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여행/10~11 필리핀,몽골24

09. 활기 넘치는 카르본 마켓, 산토 니뇨 대성당, 그리고 마젤란의 십자가 쎄부 시의 올드타운 남쪽에 있는 카르본 시장은 무척 재미있다. 엄청난 양의 해산물과 야채, 과일이 시장을 뒤덮고 밤 늦도록까지 꼬치를 굽는 냄새가 요란하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는 대규모 농수산물 시장이랄까. 먹을 것에 관한 한 흠잡을 것 하나 없다. 올드타운 시청 앞 광장에는 1521년 마젤란이 쎄부의 해안가에 세웠던 나무 십자가 조각을 확장하여 만든 마젤란의 십자가가 있다. 유서 깊은 기독교 유적이다. 우리는 산토 니뇨 대성당에서 멸리는 미사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는데, 대성당 안을 꽉 채우고 모자라 광장을 채우고 메인 도로까지 막고 운집한 사람들이 미사를 드리는 모습이 장관이다. 찬송가를 부를 때 오른손을 들어 작별인사 같은 포즈를 취하며 구슬프게 부르는데 가사의 내용을 모르는 나도 절절해진다. 가톨.. 2010. 1. 30.
08. 초콜렛 힐, 라자 시까뚜르 국립공원, 타셔 보호구역 보홀을 광고하는 광고판엔 어김없이 드넓은 평원에 수없이 봉긋한 초콜렛힐의 모습과 귀여운 타셔가 나온다. 우린 보홀의 신비라고 하는 초콜렛힐, 타셔연구소 겸 보호구역, 라자 시까뚜르 국립공원 이렇게 세 곳을 둘러보기로 했다. 하지만 보홀, 이곳은 있을수록 매력이 더해지는 곳이다. 숙소도 훌륭하고 사람들도 친절하며 숨겨진 예쁜 곳들이 많다. 이번에 우린 유명하다는 몇 곳만 가 봤지만, 버스를 타고 지나치는 마을들 하나하나가 편안하고 아름답다. 전반적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보이지 않아서 우리가 식당이나 가게에서 뭘 하든 관심의 초점이 된다. 그래서인가 보다. 둘째날, 딱빌라란으로 귀환할 때 버스가 터미널에 가지 않고 우리를 전혀 모르는 곳에 떨구어 준 일이 있었는데도 걱정이 하나도 안되었다. 그냥 사람들에.. 2010. 1. 30.
07. 보라카이에서 가. 망가지고 있는 보라카이 항공권 예약을 보라카이에서 가까운 까띠끌란이 아니라 칼리보로 한 것은 순전히 비용 때문이다. 저가 항공사 중 까띠끌란으로 운항하는 건 SE-AIR 밖에 없었는데 가격이 3천페소가 넘는다. 반면 칼리보로 운행하는 제스트 에어는 1200페소 근방 짜리가 하나 나온 거다! 하루에 한 편 새벽6시 비행기만 그랬다. (조조할인? 후후...) 칼리보에서 까띠끌란까지는 구글어스로 봐도 제법 거리가 있어서 연결이 잘 될까 했었는데 순전히 기우였다. 공항에 내리기가 무섭게 연결 밴이나 버스를 운행하는 여행사 안내원들이 접촉해 왔고 공항 밖은 연결편들로 북적댔다. 깔리보 공항은 순전히 보라카이 연결을 위한 성격이 크구나 라는 느낌이 드는 순간이다. 내 상상 속의 보라카이는 꽤 환상적인 곳이었다.. 2010. 1. 30.
06. 여행 시작, 그리고 불안감 가. 여행 첫날, 마닐라 NAIA3 공항에 도착 해서 출국장을 나왔는데, 어찌해야 할 지 난감했다. 처음으로 여행을 떠나 온 그런 심정. 왜일까? 오늘 내겐 예약되어 있는 숙소도 있는데. 출국장 바깥에 있던 경비원에게 알고 있던 지식을 확인하려 물어 본다. "Where can I take nissan taxi?" "Yello cab?""Yep!" "Go straight, at the corner." "Thank you" 그렇구나. 물어 보면 반짝 시원해지는 거였는데. 내 난감함의 '실체'는 이런 건가? 숙소는 Townhouse hotel. 호텔이라기엔 많이 게스트하우스스러운 곳이다. 독특한 것은, 이곳의 방들이 모두 제각기 특징이 있단 점이다. 사방이 꽉 막힌 골방같은 곳부터 기둥 때문에 이상한 모양을 .. 2010. 1. 30.
