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RAVEL/18뉴질랜드일주

1.13~14 로토루아, 타우포(지열지대)

by Anakii 2019. 2. 13.

2019. 1.13(일) 로토루아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었다. 남편이 아침을 준비하고 나는 더 잔다. 약간 감기 기운도 있다.계란 건면을 이용하여 매운 라면을 만들어 왔다. 칼칼하니 좋다. 남은 고기도 좀 먹는다. 옥수수 2개를 먹었다. 10시 20분에 출발한다. 오늘은 남편이 먼저 운전을 한다. 아침에는 꽤 서늘했다. 산지로 접어든다. 11시가 넘어 작은 마을에서 내가 운전을 한다. 길을 잘못 들어 시내로 왔다. 덕분에 일요 벼룩시장을 발견했다. 차를 세우고 가본다. 이곳은 진짜 벼룩시장이다. 자기가 생산한 마누카꿀, 치즈, 각종 옷들을 가져와서 판다. 우리는 잘 훈연된 수제 치즈를 샀다. 완전 고퀄리티 치즈다. 마을을 지나 산지로 다시 간다. 다시 바닷가로 내려온다.

2시 반에 로토루아에 온다. 상상했던 것보다 한산한 곳이다. 호숫가의 코지 코티지 써멀에 온다. 보글거리는 유황 머드를 직접 볼 수 있다. 작지만 냄새가 난다. 안쪽에 접근할 수는 없다. 작은 야외수영장, 온천 등이 있다. 간단하게 야외테이블에서 점심을 먹고 차로 마트 주자장에 간다. 이 도시 전체에서 유황 냄새가 난다. 별로 좋지 않은 냄새다. 주차하고 시청에 걸어간다. 그런데 시청 주변에 무료 주차공간이 많았다. 이곳 특유의 양식으로 지은 건물이 아주 멋지다. 노인들이 고운 이끼로 만든 잔디에서 손볼링을 한다. 노는 모습이 보기 좋다.

다시 주차된 마트에 와서 차로 레드우드 숲에 간다. 입구부터 거대한 나무들이 가득하다. 세콰이어라는 나무다. 아름드리 거목들 사이로 숲의 차고 청량한 공기가 참 기분 좋다. 산쪽으로 오르다가 거대한 나무들과 사진을 찍는다. 수피를 사람들이 많이 만져서 벗겨지고 있다. 보호가 필요하다. 피크닉 코스까지 가다가 잠시 쉰다. 숲 사이길로 접어들어 내려간다. 아래에는 습지를 가로지르는 길이 있었다. 기묘한 분위기의 멋진 습지다. 숲속 의자에 누워서 쉬다가 입구로 간다. 연기가 피어오르는 쿠이라우 파크에 주차한다. 머드가 부글거리며 큰 방울을 만든다. 참 신기하다. 곳곳에서 죽사발 같은 머드가 보이거나 냄새가 나는 물들이 뽀글거린다. 수증기가 많이 난다. 최근에 만든 족욕탕은 차가워서 발을 담글 수 없었다.

항이 재료를 사러 마트에 간다. 카운트 다운에는 해산물을 다 철수했다. 마트 크기가 작다. 파크앤세이브에 간다. 역시 싱싱한 해산물과 다양한 것들이 많다. 껍질 있는 채로 옥수수와 양, 소, 연어, 흰살 생선, 맥주 등을 샀다. 7시 반에 돌아온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쿠이라우 파크를 감돌아 간다. 아주 큰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소가 있는데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공원에 들어가 바로 옆에 주차하고 보러 간다. 진짜 장관이다. 지옥의 입구가 바로 이런 곳인가 싶다. 수증기가 가득 뿜어져 나와서 덥다. 비가 내려서 오래 있을 수는 없었다.

숙소에 와서 10달러를 데포짓하고 항이 오븐 그릇을 빌린다. 아주 크다. 큰 양배추 잎을 깔고 고기류, 홍합, 생선 2종, 당근, 껍질 있는 옥수수 넣고 다시 양배추잎을 깔고 2단으로 껍질 없는 옥수수를 넣었다.

