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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국내여행

2/2(목)~2/3(금) 여우 관찰, 제천 의림지, 박달재

by Anakii 2023. 2. 5.

📷 앨범링크

🚙 : 2/2(목) 영주 여우생태관찰원 - 오며가 - 영주365시장 봉화분식 - 의림지 - 제천시장 - 앙트 - 제천오슬로​
2/3(금) 제천 박달재 목각공원 - 원주 강원도막국수

🥄 : 오며가 (뼈해장국 10.0) : 깔끔하고 맑은 국물, 푸짐하고 부드러운 고기. 와우!
영주 365시장 봉화분식 (생선전/튀김 6개 5.0) : 생선전이 스테이크다. 최고!
원주 강원도막국수 (9.0 곱배기 10.0) : 언제나 이곳은 최고다. 물곱,비빔 추천


참고 : 국립공원 기자단의 여우탐방안내  국립공원탐방프로그램 안내
여우탐방 예약하기 : 국립공원 예약시스템 에서 야생생물보전원 검색하여 예약할 수 있다. 


 

편안하게 잠 자고 8시경 일어났다. 실내레인에서 수영하거나 아이들에게 명상 안내하는 등 편안한 꿈들을 꾸었다. 카카오홈트로 아침 운동을 하고 실내에 마련된 진라면 컵으로 간단히 아침을 먹고 9시40분경 숙소를 나섰다.
오늘은 이번 여행의 주 목적인 여우를 탐방하는 날. 소백산에 있는 국립공원연구원 중부보전센터에서는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한국 여우를 복원해 매년 자연으로 방사 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여우생태관찰원에 9시40분경 도착, 근무자를 기다려 10시에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여우는 태어난 직후에 강아지 모습이지만 시간이 지니면서 고양이처럼 눈동자가 세로로 변한다고 한다. 개과 동물이지만 사냥을 위해 높이 점프 하는 등 고양이의 습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체구가 8~10kg 으로 작다. 중소형견 정도의 크기다.  소백산이 백두대간의 가운데 있어 종의 확산이 쉽기 때문에 중부보전센터에서 복원을 맡았고 매년 지속적으로 방사하여 현재 부산과 파주까지 이동한 개체도 발견된다고 하는데 많은 개체가 올무에 걸리거나 로드킬로 죽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올무에 걸려 부상당한 개체는 다시 센터로 데려와 보호한다. 

여우 탐방에 앞서 종 다양성에 대한 영상을 시청했다. 하나의 종이 다른 종과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으며 살기 때문에 인간이 지구에서 자연의 조화를 누리며 살기 위해서라도 종 다양성 확보에 노력해야한다는 내용이다. 국립공원 북부보전센터(설악산 생태탐방원)에서는 산양을 복원하여 꽤 성공적으로 방사하였고  남부 보전센터(구례 지리 산 생태탐방원​)에서는 반달가슴곰을 복원하여 지리산에 이미 방사를 완료했었다. 

영상 시청 후 여우를 보러 나갔다. 여우가 살아가는 생태환경에 맞게 민가 근처의 언덕 지형에 여러 칸막이를 나누어 보호가 필요한 환경별로 분리 관리하고 있다. 가장 앞쪽은 상처가 나거나 다리가 절단된 여우들을 보호하고 있으며 가장 위쪽 구역에는 출산을 앞둬 민감해진 여우들이 있어서 출산기인 겨울에는 위쪽 구역까지 탐방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망원 렌즈를 챙겨 갔기 때문에 여러 구역에 있는 여우들을 잘 관찰할 수 있었고 개과기 때문에 여름에는 더위를 타 굴 속에서 잘 나오지 않는다고 하는데  추운 겨울에는 여우들의 활동을 조금은 더 잘 볼 수 있다고 한다. 특히 탐방 마지막 타임인 4시에 활동이 가장 활발하다고 했다. 
여우들은 제법 활동적으로 움직였다. 다리가 하나 잘린 개체도 큰 불편 없이 이동하고 있다. 먹이가 공급되고 보호 받는 환경에서는 생존에 문제는 없어 보였다. 맨 위쪽 개체들은 탐색하듯 우리를 지켜보았다. 크기가 작고 사람들을 경계하기 때문에 인명 피해는 안나는데도 사람들은 예전부터 가진 여우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으로 인해 방사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기도 한다고 한다.

 

40분 정도 탐방 시간을 마치고 나와 영주 시내 '오며가'에서 뼈해장국으로 점심을 먹었다. 맑은 갈비탕 느낌의 육수가 깔끔하고 뼈가 매우 푸짐했다. 배불리 먹고 남아 0.5인분 정도는 준비한 그릇에 담아왔다.
365시장에서는 작년에도 갔었던 봉화분식에서 생선전과 튀김 등등 6개 5천원에 구입했다. 튀김도 맛있고 특히 생선전이 두툼해 스테이크 느낌이 날 정도. 다음에도 꼭 사먹어야겠다. 

