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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제주여행

12/7 (목) 거린사슴오름, 고지천 협곡, 하논, 소정방폭포, 기당미술관

by Anakii 2023. 12. 16.

[일정]

거린사슴오름(30분) -  법정사 고지천탐방(35분) -  숙소 - 하논방문자센터 - 보목해녀의 집 - 소천지 - 소정방폭포 (소라의성) -  서복공원 - 기당미술관 - 서귀포매일올레시장 - 홈플러스 - 추억의숲길 - 시오름입구 - 저녁바베큐

🍴 보목해녀의집 (4) 옛 방식 자리물회. 2인 26천원. 넉넉한 양, 적응 잘 안되는 맛.
🍴 아이브리조트 바베큐장(5) - 1만원에 숯 제외한 모든 준비 완료. (그릴, 야외테이블, 장갑, 가스, 토치 등등)


아침으로 오동통방어라면 1개와 햇반 1개로 든든히 먹었다. 방어라면은 여전히 비리지 않고 깔끔하다.

거린사슴오름

거린사슴전망대가 숙소에서 가까워 거린사슴오름에 올라보기로 했다. 전망대는 1100도로 변에 있고 주차하기에 좋다. 전망대 바로 옆에서 오름이 시작되었다. 10여분 가파른 길로 오르면 분화구 둘레길로 도달한다. 가벼운 아침 산책로다. 정상에서는 한라산 남벽이 아주 가깝게 보였다. 

 

고지천 탐방

산록3교 아래 파여진 거대한 협곡, 뭔가 있을 것 같아 찾아 보니 고지천이라는 협곡이다. 효돈천 만큼 멋있을지? 검색했더니 여름에 재미있게 탐방한 글들이 여럿 있다. 블로그 글에 나타난 경로를 생각하며 법정사 옆을 통해 협곡으로 내려갔다. 과연 멋진 협곡이다. 효돈천 못지 않네.

경아가 콩알만하게 보인다~~

풍경에 취해 협곡을 오르다 압도적 풍광과 맞닥뜨렸다. 거의 7~8m는 됨직한 깊이로 파인 거대한 공간. 괴물이 아가리를 벌린 듯 파인 협곡동굴, 주변의 무시무시한 바위들. 여름 장마 때 이곳에 물이 차면 무시무시하겠는데? 거대한 폭포도 형성될 거고. 철제 울타리 구조물들이 가운데 널브러져 있고 동굴 안쪽 천정에는 나뭇가지들이 어지러이 박힌 것으로 보아 이 거대한 공간에 물이 완전히 차는 것 같았다. 주변의 바위를 보니 동굴 천정 부위에서 깨져 나온 듯 했다. 안전하지 않은 곳이라서 자리를 피했다. 내가 경험한 제주 협곡 가운데 최고의 두려움을 주는 곳이었다. 

법정사 근방 무오법정사 주차장은 한라산 둘레길과 연결되는 곳이다. 이곳의 안내인은 고지천 이야기를 듣더니 드론으로 출입단속하는 지역이라고 한다. 벌금이 크다는데? 한라산 국립공원 관리소에 알아봐야겠다

12/20일 15시 경 제주120 만덕콜센타에 문의하니 모른다. 하천관리국으로 연결해 주었다. "고지천이나 효돈천 등 계곡 트레킹하는데 어떤 허가절차가 필요한지 문의드립니다"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 못하신다.
"불법 행동이 아니고 그냥 걷는 거라면 아무 사항 없습니다"
"둘레길 관리하시는 분이 700고지 이상 계곡을 트레킹하다 드론으로 찍히면 벌금이 크다는데요?" 전
혀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일단 문제 없다는 것만 확인하고 통화 종료.

연합뉴스 기사 하나
"제주도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드론을 활용해 한라산국립공원 전 구역에서 불법 입산, 희귀식물 또는 임산물 불법 채취, 흡연, 음주 등 각종 위법행위를 감시한다고 17일 밝혔다."

 

하논 방문자센터

우리 나라 최대의 분화구이며 마르형 분화구다. 지하 깊은 땅속의 가스 또는 증기가 지각의 틈을 따라 한 군데로 모여 한번에 폭발하여 생성된 분화구인데 지표면보다 낮게 형성된 화산체이다. 하논이라는 이름은 큰 논이라는 뜻으로 500년 전 부터 화구호의 물을 빼 논을 만들어 농사를 지어 제주도에서 보기 드문 쌀농사 지대가 되었다. 방문자센터는 닫혀 있었고 바닥의 논에는 아주 키가 작은 볏짚들이 보였는데 이곳에서 재배된 쌀을 먹어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루에 1000~5000리터의 용천수가 용출되는 작은 저수지가 있고 이곳에서 논 쪽으로 물을 공급한다. 분화구 아래 풍경은 아주 일상적인 벼농사지역의 풍경이다. 

