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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18뉴질랜드일주

1.28~29 젬스톤비치, 투아타페레, 퀸즈타운

by Anakii 2019. 2. 13.

2019. 1.28(월) 젬스톤비치 – 투아타페레 라스트 라이트 롯지 캠핑장

아침 7시 반에 일어난다. 밤새 천둥이 치고 비가 많이 내렸다. 만화보다가 많이 잤다. 덥다고 얇게 입고 잤더니 머리가 띵하다. 밥에 물을 부어 끓여서 반찬과 먹는다. 어제 주방에서 보았던 족자카르타에 사는 인도네시아 언니가 혼자 왔다. 신혼여행 중이다. 6년 전에 만나 독일 남자와 결혼했다. 남편은 9시가 되어야 일어난다고 한다. 우리의 여름 여행 얘기를 듣더니 인도네시아의 지진, 화산 얘기를 한참 한다. 어려서부터 오르던 자기네 동네 산도 라바가 흐르도록 분출하고 나서 납작해졌다고 한다. 언니 덕분에 아침 시간을 재밌게 보냈다.

9시 10분에 떠난다. 미러 호수는 비 때문에 맑게 보이지 않는다. 애글린턴 밸리의 대 평원에서 사진을 잠깐 찍었다. 테 아나우로 돌아간다. 점점 넓은 지역이 나타난다. 테 아나우 다운스를 지나 시내에 온다. 파이 집에서 3개를 산다. 동남아시아 사람이 운영하는 가게였나 보다. 사테와 타이 커리 파이가 있다. 미트와 3개를 산다. 두 개는 그냥 닭고기를 이용한 평범한 파이였다. 남편은 그래도 맛이 좋다고 한다. 인포에 들른다. 딱히 주변에 갈 곳이 없다. 마트에 주차하고 한참 의논을 한다. 결국 다시 젬 스톤 비치로 내려가서 자기로 한다. 마땅한 캠핑장을 찾고 장 보러 들어간다. 오늘은 신발이 젖어 있어서 많이 돌아다니기 힘들겠다. 피시 핑거와 돼지 갈비를 샀다. 야채는 비싸서 토마토와 양송이만 약간 산다.

비지터 센터에 들른다. 화장실을 이용하고 테 아나우 호숫가에 간다. 오리들이 모래 위에 편히 쉬고 있다. 조용히 앉아 있으면 얘들은 놀라지도 않는다. 뉴질랜드의 동물들이 모두 이렇다. 토끼와 작은 새도 사람들 두려워하지 않는다. 주변에 블랙베리가 익어서 좀 따먹었다. 달다. 남쪽으로 달린다. 날씨가 점점 좋아진다. 해가 쨍하다. 기분이 밝아진다. 우리는 늘 비구름을 뒤로하고 도망치는 것처럼 다닌다. 젖은 신발 말리는 것에 집중한다. 차 안에서 맨발로 있다. 운전은 늘 맨발로 하긴 한다. 심지어 해가 드는 대시보드 위에도 올려놔 봤다. 

플랫 평원이 펼쳐진 wet land에 온다. 위에서 보는 지형이 멋지다. 신기하게 산지 위도 반듯한 수평선 모양이다. 음악을 들으며 평지를 달린다. 하늘이 파랗다.

2시에 투아타페레에 온다. 라스트 라이트 롯지 캠핑장에 왔다. 넓고 편안한 시골 농장 분위기다. 식당을 겸하고 있다. 여기 음식이 맛있다는 평이다. 밖에는 여기서 재배한 싱싱한 채소들을 팔고 있었다. 1번에 차를 세운다. 캠프장을 둘러 본다. 아직 들어 온 사람도 없고 주방이 너무나 넓고 좋다. 장 본 것을 챙겨와서 돼지 갈비와 피시 핑거를 야채와 함께 오븐에 굽는다. 돼지는 옛날 돼지 맛이다. 먹고 나머지는 갈무리하여 넣었다.

3시 반에 남쪽 해안을 향해 달린다. 날이 덥다. 물이 흐르는 강이 있다면 들어가서 누울 수 있을 것 같다. 뉴질랜드에서 사계절과 건기, 우기를 다 체험한다. 바다가 보이는 남쪽에 이르니 바람이 세차다. 금방 추울 지경이다. 

젬스톤 비치에 온다. 두 번째로 오다니 신기하다. 꼼꼼하게 바닥의 돌도 살핀다. 남편이 소개 책자에서 가넷, 제이드, 쿼츠, 연옥 등이 발견되기도 한다는 것을 읽었다.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돌들이 동글동글하게 깎여서 예쁘다. 바닷물이 밀려오면 젖어서 더 예쁘다. 준보석이 우르르 나온다면 이미 젬 스톤 비치가 아닐 것이다. 맨들한 것 몇 개를 주웠다. 모래와 진흙이 사암과 이암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보는 것이 더 신기하다. 바닷물에 말을 담그면 아주 차갑지만 상쾌하다. 한참 노닥거리다가 발을 씻고 돌아간다. 남편이 주방에 노트북을 충전한다고 가방을 두고 온 것을 갑자기 생각해냈다.

5시 반에 부리나케 달려서 돌아온다. 다행히 그대로 있었다. 차 문을 다 열고 이불 펴고 눕는다. 머리가 아프다. 바람은 솔솔 불고 잔디 깎은 향기가 좋다. 쉰다는 게 이런 건가 싶다. 주변에 차들이 들어왔다. 그래도 아주 한적하고 조용하다. 누워서 만화를 보다 잔다. 남편은 김치 라면을 끓여 먹었다. 자다가 일어나 약간 먹었다. 맛이 없다.