여우생태관찰원에서 장갑을 주고 갔다고 전화가 왔다 얼마전에 찾은 동아시아의 가죽 장갑이다 찾으러 갔다 오는 길에 풍기 하나로마트에서 맛있는 대강 청 동동주 몇 개를 구입해 왔다.

제천 가는 길 단양팔경 휴게소에서 산 오미자즙이 매우 인상적이고 돼지감자 엿도 아주 부드럽고 맛있다. (인터넷구매)



제천 의림지는 삼한시대에 만들어진 대표적인 저수지로 김제 벽골제 와 밀양 수산제 와 더불어 가장 오래된 3대 저수지다. 제천의 옛 지명인 내토는 둑이라는 의미이고 충청/경기를 일컫는 호서라는 말은 의림지의 서쪽이라는 데서 유래되었을 정도로 유서 깊은 저수지다.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오래된 소나무 고목들이 저수지 주변을 둘러싸 신비로웠다. 소나무 터널 사이를 산책 하는 길이 멋지다. 의림지 역사박물관 옆에는 '누워라'정원이 있다. 여러 가지 형태로 누워서 쉴 수 있는 공원이고 설치미술들이 많았다. 해먹에도, 그물에도 누워 멍때릴 수 있는 아름다운 장소다.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공간이구나. 다만, 아무도 누워 있지는 않았지만. 

숙소에 일단 체크인하고 시장구경을 나섰다. 편도 1.4km정도니 걸을 만 한 거리다. 제천역 앞 대로를 따라 걸었는데 아무리 평일이라 해도 업무시간인데 문을 닫은 점포들이 많고 무척 한산했다. 제천은 중앙시장, 내토시장, 동문시장이 일렬로 연결되어 있고 시장골목도 한 길의 단순한 구조다. 중앙시장의 가게들도 손님이 거의 없다. 제천 빨간오뎅이 유명하대서 동문시장 끝 쪽 길가의 포장마차 (북적였다)에서 떡볶이 1인분에 빨간오뎅 3천원 하여 6천원어치 샀다. 메밀부치기는 크게 매력적이지 않아서 안 샀다. 먹을 거리도 많이 보이지 않는다. 
중앙시장 옆 쌀빵집인 앙트베이커리에 갔다. 60%쌀빵이고 발효종과 팥 등 앙금도 직접 만들어 쓴다고 한다. 앙금빵, 단팥빵, 소금빵 구입했다. 중앙시장 바깐 거리에 유명한 빨간오뎅집이 있었지만 손님은 없어 보였다. 올 때와 달리 다른 길을 통해 숙소로 갔는데 이 길 역시 무척 한산하다. 어느 가게 높은 지붕 (약 10m정도?) 위 난간도 없이 1m 폭의 경사지붕에 개가 앉아 있어 놀랐다. 위험해 보여 주인에게 이야기했더니 아무렇지도 않다는 반응이다. 사진 찍어서 동물보호카페에 올리면 동물 학대로 시끌거릴 만한 장면인데.

 

숙소는 제천 오슬로. 주차장이 없이 제천역 앞 공터에 주차했다. 역 주차장은 유료지만 역의 왼편으로 무주지 공터가 있어서 차를 많이들 세우고 있다. 방을 보는 순간, 어제 산책 무인텔과 비교해 너무나 열악한 실내공간에 경악. 어둠침침하고 침대와 화장대가 붙어 있어 딱히 의자 없이 침대를 의자로 써야 하는 구조다. 별도 공간으로 구분된 화장실은 방과 대조적으로 매우 환하고 깨끗해서 어이가 없었다. 쓸 데 없는 현관공간이 넓고 화장실도 넓은데 방은 하꼬방 느낌. 노르웨이 오슬로의 좁고 비싼 숙소를 모델로 했나? 너무 침침해서 TV를 켜 두니 조금은 낫다. 방이 작아서 TV불빛도 조명이 되네. ㅋㅋㅋ.
하지만 우려와는 달리 청결 문제는 크게 없었다. 바닥도 정식 타일에 난방이 잘 되어 있고 침구시트도 뽀송했다. 화장실도 청결하고.

시장에서 산 어묵,떡볶이와 오며가에서 남겨온 해장국, 봉화시장의 전으로 저녁을 먹었다. 처음 숙소 왔을 땐 이런 곳에서 어떻게 음식을 먹나 싶었는데 티비 켜고 엠넷유직뱅크 보면서 먹으니 괜찮다. 게다가 먹고 나서 속도 무지무지 편했다. 
티비는 SK브로드밴드였는데 무료 영화 부분에 명작들이 많았다. 예전부터 다시 보려고 했던 박찬욱의 '복수는 나의것' 과 토미리존스의 '더 홈즈맨' 을 봤다. 특히 더 홈즈맨은 토미리존스가 만든 두 시간의 서부개척시대 체험여행급으로 흡인력이 좋았다. 서부에 내동댕이쳐진 사람들의 삶. 서부개척시대를 날것 그대로 느껴지게 하는 감동작이다. 

