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 공부

청소기를 샀답니다.

by Anakii 2008. 9. 5.

집에 있는 까르푸제 3.5만원 짜리 청소기를 김포로 보내고 새로 구입한 청소기. 뭐가 좋을까 하고 여러 군데를 기웃거렸지만, 이야기를 들으면 더 생각만 많아진다. 누군 40만원짜리 카처가 좋다지 않나, 60만원짜리 수입싸이클론이 좋다지 않나 등등... 주부들 집합소인 82cook.com 은 아무래도 부르조아 주부들만 모인 듯 하네.

며칠 간의 고민 끝에 결국 BB (베스트 바이어) 청소기 란에 가장 인기 있는 싸이킹 시리즈와 삼성의 먼지따로가 최종 물망에 올랐다.

마지막 선택의 핵심은 이불청소 기능. L사의 청소기에 있는 진동팍팍 흡입구의 한계를 아는지라 주저없이 삼성 청소기를 질렀다. 715 라는 이름을 가진 제품이다.
 
그런데, 이 녀석이 상당히 믿음직할 뿐 더러 꽤 재간꾼이다. 흡입하는 바람의 힘으로 흡입구의 물레방아를 돌려 이불 솔과 물걸레를 회전시키는 품이 제법 청소가 잘 되는 것 같다. 특히 8년간 제대로 청소 안했던 쇼파를 청소할 땐, 놀랍다. 이렇게 먼지가 많았어?

괜한 번뇌가 생기고 있군.

무엇보다 좋은 건 먼지따로 통에 먼지가 쌓이는 것. 먼지가 계속 돌면서 나름대로 스스로를 압축해 주는 덕에 날리는 먼지가 무척 적어서 먼지통을 비울 때 스트레스가 없다. 게다가 본체 안의 먼지백, 미세먼지만 거른다는 선전대로 청소를 마친 후에도 눈에 먼지가 안 띈다. (이건 놀랍다)

며칠 사용 한 뒤 보니까 먼지가 쌓이기는 한다. 필터에 빼꼼하게 쌓인 먼지(자세히 봐야 보인다). 6개월 마다 필터 청소해 주란 말이 허언이 아니었군. 그 정도는 되어야 먼지다운 먼지가 쌓일 것 같으니까.

 
아래는 하도 맘에 들어서 옥션에 내가 올린 상품평.

더보기
1. 먼지따로 기능

기존에 먼지백이 없는 방식의 청소기를 써 봤지만 플라스틱 먼지백을 청소할 때 먼지가 날리는 문제가 있었고 필터의 물청소가 참 어려웠었는데, 이것, 참 편리합니다. 먼지따로 먼지통에 대부분의 먼지나 머리카락, 이물질이 들어가고 막상 본체의 플라스틱 백에는 미세먼지만 들어가기 때문에 35평 집 청소를 끝내고 나도 본체의 플라스틱 백은 깨끗한 상태라는 게 놀랍더군요.
대신 먼지따로 통에 쌓이는 먼지는 눈에 띌 정도로 모이는 것이 보이고, 뱅글뱅글 돌아가는 싸이클론 방식으로 먼지가 통 안에서 뭉쳐지는 형태라 먼지통을 비울 때도 꽤 편리합니다.

2. 물걸레 기능

벨크로 방식의 물걸레는 제법 안정감 있게 붙어 있고, 물걸레 헤드 안에 물레방아 식의 구동기가 달려 흡입되는 바람의 힘에 의해 물걸레가 돌아가는 형태입니다. 세지도 않고 약하지도 않은 딱 좋은 정도네요. 마른걸레로 이용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기본품인 투웨이 흡입구로 한번 정도는 청소를 한 뒤에 물걸레 헤드를 써야 할 것 같네요. 그렇지 않으면 앞쪽 흡입구에 흡입되는 먼지와 물걸레가 만나서 안습 상황을 만들 수도 있겠군요.

3. 이불청소 기능

예전 L사의 진동팍팍 노즐이 참 부러웠었는데, 삼성의 이불청소 헤드는 물걸레 헤드와 비슷하게 물레방아식의 구동부와 브러쉬 구동부가 고무벨트로 연결되어 있어 확실하게 털어주는 기능을 합니다. 진동팍팍의 경우엔 카펫에는 적용이 안되었는데, 이 제품은 그런 걱정은 없네요. 훨씬 낫습니다.
쇼파 시트 하나를 청소하면서 나오는 엄청난 먼지 양이란....

다만 이런 것 때문에 너무 신경쓰일 것 같아요. 여태껏 몇 년 동안 제대로 쇼파청소를 안했어도 온 가족이 기관지염 하나 없이 튼튼하게 살아 왔었는데, 직접 먼지를 눈으로 보니까 왠지 께림직하기도 하고... 쩝..

4. 휴대성

예전의 삼성 청소기는 가볍고 본체 앞부분에 간편 손잡이가 달려 있어 들고 청소하기에 좋았는데 이녀석은 일반적인 청소기와 같은 손잡이에 덩치도 커서 좀 무겁습니다.

L사의 동글이, S사의 예전 물걸레 청소기, Firstline 의 솔 청소기, L사의 사이클론방식(싸이킹 이전 모델)청소기, 한경희 스팀진공까지 이런 저런 청소기를 써 봤지만 지금 구입한 이 제품이 가장 만족스럽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점이라면, 원래 상품 설명에 휴대용 청소기를 단지 판매자 사은품으로 주는 것처럼 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제외하고 다소 싼 값에 구입했다 싶었는데, 이 휴대용 청소기는 물걸레 청소기 사용설명서 안에 명기되어 있는 정식 부품이었더군요. 원래 있던 구성품이라면 이게 뭔가 필요가 있다는 것인데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