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31(목) 웰링턴
아침 8시에 일어난다. 나는 과일을 먹고 남편은 라이스 누들 컵을 먹는다. 짐을 맡기고 9시 반에 나온다. 주변의 중고 물품 가게를 간다. 리사이클 부티크는 유명 제품도 있다. 운동용 레깅스 2개를 산다. 4만원 정도다. 특이한 앤틱 제품이나 드레스를 취급하는 곳도 있다. 그런데 와나카의 중고품점이 더 유용하고 재미있었다. 아직 핀란드를 따라갈 곳은 없다. 약국에 들러 양 크림과 필요한 물품 몇 개를 산다. ‘카트만두’ 아웃도어 가게도 둘러 본다. 주변의 몇 곳을 더 보다가 웰링턴 박물관에 간다. 시의 역사에 대해 볼 수 있다. 포트레이트 박물관은 초상화 위주의 미술관이다. 워터 프론트를 따라 걷는다. 날이 좋아서 물이 맑아 보인다. 몇몇은 들어가서 수영을 하기도 한다. 더워서 들어가고 싶다.
‘크랩 Shack’이라는 해산물 식당에 간다. 조개 500g, 소프트 크랩 튀김, 오늘의 생선을 시킨다. 조개를 버터와 각종 향신료에 볶아 진하고 구수하다. 그런데 어떤 것은 싱싱하지 않다. 소프트 크랩은 뭔지 모르겠지만 껍질이 없는 게가 모양 그대로 튀김이 되어 나온다. 맛있지만 좀 기괴하다. 허물을 벗은 직후의 게를 이용한다. 오늘의 생선은 그럭저럭 이었다. 값이 총 60이니 비싸다. 아이스크림 2쿱을 바닷가에서 먹는다. 역시 많은 사람이 먹고 있다.
박물관에 다시 가서 어제 못 가 본 곳에 간다. 갈리폴리 전투에 참전했던 뉴질랜드는 많은 희생자가 생겼다. 마오리족도 많이 참전했다. 이 상황을 재현한 전시관에 간다. 실감 나게 실물보다 큰 인형을 이용하여 전쟁 상황을 만들어서 전쟁의 참혹한 실상을 잘 보여준다. 살상용 무기가 인간의 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무서웠다. 토이 뮤지엄이라는 곳에 간다. 지쳐서 제대로 볼 수가 없다. 신기한 것 몇 개만 찍고 의자에 널부러져 있었다.
숙소에 와서 짐을 찾고 3번 버스를 탄다.
5시 반에 숙소에 온다. 웰컴 음료를 고를 수 있다. 맥주도 준다. 방에는 끓여 먹을 시설은 없다. 간단하게 전자레인지와 그릇 정도다. 바로 앞에 해수욕장이 있다. 한번 바다에 들어가고 싶었다. 수영복 위에 옷을 입고 나간다. 해변에는 물에 들어간 사람들이 좀 있다. 바람이 많이 분다. 주로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다. 개가 바다에 들어가 있다. 좀 찜찜하다. 아직 해가 높이 있어서 가게들을 둘러 보고 가기로 한다. 주방기구, 운동용품점을 보다가 웨어 하우스에 간다. 하와이 로스처럼 메이커 운동용 바지를 싸게 판다. 입어 보고 몇 개를 산다. 지폐를 다 내고 나머지는 카드로 계산한다.
나오니 해가 넘어가고 바람이 많이 불어 추웠다. 도저히 물에 들어갈 수는 없다. 그래도 수영하는 사람이 있었다. 패럿독 브류어리에 간다. 인생 맥주를 마셨다는 평이 있었다. 강한 맥주 위주로 5종을 17에 시킨다. IPA 계열과 필스너, 스타우트 종류다. 홉을 많이 넣어 맛이 아주 진하고 훌륭했다. 남편이 처음으로 플레이 그라운드를 능가하는 맥주를 발견했다고 한다. 주변에 수퍼가 없어서 저녁도 먹어야 한다. 뢰벤 샌드위치를 13에, 치즈 비프 버거 16에 시킨다. 푸짐하게 나왔다. 맛도 아주 훌륭하고 진했다. 총 500ml의 맥주이지만 맛을 음미하며 천천히 마셔야 한다. 남편은 먹을수록 음식과 맥주가 훌륭하다고 칭찬을 한다, 10시에 문을 닫기 때문에 우리만 남았다. 직원이 청소를 시작한다. 나올 때 미국, 캐나다, 우리나라 등 여러 나라의 브류어리를 다녀 보았지만 정말 최고라고 칭찬을 해준다. 직원이 아주 좋아했다.