8시 20분에 딸기와 체리를 먹고 온천에 간다. 약간 미지근한 곳과 따끈한 곳이 있다. 아저씨 한 분이 계시다가 나가서 더 따뜻한 곳으로 옮긴다. 제법 따뜻하다. 우리끼리 남았다. 그런데 유황 온천은 20분 만 하라고 되어 있다. 그 이상은 호흡기에 이상이 생기나 보다. 유황 때문인가 싶기도 하다. 39도 정도 되는 듯하다고 남편이 말한다. 20분이 되니 더워져서 있을 수가 없었다. 대충 닦고 옷을 입은 후 나온다. 실내에도 온천이 하나 있었다. 나와서 9시 20분에 남편이 홍합을 꺼내왔다. 관자가 질겨져서 열기 힘들기는 했지만 아주 맛이 진하고 좋았다. 앞으로도 사 먹어야겠다. 다음에는 가져온 것은 벗긴 옥수수다. 약간 서걱하면서도 맛있다. 남편이 순서대로 꺼내온다. 저절로 코스 요리가 된다. 1시간 반 만에 다 꺼내어 왔다. 생선류와 고기는 좀 과하게 익었다. 연어가 크림같이 부드러웠다. 흰살생선은 퍽퍽해져서 맛이 없다. 고기는 그럭저럭이다. 남편은 고기는 별로란다. 남은 것을 갈무리하고 치운다. 식당이 일찍 닫아버려서 있을 곳이 없다. 밖에 앉아 일기를 좀 치고 들어온다. 누우니까 역시 아주 피곤했다.


할인카드 28(2주), 코지 코티지 써멀 홀팍 숙비 41.5(46 짜리 할인), 스모크 치즈 9, 항이 재료 장보기 파크앤세이브 46

2019. 1.14(월) 타우포

아침 6시에 일어난다. 차 안이 온통 습기로 가득하다. 간밤에 비가 와서 밤중에 빨래도 실내에 가져와 널었다. 주방이 7시에 연다고 한다. 다시 잔다. 일어나서 컴퓨터에 밀린 일기를 친다. 주방에서 남편이 항이요리 남은 것을 찌고 있다. 가서 충전하며 다시 일기를 친다. 간이 슴슴한 항이요리를 아침으로 먹고 나머지를 싼다.

9시 20분에 그릇을 반납하고 돈을 받은 후 떠난다. 비가 계속 내리고 있어서 호수 산책이나 공원에 다시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잠깐 숙소 앞에 있는 회색의 호수를 차 안에서 구경한다. 습기가 가득한 실내를 제습하고 떠난다. 와이오타푸 써멀 원더랜드로 일단 가보기로 한다. 비옷도 없으니 다닐 수 있을까 싶다. 색색의 물이 아름답다는 그곳은 꼭 가보고 싶다. 주차장에서 쉬더라도 비가 긋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입구로 접어들다가 좁은 다리 위에 차들이 몇 대 주차되어 있다. 수영복을 입고 사람들이 들어간다. 비가 올 때 할 수 있는 것은 온천밖에 없다 싶다. 우리도 갓길에 세우고 간단한 옷차림으로 들어간다. 작은 계곡이다. 물이 제법 따끈하다. 가만히 앉아서 비가 내리는 것을 보고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빗속 관광이 없다. 핫 앤 콜드 스프링이다. 아래에 물이 많은 곳에도 사람이 있어서 가본다. 여기는 더 춥다. 다시 올라와서 앉아 있었다. 기분이 좋다. 역시 20분 정도 있으니 더 있을 수 없다. 더워진다. 차로 돌아와 옷을 갈아입고 약간의 간식을 먹는다. 비가 긋는가 싶더니 점점 더 내린다. 일단 주차장까지 가본다. 차들이 엄청 많다. 모두 비옷이나 우산을 쓰고 걷는다. 우리는 불가능하다. 아쉽지만 포기하고 떠난다.

타우포 호수 쪽으로 간다. 남쪽 하늘이 훤하게 보이기는 한다. 지열발전소에 간다. 아래는 유료 온천이다. 우리는 이미 온천에 갔고 수영복도 없다. 언덕 위 전망대에 간다. 잠깐 위에서 비가 안 온다. 지열발전은 규모도 크고 신기했다. 2km 밑의 땅속에서 260도 정도의 열을 가져온다. 사방에서 연기가 스멀스멀 올라온다. 남편은 우리가 액티비티도 안 하고 너무 학구적인 듯하다고 한다. 표지판을 보고 바로 옆의 써멀 밸리에 간다. 오프 로드다. 여기는 캠핑장도 있고 작은 카페가 있었다. 사설로 천연 써멀 밸리를 운영하고 있었다. 책에도 안 나오는 곳이다. 1인당 10불을 내면 셀프 가이드를 하라고 하면서 코팅된 지도를 준다. 30분 코스로 돈다. 비가 그었는데도 대형 우산을 주며 카페 옆문으로 들어가라고 한다. 우산이 필요한 이유를 바로 알았다. 몸통보다 좁은 길옆으로 나무들이 자라서 가지를 뻗고 있다. 지나가면 물방울들이 다 쏟아진다. 제법 미니 정글이다. 겨우 우산으로 가리면서 물 폭탄을 날리는 길을 힘들게 지난다. 