05. 지배자의 문화였던 가톨릭을 받아들인 필리핀 사람들 1. 필리핀은 왜 침략자의 종교를 온전히 받아들여 온 인민들이 열광하는 종교로 만들었을까? (만일, 우리나라가 일본의 신토를 열렬하게 종교로 받아들인다면 어떨까?) 2. 필리핀이라는 이름 자체가 에스빠냐 왕인 펠리페에서 온 것인데, 왜 문제 삼지 않을까? (만일 우리 나라의 명칭이 “히로히토”라면 어떨까?) 3. 필리핀 사람들은 왜 마젤란과 마젤란을 죽인 라푸라푸에 대해 동시에 호감을 가질까?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토 히로부미와 안중근을 동시에 사랑한다면 어떨까?) 오랜 세월 동안 한 나라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가져 왔고 기본적으로 민족주의적인 시각을 가진 ‘나’ 라는 사람이 가지는 의문이 괄호속에 있다. 그러나, 입장을 필리핀에 놓고 조금만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 사람과 필리핀 사람 간의 다른 차이만큼 인.. 2010. 1. 30.
04. 필리핀은 영어 국가일까? 영어는 미국의 영향에 의해 도입되었으며 교육, 정치, 상업분야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언어이다. 필리핀의 역사를 살펴보면 필리핀이 왜 영어 역시 공용어로 쓰게 되었는지 이해가 된다. 바로 여러 언어의 혼재 문제다. 단일한 문화를 유지하던 주변국과 달리 섬 간의 교류가 전무했던 역사적인 사실로 인해 필리핀에는 여러 언어가 있었다. 언어학자 '리차드 핏만'의 조사에 따르면 필리핀에는 55가지의 토착언어와 142개의 사투리가 있다고 한다. 필리핀의 모든 토착언어는 말레이-폴리네시아어를 기본으로 하며, 그 중 마닐라 근처 따갈로그 지방에서 주로 사용하는 언어인 따갈로그어가 가장 많이 사람들에게 사용되고 있었다. 이 따갈로그어는 1935년 필리핀 연방시대의 대통령이었던 '마누엘 케손' 대통령에 의해 영어를 대체할 .. 2010. 1. 30.
03. 필리핀의 역사 둘러보기 필리핀인들의 문화적 습관과 생활 모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실제 답사와 더불어 그들이 살아 온 역사를 관찰하는 것이 가장 빠를 거다. 이 부분엔 여행 후 느끼게 된 내용을 미리 조사했던 내용에 덧붙여 작성했다. 가. 역사 이전 오랜 옛날부터 중국과 베트남, 인도와 말레이에서 일단의 사람들이 필리핀 군도로 들어왔으며 원주민인 네그리또족은 여러 지역에 흩어져 살고 있었다. 너무나 많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 데다 화산군도 지형의 특성상 섬과 섬, 지역과 지역 간의 왕래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국가의 개념은 전무한 상태였다. 서로 공통점이 없는 공동체들은 사냥, 채집, 어로, 벼농사를 하며 옮겨 다니며 생활했으며 다투(추장)의 지도 아래 바랑가이(부락)를 형성하였다. 16세기까지 이 바랑가이가 가장 높은 정치 단위.. 2010. 1. 30.
02. 필리핀이 궁금해! 요즘 부쩍 필리핀으로 어학연수를 떠나는 아이들이 많아졌다. 가까운 영어권 나라이며, 미국이나 캐나다에 비해 물가는 엄청 싼 데다 어학 교육 시스템 체계가 잘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마닐라에서의 일상을 담은 에세이집인 ‘바닐라 향 마닐라’에 살짝 비추어져 있는 1:1 튜터와 함께하는 그들의 어학교육 방식은 참으로 부럽다. 그런데 필리핀이라는 나라, 의아하다. 아시아 국가인데도 공용어가 영어다. 물론 싱가폴도 있지만 그곳은 도시국가이며 무역항으로 유명했기 때문에 그렇다 치고, 여기는 번듯한 나라인데도 공용어가 영어라니. 국어로 인정되는 따갈로그어란 것도 있지만 원래 마닐라 주변 따갈로그 지방의 언어에 스페인어와 영어를 살짝 더해 만든 것이니 그들의 원래 언어는 없는 것일까? 그리고 가톨릭국가란 점. 이건 .. 2010. 1. 30.
01. 2010 필리핀 여행 루트  당초의 여행 루트는 Manila - Cebu - Negros 순으로 문화와 자연 환경을 둘러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유일하게 가지고 있는 여행 지침서인 론리 플래닛 Lonely planet 으로는 전체적인 일정을 미리 구상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느꼈다. 한국이나 일본 여행 책자들의 경우 다루는 곳은 적지만 추천하는 여행코스에 대해 자세한(때로는 지나친) 도움말을 주는 반면, 론리는 광범위한 지역에 대한 정보를 나열하고는 있지만 상황 대처하는 데 있어 친절하지는 않은 편이기 때문이었다. 사실 그런 것이 진정한 여행의 묘미를 살리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여행에 대해 세세한 부분까지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나와는 달리 경아씨는 여행의 묘미란 현지에 가서 부딪혀 보는 것이며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나름의.. 2010. 1.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