보목 해녀의 집 자리 물회

보목포구엔 이곳과 어진이네 횟집이라는 두 횟집이 자리물회로 유명하다. 어진이네가 좀 더 현대적이라면 이곳은 좀 더 전통적이라고 해서 왔다. 자리물회 2인 26천원. 자리젓과 나물 김치로 구성된 밑반찬은 아주 토속적인 맛이다 자리 물회 역시 큰 대접의 이인분이 그득히 나왔는데 약간 거친 식감에 된장 베이스 육수가 조금 낯설었다 제주식 음식을 먹어본 것에 만족해야지 뭐.

소천지

2020년 여행 때 들렀던 소천지에 갔다 바람이 많이 불었다 물은 맑았지만 스노클링 같은 걸 하러 들어갈 정도는 아니다 물속에 그리 볼 것이 많지 않다 멋진 풍경이긴 하지만 제주의 워낙 멋진 풍경이 한둘이어야지 가벼운 산책만 하고 나왔다 

소정방폭포와 소라의 성

왈종 미술관에 가려고 했는데 미술관 크기에 비해 관람료가 만원이라 그냥 나왔다. 정방폭포 주차장에 소정방폭포로 가는 오솔길이 있어서 가 봤다. 오른쪽으로 바다를 보며 걸어가는 산책로다. 중간에 소라의 성이라는 건물이 나왔는데 지금은 시민 북카페로 쓰고 있다.  따뜻하고 탁 트인 뷰의 실내에 읽을 만한 책들을 다수 비치해 놓아 쉬어가다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소라의 성을 나오니 곧바로 소정방 폭포다. 자연적으로 형성된 폭포를 조금 손을 봐서 정비해 두었다. 주변에 올 일 이 있다면 한번 들러볼 만한 장소다 

 

서복공원

불로의 명약을 찾아오려는 진시황의 명에 따라 동방을 여행하던 서복이 찾아온 제주도. 그 서복의 전설을 모아둔 곳이 서복기념관이다. 서귀포라는 명칭이 서북이 돌아간 포구다 라는 뜻이라는 말도 있다. 입장료는 무료이고 정원은 예뻤지만 중국풍의 전시관은 그다지 볼 것이 없었다. 아마 예전에 제주를 많이 찾던 중국 관광객들을 위한 장소겠지.  

기당미술관

기당미술관은 제주도가 고향인 재일교포사업가 기당(奇堂) 강구범 선생에 의해 건립되어 서귀포시에 기증되었으며 1987년 7월 1일 개관하여 전국에서 최초로 건립 개관한 시립미술관이라고 한다. 
오늘은 20여년 간 명예관장으로 재직했던 고 변시지 화백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제주와 말, 바람, 주인공의 초가, 주인공이 반복적으로 작품에 나타난다. 역동적인 바람의 느낌과 살기 힘든 척박한 제주의 환경이 그림의 절절히 드러났다. 몇 작품은 감동적이었고 시각으로 촉각을 느끼도록 해 주었지만 대부분의 작품 표현방식과 주제가 유사하여 조금 지루하기도 했다. 

서귀포매일올레시장에 갔지만 빵집 정옥제과 한 군데를 제외하고 눈길을 끄는 곳은 없었다. 올래시장은 이번으로 끝. 정옥제과의 빵들은 천원이라는 가격이 이해가 안될 만큼 고품질이다. 직접 만든 단팥을 이용한 빵이 천원이라니. 맛도 아주 편안하게 좋았다. 

서귀포 홈플러스에서 오늘 바베큐 껴먹거리로 아르헨티나 홍새우를 할인해 샀다. 15천원에 꽤 푸짐하다. 서귀포 치유의 숲 추억의숲길을 잠깐 걷다가 시오름을 오르기 위해 서귀포 치유의 숲 방문 예약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내일 날짜로 얼른 예약했는데 서귀포신문 기사에 시오름 오르는 옛길이 있다는 정보를 얻고서는 그대로 찾아가 봤더니 과연 차로 올라갈 만했기에 담날 아침, 예약을 해지했다.

 

저녁바베큐

이틀 미뤘던 바베큐를 오늘 했다. 비닐천막으로 된 바베큐장 식탁과 그릴, 1회용 석쇠, 가스, 장갑, 토치 등등을 제공해 주니 아주 간편했다. 마켓프레시에서 구입한 2600원짜리 숯을 통째로 넣고 불을 피웠다. 숯이 약간 모자란 듯하여 어제 다른 팀들이 남기고 간 그릴 속 숯을 조금 더 넣었다. 숯불이 준비되기를 기다려 석쇠를 깔고 고기와 새우를 놓았다. 새우가 얼어 있어서 먼저 가장자리에 놓아 녹였고 7 센티 두께의 오겹살과 1.5cm 두께의 목살을 올렸다. 둘 다 마켓프레시에서 구입한 무항생제 제주돼지다. 목살은 꽤 잘 익었지만 오겹살은 도통 익지를 않아 계속 뒤집어가며 익히는데 거의 3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연기가 사람 쪽으로 계속 와서 영 부산스럽다. 겨우 익힌 목살과 새우를 좀 까먹다 오겹살도 잘라 먹어봤는데 금세 느끼해졌다.  적당히 불맛나게 굽고 잘라서 용기에 담아 숙소로 들어왔다. 번잡하다. 

새우는 만 오천원어치. 저렴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