루반/블루 포인트 비치


멀리 높은 파도에서 서퍼들이 서핑을 하고 해변 가까이는 잔잔하여 수영을 하기에 좋다. 남편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의외의 아름다운 풍경에 놀란다. 이렇게 특이한 곳이 있을 줄 몰랐다고 한다. 나는 이미 동영상에서 센 파도가 쳐서 물로 밀려 나가는 사람들의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절벽 지형 위에는 식당들이 있다. 해지는 곳을 겨냥해 만들었다. 와룽 한곳에 올라가 보았다. 가격이 비싸다. 구경만 하고 다시 계단을 올라와 오토바이를 탄다. 

나와서 우리 마을 왼쪽으로 접어든다. 남편이 이곳은 딱히 갈 데가 없다고 한다. 적당히 달리다가 다시 돌아와서 숙소 근처의 수리야 레스토랑에 간다. 2층에 있어서 해넘이를 볼 수 있다. 음식 가격이 비싸지 않다. 좋은 위치에 앉아 맥주를 마신다. 오늘은 수평선 위에 짙은 해무가 있어 해넘이가 완전하지 않았다. 해산물밥과 스윗 앤 사우어 피쉬를 먹는다. 부드럽고 맛이 좋았다. 남편이 좋아한다. 다시 오징어 튀김을 먹었다. 이 집은 숙소도 겸하고 있다. 풀장이 있다. 이용해도 되냐고 물었다. 물론 쓸 수 있다고 오늘 저녁 쓰겠냐고 묻는다. 내일 온다고 했다. 네이트 아저씨가 우리 마을의 풀장은 지금은 망가졌다고 했다. 

숙소 앞 수퍼에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먹고 들어 온다. 아저씨는 나가신건지 주무시는지 조용하다. 잠깐 자다가 일어나 일기를 친다. 뉴스를 검색한다. 오늘도 여진이 있었다. 벌써 800여회의 여진이 있었다. 희생자는 계속 늘고 있다. 남편은 이러다가 린자니 화산이 터지는 것 아니냐고 한다. 지진이 너무 자주 온다. 자야겠다. 

Anakii ) 오늘8.9 또 5.9지진이 났다. 롬복은 말도 아니게 되었다. 어쩌나... Earthquake Alert! 라는 앱에서 보니 이번 주 지진 상황이 말도 안된다. 일주일간 5 넘는 지진이 8번이나...  린자니 화산 주변에 집중이다. 

지진을 경험한 후로 약간의 트라우마가 생겼다. 언제 지진이 어디서 올런지 아무도 모른다. 그 땐 롬복이었지만 발리 역시 불의 고리 안에 있는지라...

 

꾸따 점심 나시 짬뿌르 2개 60, 물 5, 택시 100, 오토바이 400, 카드 계산 : 일리 커파점 모카 77 - 커피 2잔 50, 컵케이크 20, 수퍼마켓 113, 오토바이 주차 3, 수리야 저녁 143(맥주 32, 해산물 밥 49, 스윗 앤 사우어 피쉬 40, 오징어 튀김 30), 아이스크림 13 

Anakii's메모 (울루와뚜 첫인상)

짐바란에서 오토바이를 빌렸다. 5일에 400. 수요가 많아 전혀 깎아 주지 않는다.

9kg배낭 두 개를 진 두 어른이 타기에 버겁지 않을까 했지만 별 무리 없이 30여분을 타고 부장가 빌리지까지 왔다. 짐바란에서 쭉 큰길로만 따라 가다 보면 반도 끝 울루와뚜 사원에 도착하고 사원 주차장 앞에서 오른쪽으로 살짝 돌아 얼마지 않아 우리 숙소인 부장가 빌리지가 있었다. 

짐바란 울루와뚜 간 도로는 무척 붐빈다. 발리 전체가 그런 것 같다. 우붓에서 올 때도, 사누르에서 꾸따 오는 길은 최악, 울루와뚜 가는 길도 계속 막히고 붐빈다. 웅가산 지역 쯤 와서야 겨우 한적해지고 시원하게 길이 열렸다.

울루와뚜의 숙소 주변은 서퍼들의 천국이다. 다른 편의시설 거의 없지만 서퍼들을 위한 시설은 모두 다 있다.  우리 처럼 서핑 알지 못하는 이들에겐 무용지물인 곳이다. 한가롭게 지역민처럼 살아볼까? 하고 5일이나 잡았는데 어찌해야 하나.

숙소에서 걸어 10분 이내 거리에 술루반 비치가 있다. 오토바이 주차료 3을 내고 입장해 가파른 계단을 조금 내려가면 입이 딱 벌어지는 멋진 해안이 나온다. 절벽 사면을 타고 작은 상업용 마을이 만들어져 있고 좀 더 내려가니 거대한 석회암 지형 아래 바닷물이 들어 오는 해변이다. 이건 해식동굴이다. 바닷물로 침식된 거대한 동굴과 해안이 연결된 모습. 해안은 바위가 멋지게 나열되어 있어 제주도의 용두암을 떠올리게 한다. 해조류가 잔뜩 낀 바다에서는 우리나라 바다 냄새가 난다. 이리도 멋진 해변이 있나! 이미 많은 이들이 수영을 즐기거나 바위 지역 저 멀리까지 나아가 서핑을 즐긴다. 산호가 죽어 쌓인 리프 지역이라 저 멀리까지 무릎 근처밖에 안오는 얕은 물. 그 밖으로는 제법 큰 2~3m의 파도가 서퍼들을 반긴다.

돌아오는 길, 석양을 볼 수 있는 언덕 위 와룽(인도네시아 전통식당) 수리야에 들렀다. 해물볶음+밥이 49, 스윗앤사워 피시+밥이 40, 빈땅맥주 큰 것이 32다. 맥주는 수퍼에서 살 수 있는 가격 그대로다.  음식 두 가지 다 저렴한 가격임에도 무척 고급스럽게 나왔고 맛도 매우 담담해 맛집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