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너무 자극적이긴 한데,
제가 느낀 깨달음에 제가 너무 어이없어서 그럽니다.
우리교육지 이달호에는 교실 속 딜레마상황 100문 101답이란 멋진 부록이 있습니다. 각종 교실 속에서 일어나는 어려운 문제상황에 대해 먼저 고민했었던 선배교사의 조언을 함께 써 놓은 책이죠. 지난 1년간 우리교육 지에 연재되었던 내용을 모은 것이기도 합니다.
거기에 한 질문이 이런 게 있더군요.
""의욕 없는 아이들, 지난 해 아이들이 그립습니다"
답은 대강 이랬지요. 교사가 지난 해 아이들에 대한 끈을 놓지 않는 한 그 마음 속에 새로운 아이들이 비집고 들어 올 틈이 없다 라고요.
보통 제 주변에서도 아이들과 잘 부대끼고 친하게 지내는 교사일 수록 비슷한 질문을 많이 하더군요.
저 역시 비슷한 고민을 예전에 많이 했던지라 관심있게 읽다가....머리를 탁 치는 답변이 나왔답니다. 물론 제 자신에게 하는 답변이죠.
" 야, 임마, 네가 그 좋다는 지난 해 아이들, 처음에는 결코 쉽지 않았던 거 다 잊어버렸지? 작년 3,4월을 생각해 봐!
네가 그 애들과 1년을 부대끼고 나서 비로소 맺은 좋은 관계를, 이제 막 처음 맞는 아이들에게 기대하는거야?
그러면 아이들도 스트레스, 너도 스트레스야. 차분히 지난해 초에 맘 먹었던 결심을 돌아 보고 다시금 새 아이들을 봐. 아마도 지난 해 아이들의 3월보다는 훨씬 예쁠 텐데?"
그렇습니다!
1년동안 동고동락 하면서 비로소 맺은 그 소중한 관계를 어떻게 덜컥 새 아이들에게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노력하지 않고서 기대하는 게 도둑놈 심뽀죠.
아직 새 아이들, 저를 잘 모릅니다. 모르므로 믿음 또한 얇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낯선 저를 따르고 믿어주는 아이들인, 그런 모습을 매번, 매년 잊어 왔던거죠. 맨날, 매년 똑 같은 질문을 해 왔으니까요.
참, 한심한 아나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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