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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제주여행

12/10(일) 식산봉,오조포구(웰컴투삼달리),너븐숭이,서우봉,원당봉

by Anakii 2023. 12. 17.

[일정]

식산봉 - 오조포구산책로 - 세화오일장 - 함덕제라진밥상 - 너븐숭이 4.3 기념관 - 서우봉 - 오드랑베이커리 - 원당봉 - 마트로탑동점 - 애월바다향기민박

🍴 제라진밥상 함덕점 (5) 8900원에 이런 혜자롭고 맛있는 뷔페가? 초밥,튀김 스페셜리스트
🍴 오드랑베이커리 (5) - 너무나도 속이 편한 고르곤졸라 빵
🏠 애월바다향기민박 (작지만 깨끗한 방. 간이 주방.  2박 70000원) 


아름다운 리조트는 우도를 바라보는 송난 해변에 면해 있다 성산일출봉에서 우리는 일출을 보기에도 좋은 숙소다 어제 저녁 데쳐 놓은 문어와 흑돼지를 넣어서 오동통면을 끓였다 엄청 진한 맛이 난다 문어와 흑돼지는 이제 거의 물릴 것 같다 잔뜩 먹고 요구르트에 샐러드까지 먹었다.

식산봉

 

성산 포구에 솟은 야트막한 오름 66m다. 왜구에게 군량미가 쌓여 있는 것처럼 보이게 위장했다 하여 식산봉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왜구들은 우도에 많이 숨어 있었다고 하는데 주로 성산 쪽으로 침공했다고 한다. 식산봉 주변으로 오조포구 산책로가 잘 되어 있어 걷기에 좋다. 내비에 오조포구를 검색하면 포구 바로 앞 주차장에 차를 세울 수 있다. 오조포구는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포구다. 식산봉은 식생이 아주 다양하고 울창한 숲을 걷는 느낌이다. 노란 무궁화라고 불리는 멸종 위기 야생 식물 2급 황근의 자생지이기도 하다. 식산봉을 걷는 내내 상쾌하고 시원한 느낌을 받았다. 식산봉에서는 우도와 성산 일출봉을 멋지게 조망할 수 있다. 식산봉을 한 바퀴 돌고 오조포구 산책로를 다 돌아보는데 1시간 정도 걸렸다. 거리는 2km 정도.

세화 오일장 

아주 복잡하고 손님들이 많다. 5일장 건물 바깥까지 상인들이 많이 진을 치고 있다. 수산물은 여전히 싱싱하지만 가격은 싸지 않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관광객들도 엄청나게 많았다. 시장 바깥쪽 귤섬마켓 호준청과에서 레드키위 소과 5kg 3만원 2박스와 중과 4만원 1박스를 구입해 어머니댁으로 택배보냈다. 택배비 5천원, 3박스까지 묶어 보낼 수 있다고 한다.
덤으로 중과 키위와 감귤을 주셔서 하루 동안 잘 먹었다.

함덕 제라진밥상

제주산 생산물로 꾸리는 밥상. 한식뷔페다. 고작 8,900원에 저렴한 가격 인데도 탕수육과 생선구이 초밥 수육 등 여타 한식뷔페와는 조금 격이 다르다. 비빔밥을 만들어 먹을 수 있게 나물들도 잘 준비되어 있다. 보리 비빔밥을 만들었는데 너무 맛있었다. 생선은 바삭한 느낌이 거의 일식집 튀김 같았고 제주산 돼지로 만든 탕수육 역시 중식당의 탕수육급이었다. 꽤 배불리 먹었는데 속은 아주 편했다. 다음에도 또 찾아갈 집이다.

너븐숭이 4.3기념관

<기념관 자료 발췌>
4.3 시절 민간인 대규모 학살지 조천 북촌리에 세워진 기념관. 조천에는 일제 시대에는 항일운동가가 많았고 해방 후에는 인민위원회를 중심으로 자치 조직이 활성화 됐던 곳이다. 4․3 와중에 많은 청년들이 토벌대의 횡포를 피해 피신하면서 엄청난 희생자를 냈다. 1948년 12월 16일에 민보단을 조직해 마을을 지키고 토벌대에 협조하던 24명의 주민들이 느닷없이 군인들에 끌려가 동복리 지경 "난시빌레"에서 집단 총살 당했고 1949년 1월 17일, 세계사적으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고 4․3 당시 단일 사건으로는 가장 많은 인명 희생을 가져온 북촌리 학살 사건이 북촌국민학교를 중심으로 한 동서 쪽 들과 밭에서 자행되었다. 이 날 북촌리 마을에 있었던 남녀노소 400명 이상이 한 날 한 시에 희생되었다. 명절처럼 제사를 한날 한시에 지내는 북촌리에는 너븐숭이 애기무덤 등 당시의 상황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많은 흔적들이 있다.