9시에 뒷 숲으로 산책간다. 역시 울창하고 고사리가 많다. 아직 환하지만 숲은 어두운 편이다. 거대한 토타라 나무와 넓은 초지를 보고 되돌아온다. 작은 소로를 찾지 못해 엉뚱하게 마을로 나갔다. 열심히 돌아온다. 탁구장에 가서 좀 치다가 소리가 시끄러워서 돌아온다. 해가 넘어가고 구름 한점 없는 하늘이 아름답게 물든다. 일기를 친다. 10시 반이다, 자야겠다. 자다가 11시에 남편이 별을 보러 나가자고 한다. 하늘에 별들이 환하다. 자세히 보려고 개활지로 간다. 반원형의 하늘에 은하수가 하얗다. 아주 많은 별들이 보였다. 추워서 오래 있을 수는 없었다.

파이즈 사테, 타이 커리, 미트 7*3=21, 마트 40, 투아타페레 라스트 라이트 롯지 캠핑장 14*2=28

2019. 1.29(화) 퀸즈 타운 – 애로우 타운

7시 반에 일어난다. 주방에서 밥을 해서 먹고 우리 냄비에 밥을 담았다. 10시 10분에 떠난다. 클리프덴 케이브에 간다. 화강암 동굴이다. 입구가 땅 아래로 내려간다. 어둡고 좁은 데다가 바닥이 미끄러웠다. 계속 들어가다가 사고가 생기면 곤란하다. 이곳은 입구가 세 군데이다. 세 번째 입구에서 들어가면 스위밍 풀이 있다고 해서 그쪽으로 다시 간다. 내려가는 입구가 더 좁다.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서 좁은 입구에 식물이 우거져 있다. 화강암 동굴은 별로 아름답지 않기 때문에 모험을 감행할 필요가 없다. 몸조심해야 한다. 모스번에서 기름을 넣는다. 퀸즈 타운에 들어가는 길에 다다른다. 쉬는 장소에서 빵을 약간 먹었다.

넓은 와카티푸 호수에 도착한다. 물가에도 가보고 조망할 수 있는 곳에서 사진도 찍는다. 퀸즈 타운에 들어온다. 차들도 많고 좀 복잡하다. 

퀸즈 타운 가든즈에 간다. 주차가 힘들어서 이리저리 돌다가 겨우 자리를 잡았다. 정원은 호수 가에 자리 잡고 있다. 꽃과 연못, 장미 정원 등이 어우러져서 작지만 잘 꾸민 곳이다. 도심지 중앙으로 들어간다. 점점 더 복잡하다. 유명한 햄버거 가게에 가본다. 기다리는 줄이 길어서 포기하고 공항 근처의 뉴월드 수퍼에서 소고기를 산다.

4시에 애로우 타운에 온다. 옛날 금광 시대의 마을 분위기다. 애로우 타운 홀리데이 파크에 들어간다. 자리만 파악하고 카와라우 다리의 번지 점프하는 곳에 구경을 간다. 다리는 예전 금광 시대에 중요한 곳이었다고 한다. 번지 점프하는 사람들이 그다지 드라마틱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아래에는 수량이 많은 강물이 흘러내려 간다. 다들 소리도 지르지 않고 조용히 떨어진다. 아래에서 매달린 사람을 잡아 배에 태우고 선착장에 내려주면 계단을 걸어 올라온다. 카와라우 다리는 튼튼하게 잘 만들었다.

애로우 타운으로 돌아와 차를 세우고 동네 구경을 간다. 집들이 휴양지처럼 만들어진 곳이다. 날이 덥다. 작은 옛날 거리 하나가 전부이다. 그것도 지금은 모두 가게로 쓰인다. 5시가 넘어서 가게들은 문을 닫았다. 상업적인 느낌이 드는 곳이다. 구경하러 온 동양인들이 많았다. 시냇물 가에 앉아 커피와 과자를 먹고 걸어 돌아온다. 더우니까 걷기가 힘들다. 얇게 쪼개지는 돌을 이용하여 집과 담장을 만들기도 한다. 크게 볼거리는 없는 곳이다.

캠핑장에 온다. 샤워를 하려고 하니까 돈을 넣는 곳이 있다. 1달러다. 물이 아예 안 나오나 생각하고 틀어보니 나온다. 더우니까 그냥 찬물로 씻었다. 중간에 물이 끊길까 싶어 빠르게 한다. 남편은 1달러를 넣어 따뜻한 물을 썼다고 한다. 이곳은 여름처럼 덥다.

저녁으로 스테이크를 굽고 나머지를 밥과 함께 챙겨 먹었다. 남은 기름, 버터, 살사, 나무 주걱은 Free Food로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짐 챙기는 것도 내일 하자고 하고 놀이터에 간다. 밧줄 정글짐도 올라가 보고 그네도 탄다. 노을이 지면서 산과 하늘이 점점 아름답게 변한다. 주황색으로 변하는 구름이 예뻤다. 내일은 비행기를 타러 가야 한다. 시골에서의 생활은 오늘이 마지막이다. 편하게 생활했던 캠퍼밴과도 끝이라니 좀 실감이 안 난다.

기름 63, 수퍼 17, 애로우 타운 홀리데이 파크 45, 샤워비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