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댁 앞에서 10시 반쯤 출발해 광화문 앞에 내려 세월호 단식장을 지나며 서명했다. 문규현신부님도 계셨고 일일 단식 중인 정동영씨도 보인다. 시민 중 누구라도 단식에 참여할 수 있어서 여기저기 시민 일일 단식 참가자들이 많다. 미안한 마음으로 지나갔다.
광화문 수문장은 사진 모델이다. 꼼짝 않고 서 있고 관광객들이 계속 옆에서 사진을 찍는다. 수문장 이하 수문병들 힘들겠네.
경복궁은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다. 주로 중국 관광객들인 것 같다. 간간이 일본어가 들리고 슬라브계열 관광객도 보인다. 근정전-사정전-교태전-강녕전으로 이어지는 주 전각들은 관광객으로 꽉 차서 차분히 사진 찍는 건 엄두도 못낸다. 교태전 뒷뜰에서부터 향원정으로 이어지는 뒷뜰길은 그나마 좀 낫다. 향원정에서 북쪽의 집옥재를 지나 신무문으로 들어가려니 경찰이 막는다.
"교황님 방문 준비로 인해 가이드 동반한 관광객 이외에는 제한하고 있습니다."
멍청하니 착한 우리는 그냥 뒤돌아 나왔는데, 지금 생각하면 이상하네. 전체 금지면 몰라도 자국민은 안되고 관광객은 된다니 이게 무슨 사례라?
걸음을 돌려 건천궁(아관파천 전까지 고종,왕비의 거주지)에서 잠시 쉬다가 경회루 거쳐 궁을 나왔다.
걸어서 세종로-시청-소공동으로 접어들어 신승관. 지난 번 문 닫혀 못 벅어 본 시금치탕수육과 짬뽕,볶음밥 세트를 시켰다.
시금치탕수육은 중식 답지 않게 깔끔한 맛. 짬뽕은 진한 오징어맛, 볶음밥은 옛날 중국집의 진한 볶음밥맛. 좀 짜다. 먹은 뒤 기갈이 다소 세게 오는 걸로 봐서 짬뽕과 짜장에 조미료가 꽤나 들어간 듯.
신승관을 나와 숭례문 잠깐 구경하고(월요일이라 휴관), 악세사리점에서 목걸이용 줄 10개 사고 수입상가를 시작으로 남대문 시장을 구경했다. 수입상가엔 희귀한 커피용품, 주방용품이 독특하다. 걷다 보니 목이 말라 저렴한 아메리카노(2천)와 생과일 쥬스(3천) 들고 시장 구경을 한다. 시장을 나와 신세계백화점 지나 명동에 접어들었다. 배가 엄청 불러서 속이 더부룩하다. 명동은 관광객 대상 화장품과 패션만 남았나보다. 여기저기서 중국어로 호객하는 모습이 흔하고 보이는 인파들도 모조리 다 관광객들.
어쩐지 문화적으로 쇠락해 간다는 느낌이 든다.
목이 점점 더 말라 팥빙수 파는 곳을 찾다가 정동전망대에 올랐다. 이곳은 서울시청 서소문지청 13층을 대중에게 공개한 곳이다. 카페 '다락'에서 아메리카노와 아이스티를 시켜 먹으면서 덕수궁,러시아공사관을 비롯한 구한말의 역사적 건물들을 조망한다. 쾌적하고 휴식이 되는 공간이어서 30분 남짓 시간 동안 경복궁에서 남대문시장, 명동을 걸으며 쌓인 피로가 싹 다 풀렸다.
시청앞에서 8601 타고 들어왔다. 퇴근 시간이라 종점에서부터 승객이 많다. 여의도환승터미널부터는 입석 승객도 많아 이후 정류장서부터는 승객을 받지 않는다. 7/15부터 고속화도로를 지나는 버스의 좌석제를 실시한다 하더니 그런가본데, 이미 서 있는 분들은 어째?
통진도서관 들러 책 좀 빌리고 집에 와선 경아씨가 스파게티를 만들어 줬다. 장대알 고추 간장 볶음 했던 양념에 우유와 크림, 내가만든 콜콜한 치즈를 넣어 소스를 만드는데 경악했지만 막상 맛은 나쁘지 않네. 매콤하고 짜지만 풍부하게 고순 맛. 내맘대로 이름짓자면 마르세이유풍 크림 스파게티(?).
신승관서 먹고 약간 힘들었지만 집 음식 먹고서는 속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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