일본에서 해방된지 몇 년 되지 않아 해방된 조국의 군인과 정치인에 의해서 학살이 자행된 사실에 새삼 소름 끼쳤다. 이 북촌에만도 430명 이상의 사람들이 학살되었고 전체 제주로 따지면 4.3사건에 의해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람만 만오천명이지만 추정된 희생자는 3만에서 8만까지로 본다고 한다. 거의 제주도민들 모두가 이 학살 희생자와 관련된 것이다. 이 후 4.3 학살은 의도적으로 감춰졌고 피해를 주장하는 것조차 좌익이라면서 탄압을 받았는데 노무현 대통령 때 잠깐 명예가 회복된 이후 박근혜 대통령 때 국가 기념 사업화 되었지만 여전히 우파 정당들은 4.3을 공산 폭도들의 반란이라고 하여 제주도민들의 가슴을 무너지게 한다.

단죄 없는 역사적 평가는 취약하다. 언제 다시 날조되어 뒤집힐 지 몰라. 4.3, 여순, 광주와 더불어 세월호와 이태원참사에 이르기까지. 

 

서우봉

 

함덕바다의 멋진 풍경을 왼편으로 하여 서우봉 둘레길을 걸었다. 탁트인 언덕 길이 이어지다가 야트막한 관목이 터널을 이룬 예쁜 길을 통과해 일단 통행이 금지된 장소에 도달했다. 여기서부터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조금은 위험하기도 한 서우봉 등산길이 이어진다. 길이 약간 미끄럽고 붙잡을 것이 없어서 오르다 뒤를 돌아보면 섬찟해지기도 한다. 오르막 끝에서부터는 평평하게 이어진 길로 망오름 정상까지 갈 수 있다. 정상은 넓은 초지다. 벤치 몇 개가 있고 제주 북동쪽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둘레길과 망오름길 포함해서 1시간 정도, 2km 걷는 시원한 길이다.

함덕 로컬 빵 맛집인 오드랑 베이커리에 들렀다 역시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고르곤졸라빵과 블루베리 타르트를 주문해 왔다. 고르곤졸라 빵을 먹어 보니 이건 정말 제대로 만든 빵이다. 빵만 먹으면 속이 쓰려지는 나도 먹을 수 있는 빵.

 

원당봉

 

분화구에 문강사(절)가 자리 잡았다. 분화구는 절의 연못이 되었다. 문강사 주차장에 차를 대고 문광사를 휘감는 원당봉 분화구 둘레길을 걷는다. 한 바퀴 1km 도는데 30분 정도 걸린다. 이곳은 울창한 숲이 시원스럽고 다양한 식생을 볼 수 있는 매우 풍요롭고 힘 나는 오름이다.

제주 올 때 항상 들르는 마트로 탑동점에 갔다. 수산물과 미리 만들어 놓은 밀키트들이 괜찮은 곳이었는데 오늘은 그렇게 특이한 건 없었다. 초밥 두 줄과 20% 할인하는 도다리회를 사 왔다.  모두 각각 만원대 초반이고 회 품질이 매우 좋았다. 하지만 복잡한 제주 시내를 통과해야 되는 탑동점은 이젠 바이바이. 오히려 제주 통과시 구입할 것이 있다면 외곽의 제스코마트를 거쳐 가는 게 낫겠다.

애월 바다향기 민박에 왔다. 주방 시설과 소형 냉장고 전자레인지가 갖춰진 방이지만 좁은 모텔방만큼 작다. 물론 35,000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해 보면 불평할 수 없는 숙소다. 냉장고는 작았지만 웬만한 음료수들이 다 들어가 갈 수 있었고 욕실은 더운 물이 아주 잘 나왔다. 멀리 애월 바다도 보이고 베란다를 예쁘게 꾸며 놓았다.

숙소에서. 삼달리를 찾다.

어젯밤, 제주를 배경으로 한 새로운 드라아 '웰컴 투 삼달리'를 봤다. 그런데 오늘 아침 오조포구 앞 버스정류장 이름이 삼달인거다. 어? 여기가 삼달리야? 어제 본 드라마의 지명이라니? 다시 넷플릭스에서 웰컴투 삼달리를 켜 봤는데 오프닝 부분에 우리가 본 정류장과 가게 모습이 나오는거다. '럭키편의점'이라고 나왔었다. 아... 여기가 삼달리였구나. 신기하다... 생각했는데 경아의 날카로운 일침.

"거기, 버스가 다닐 수 있는 길이 아니잖아. 혹시 드라마 촬영을 위해 정류장을 만든 것 아닐까?"

그래서 제주에서 삼달리를 찾아 봤더니 과연, 삼달리는 중산간에 있는 지명이다. '우리들의블루스' 드라마의 고두심 삼춘의 집이 있던 곳. 경아의 날카로운 분석이 빛을 발하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