10시에 돌아와서 짐을 챙기고 일기를 친다. 내일은 3시 반에 일어나야 한다. 이 닦고 자야겠다. 마지막 하루를 잘 보냈다.
리사이클 부티크 운동용 바지 26.5*2=51, 약국 100, 크랩 Shack - 점심 조개 500g 16, 소프트 크랩 튀김 16, 오늘의 생선 28 총 60, 아이스크림 7, 웨어 하우스 운동용 바지, 초콜릿 134, 패럿독 브류어리 맥주 5종 17, 뢰벤 샌드위치 13, 치즈 비프 버거 16 총 46
2019. 2.1(금) ~ 2.2(토) 웰링턴 – 시드니 – 마닐라 – 인천
아침 3시 40분에 일어난다. 커피를 만들고 짐을 챙겨 나간다. 바람이 세다. 공항까지 20분 정도 걷는다. 마을 옆에 바로 공항이 있다. 편의점에서 샌드위치 하나를 산다. 공항에서 커피와 먹는다. 특별히 맛있지도 맛이 없지도 않다. 뉴질랜드를 기념할 티셔츠 할인하는 것을 두 개 산다. 면이 질이 좋다. 마누카 크림도 산다. 약국보다 더 싸다. 여기는 확실히 제대로 면세를 한다는 느낌이 난다.
6시 55분 비행기를 탄다. 유대인 할아버지가 아버지를 학살한 독일인을 찾아갔다가 그 아들과 학살지를 찾아가는 ‘인터프리터’를 보았다. 다 보지 못하고 내린다. 3시간 반 정도 걸려서 시드니에 온다. 별로 살 만한 것은 없다. 4시간 정도 기다렸다가 탄다. 자다가 식사하고 영화를 본다. 런던에 사는 아이가 있는 주부가 일상생활을 힘겨워하다가 파리로 훌쩍 떠나버리는 ‘이스케이프’라는 영화를 봤다. 자리가 불편하지만 그래도 잔다. 남편은 거의 못 잔다. 식사도 맞지 않아 신물이 난다고 한다.
8시간 넘게 걸려 마닐라에 온다. 그런데 그냥 쉽게 환승 하는 게 아니다. 밖으로 나가라고 한다. 게다가 밖에는 직원이 남편의 이름을 들고 서 있었다. 우리 짐을 찾으라고 한다. 원래 인천까지 보내준다고 했었다. 그런데 짐을 찾아서 1터미널로 이동하라고 한다. 인포에 가는 법을 물었다. 1터미널 가는 셔틀을 타라고 한다. 나가서 셔틀을 탄다. 당연히 무료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20페소를 내라고 한다. 우리는 시드니에서 방금 왔고 환승 중이라 돈이 없다고 하고 내리려니까 기사 아저씨가 그냥 있으라고 한다. 다른 사람들은 돈을 다 받고 우리는 안 받는다. 정말 다행이다. 정체가 무척 심한 시내를 한참 간다. 예전에 러시아에서 겪은 것과 비슷한 상황이 된다. 졸지에 시내를 지난다. 사람들 생활하는 모습을 구경하게 된다. 먼저 국내선에 섰다가 1터미널에 온다. 30분 이상 걸린다. 아저씨에게 감사 인사를 한다. 참 고맙다. 당연히 공항 사이의 환승을 생각하는데 이런 일이 생긴다. 여행이 정말 마지막까지 파란만장하다.
다시 줄을 서서 표를 받는다. 남편이 짐을 잃어버린 상황을 설명하고 어떻게 하냐고 하니까 인천 공항에 가서 콴타스에 문의하라고 한다. 들어와도 마땅히 앉아 있을 곳이 없다. 식당에서 비빔밥과 미소 라면을 시켜서 먹는다. 여기는 참깨 컵라면 하나도 4천원을 받는 곳이다. 7천원이 넘지만 제법 먹을 만했다. 서양식의 음식으로는 이제 한계가 있나 보다. 아시아에 있는 것만으로도 살 것 같다.
샌드위치 7, 티셔츠 2개 12, 마누카 크림 6개 56, 저녁 식사 마닐라 공항 비빔밥, 미소라면 700페소(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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