 

2/3(금) 박달재, 귀환. 티맵의 배신


영화 두 편 보고 잘 자고 나왔다. 제천역앞에서 5일장이 펼쳐졌다. 차를 길 가에 잘 못 세웠으면 큰일 났었겠다. 크게 사거나 먹을 것은 없어서 구경만 했다.

박달재 자연휴양림을 한 바퀴 돌아 볼 생각이었는데 일단 먼저 박달재 정상은 가 보자 하여 목각공원으로 향했다. 다른 고갯길과 달리 그다지 오르막이 심하지 않았다. 박달재 관광안내소에 박달재 옛길을 따라 자연휴양림가는 길을 문의했는데 눈이 여전히 많이 쌓여 있어서 미끄럽다하시고 다른 산책로를 추천해 주었다. 직원분이 10여분 걸리는 산책길을 안내하다 주론산 등산로와 임도 갈림길까지 안내해 주셨는데 사실은 그 지점이 내가 찾아가고자 했던 지점이었다. 임도를 따라 가면 자연휴양림2캠핑장이 나오게 되는 길. 하지만 너무 찻길같고 내리막으로 가게 되어 있어서 포기. 주론산가는 길로 접어 들어 40여분 올라 700m 정도 능선까지 갔다가 돌아왔다. 급경사라서 걸어가며 스쾃을 하는 느낌이다. 다녀와서 넓적다리에 알이 배긴 느낌.

원주 강원도막국수로 향했다. 물곱과 비빔을 주문했고 경아씨는 물냉면 맛을 이렇게 표현했다. "먹고 나서 돌아다니다 배 꺼트리고 다시 먹고 싶은 맛" 나는 의외로 오늘따라 비빔냉면이 많이 끌렸다. 채소와 과일을 많이 썰어 갈아 넣어 담백하고 매콤한 맛. 그렇지만 비냉의 맛있는 순간은 한 그릇까지. 물냉의 면을 남은 비빔소스에 비볐을 때 약간 그 꼭지점을 지났다는 느낌이 든다. 여전히 물곱 비냉이 딱 맞는 수준. 순메밀면에 한 해가 넘어갔는데도 여전히 9천원으로 값을 올리지 않으셨고 곱배기는 겨우 1천원 추가. 맛이든 양이든 최고의 막국수집이다. 

원주 시장에 가 보려고 주차장을 찾았더니 원주감영옆 주차장을 안내한다. 차를 세우고 시장에 가 봤다. 몇 번 걸어 와 보니 원주 시장과 처음 갔었던 메밀부침개 골목이 어디인지 알겠다. 이모네만두집에서 14천원에 포장해 오고 자유시장 중앙상회에서 전 포장해 왔다.

(이모네만두 김치만두는 깔끔담백 최고!, 중앙상회 전은 평이하다.)

자주 가던 두원리퍼브에도 들렀다. 캡슐커피 있나 봤더니 10개 한 봉에 4500원정도로 저렴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구입하지 않고 그냥 나왔다. 

오는 길은 원주광주 고속도 따라 오다가 경부고속도로로 접어들어 올림픽 대로 따라 오는 길. 2시간 50분 걸린단다. 하지만 광주에서 국도 타고 성남까지 왔다가 티맵의 미비로 길을 잘 못들어 제2경인고속도로로 빠졌다. 북의왕으로 나가란다. 더 못간단다. 알고 보니 얼마전 참사가 있었던 도로다. 북의왕으로 나가 인덕원을 지나 서울대공원방향으로 가다 보니 참사 현장을 보게 되었다. 군포 살 때 뻔질나게 드나들었던 인덕원-서울대공원 간은 길을 몰라볼 정도로 변해 얼마전 참사 보도때 보고도 어느 장소인지 몰랐었던 곳. 저런 곳에서 대형 화재가 나라리고는 상상도 못했었겠다. 삶과 죽음이 한 끗 차이라. 사당은 역시 엄청난 교통 정체. 강남순환로로 빠졌다가 시흥에서 안양천길 따라 가는 상시정체 코스인데 하저터널이 생겨서 쌩쌩 내달린다. 성산대교 앞에서 올림픽 타야 하는데 티맵이 두 번째로 어리버리해져서 월드컵 대교 타고 강북에 가서 유턴하고 왔다. 티맵을 가지고도 길을 자꾸 놓치는 중. 뭔 뭔 길이 이렇게도 헷갈리게 교차된다는 말인가. 구래동 들러 제라늄을 당근 문고리 거래로 챙기고 통진에서 십자수 실을 나눔 받고 돌아왔다. 

 

집이 젤 좋네. 하지만 이 말은 여행을 다녀 와야 내 뱉어지는 말인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