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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22-23(운유, 휴직)

4/29(토)~30(일) 강화 Big bird race

by Anakii 2023. 5. 1.

우리나라에서 강화 탐조클럽이 최초로 연 버드레이스. 이제는 고창이나 서산버드랜드에서도 한다고 한다. 24시간동안 새를 찾아서 기록하고 갯벌키퍼스에 올리면 득점되는 레이스. 강화에서 하루를 보내는 일이다.

이웃 김영기형님과 김현님께서 운영진으로 있는 강화탐조클럽의 버드레이싱에 초대를 해 주셔서 참여하게 되었다. 쇠기러기와 큰기러기 구별, 흰뺨검둥오리와 비오리 구별만 가능한 초보 탐조자가 고인물들이 즐비한 탐조클럽 레이싱에 참여한다는 말. 영기님은 단지 트레킹 한다 생각하고 참여하라고 했지만, 탐조클럽의 베테랑 오필만님이 리딩하는 팀에 들어가는 일이라서 보통 일이 아닌 거였다. 짐만 되지 않을까...

9시에 화도의 SCG 그레이스힐 서울도시가스 연수원에 모였다. 도시락 하나씩 들고 오리엔테이션 겸 설명을 들은 후 출발했다. 

비가오고 바람이 많이 분다. 반팔에 바람막이만 입은 우리들은 엄청 추웠다. 강화 남해안으로 가니 도요와 갈매기, 저어새는 엄청 많은데 안찍힌다. 어둡고 너무 멀다. 형체만 알아볼 정도다. 비오리와 넓적부리오리, 각종 도요새들이 거의 300m밖에 노닐고 있다. 고배율 줌으로 하면 셔터속도를 1200이상 놓아야 하는데 그러자니 감도를 높여야하니 찍히더라도 해상도가 엉망. 경아는 쌍안경으로 탐색하고 새를 발견해서 내게 알려주면 나는 찍는 일을 반복했다. 

점심을 차안에서 먹고 논으로 갔다가 농수로 따라서 탐색했다.  하도 차를 자주 이동하고 농수로를 주로 이용하기에 흔히 가던 강화도였지만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다. 찾은 새가 얼마 없어 새들이 많이 보인다는 광성보에 갔다. 광성보에 바람이 많이 불었다. 바람 많이 부는 날과 비오는 날은 새들도 출근을 잘 안한다고 한다. 바람타는 아이들이니 그럴만도 하지.

시간만 하릴없이 보내고 광성보 근처 갯벌을 좀 더 살피다 저녁시간 쯤 되어 철수했다.  11시부터 5시40분까지의 강행군. 오늘 내가 찍은 새는,

저어새무리와 쇠백로, 청머리오리, 넓적부리, 큰뒷부리도요, 중대백로, 촉새, 알락할미새, 황조롱이, 해오라기, 왜가리, 발구지, 알락오리, 황오리, 알락도요, 노랑부리저어새, 댕기흰죽지, 민물가마우지, 물총새, 학도요, 청다리도요, 박새, 직박구리, 저어새, 깝작도요, 곤줄박이, 찌르레기, 제비의 27종.

저녁식사는 아주 맛있었다. 춥고 힘들었으니 아마 그럴 만 한 일. 집에서보다 밥을 더 많이 먹고도 속이 편했다. 저녁엔 찍은 사진을 폰으로 옮겨 정리했다. 146장이 88장이 되었다. 탐조인의 밤이 7시30분부터 9시30분까지 진행되었는데 탐조능력평가 45문항의 난이도는 내게는 지옥이었는데도 탐조클럽 사람들에게는 즐거운 경험이었다는 놀라운 사실. 그 시간을 함께 보내는 데 무척 이질감이 느껴졌다. 

담날 아침 6시, 김밥을 지급받고 출발했다. 오늘은 11시까지 찍은 사진이 인정된다. 어제와 달리 맑았지만 여전히 춥다. 이웃인 김영기님이 빌려주신 오리털 얇은 패딩을 입었는데 하나도 안 덥고 포근하니 좋았다. 

몇 군데의 농수로를 탐색하다 전등사에 갔다. 어제 희귀조가 출몰했다는 곳. 나는 바닥을 기는 방울새와 나뭇가지의 박새를 찍은 게 다다. 숲새들은 좀체로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다. 전등사를 나와 농수로 따라 탐조하다가 정수사 부근에 갔다. 오필만님은 숲으로 들어가고 나머지는 정수사를 따라 올라가며 탐색했다. 일단 얼굴을 보기도 힘들 뿐 아니라 잦은 이동으로 초점 잡기도 전에 사라져버리는 새들. 그런데 길가 관목에서 손가락만한 새 둘이 파닥거리는 걸 봤다. 일단 초점을 잡고 기다리니 한 녀석이 빼꼼 얼굴을 내밀어 포착 완료. 흰머리 오목눈이다. 희귀한 새인데 우연히 내 카메라에 잡혀 주다니. 아마 두 마리가 서로 나잡아봐라~ 하면서 놀고 있었던 거라 추정했다.  다시 길 따라 올라가다 전봇대 주변의 쇠박새 포착. 그리고 민가 근처 구조물에 앉은 곤줄박이를 포착했다. 

11시에 도착해 사진을 적당히 건네고 식사를 하고 나서 1시까지 팀 대표가 업로드를 한다. 우리 팀은 68종을 찍었지만 업로드 속도가 너무 느려 58종만 업로드하게 되어서 팀 리더 오필만님이 무척 상심했었다. 1시 30분부터 열린 저어새와 물새에 대한 연수. 어제 추위에 떨고 오늘 새벽부터 움직인 결과 잠이 폭탄으로 쏟아진다. 다들 열심이 재미있게 듣고 있는데 나와 경아씨는 거의 모든 시간 동안 잤다.  강사님께 죄송스럽다...

오늘 내가 찍은 새는,

쇠오리, 좀도요, 붉은머리오목눈이, 밀화부리, 박새, 방울새, 물닭, 알락도요, 흰머리오목눈이, 쇠박새, 곤줄박이의 11종.
어제 오늘 중복된 것을 빼면 이번 빅버드레이싱에서 내가 찾은 새 종류는 35종.

의외로 많지만 아마 전문가 오필만님이 콕 찝어 준 포인트만 다녀서 낼 수 있었던 결과겠지. 대부분의 새들은 이번 행사로 알게된 새였다. 

이번 경험을 통해 알게 된 것.

1. 숲새 탐조는 어렵다.
2. 내 카메라 사용법과 위치 확인법
3. 탐조클럽에서 적응하려면 매니아가 되어야 하는구나. 우린 안되겠네. 등등.

 

4/29 탐조

저어새무리와 오른쪽의 쇠백로
청머리오리
넓적부리
큰뒷부리도요
중대백로
촉새
알락할미새
황조롱이
해오라기
왜가리
발구지
알락오리
황오리
알락도요
노랑부리저어새
댕기흰죽지
민물가마우지
학도요와 청다리도요
학도요
청다리도요
박새
직박구리
저어새
곤줄박이
깝작도요
찌르레기
제비

4/30 탐조

쇠물닭
좀도요
붉은머리오목눈이
밀화부리
박새
물닭
방울새
알락도요
흰머리오목눈이
쇠박새
곤줄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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