좁은 계곡에는 사방에 연기가 피어오르고 냄새가 났다. 제법 볼만하다. 굽이굽이 작은 언덕에도 가고 미니 계곡도 간다. 모든 것이 미니다. 흐르는 물이 따뜻하지는 않다. 반바지를 입어서 추웠는데 작은 구멍 옆에 서 있으면 따끈하다.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신발 바닥에 땅의 석회가 녹은 것이 점점 더 엉겨 붙어서 흉하다. 곳곳에 포도 넝쿨이 자라고 있어서 시큰한 파란 알맹이도 먹어본다. 블랙베리 익은 것도 따먹는다. 달다. 작지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나름의 모험이 있어서 흥미롭게 돌았다. 40분 정도 돌았다. 나와서 젖은 풀과 빗물로 신발을 닦았다.

다시 달려서 2시 반에 타우포 호수에 온다. 바람이 세고 스산하다. 이곳은 거대한 분화구이다. 차 안에 잠깐 있으니 비가 그친다. 다행이다. 후카 폭포에 간다. 무료 캠핑장도 보인다. 폭포에서 날이 개어서 해가 비친다. 남편이 마음이 다 환해지고 기분 좋다고 한다. 후카 폭포는 정말 대단했다. 비가 오니 당연히 누런 물이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옥색의 아주 아름다운 물빛으로 폭탄 같은 물이 쏟아져 내린다. 1초에 올림픽 수영장을 채울 만큼의 양이 쏟아진다고 한다. 폭포인가 싶은데 나름 몇 단으로 내려간다. 크게 흘러내리는 부분은 아이스 블루, 아래의 하얀 포말은 눈처럼 흰 스노우 화이트라고 색을 표현한다. 딱 맞다. 폭포 아래의 물 깊이를 정확히 알 수 없다고 한다. 정말 멋진 곳이었다. 물의 무시무시한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일단 어느 곳에서 잠을 자든 장을 보기로 한다. 

카운트 다운과 파크앤세이브에서 약간의 물건을 사고 타우포 호수 옆의 무료 캠핑장에 간다. 평이 좋은 곳답게 맑은 호숫가에 최고의 전망이었다. 캠핑카들도 많았다. 그러나 화장실이 있는 차들을 중심으로 있을 수 있는 곳이었다. 비도 많이 내린다. 요리를 할 수 있는 상태의 날씨가 아니다. 밤에는 할 일도 없다. 아침에 깨끗한 물에서 수영은 할 수 있겠다. 그냥 통가리로 국립공원에 가기로 한다. 산지에 있는 캠핑장에 간다. 한참 호수를 끼고 달린다. 날이 좋았으면 아름다울 것이다. 산지 오르기 전에 기름을 넣었다. 그런데 넣고 보니 무척 비싼 가격이다. 앞으로 잘 보고 넣어야 하겠다. 산지는 예상과는 달리 끊임없이 살살 올라가는 상태였다. 알고 보니 통가리로는 제주도 같은 순상화산이었다. 제주도의 중산간 지대를 오르는 것처럼 평탄한 지형을 계속 오른다. 신기하고 아름다웠다. 오름들도 보인다. 멀리 설산이 보인다. 여름에 설산이라니... 멋진 곳이다. 그런데 여기는 머드 볼케이노가 생길 수 있어서 경보가 울리면 안전지대로 대피해야 한다. 분출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한다. 자연은 참 무시무시하다. 와카파파 홀리데이 파크는 로키산맥의 캠핑장과 비슷했다. 비가 내리니까 빠르게 침대를 만들고 먹고 사용할 모든 짐을 챙겨서 식당에 온다. 여기는 1,100m 고도다. 비지터 센터가 있는 곳이다. 사람들은 등산하러 많이 온다.

우선 홍합을 삶아 야채를 듬뿍 넣은 매운 해물 칼국수를 끓인다. 모든 주방용품이 다 있어서 편리하다. 앉을 자리가 없어 밖에 나왔다. 뜨거운 국물을 먹으니 있을 만하다. 홍합은 좀 느끼했다. 밖에서 일기를 친다. 남편이 주방에서 대기하다가 자리를 잡았다. 주변에 앞뒤로 다 우리나라 사람들이다. 등산하러 왔다고 한다. 밀린 일기를 다 쳤다. 바깥 온도는 5도 정도이다. 밤에 춥겠다. 배낭은 남편이 신고한 후 21일 후에도 위치 확인이 안 되면 손해를 청구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면 잃어버린 짐의 목록을 만들어야 한다. 이 닦고 자야겠다.

디젤 기름 60, 써멀 밸리 워크 10*2=20, 통가리로 국립공원 와카파파 홀리데이 파크 23*2=46(41.5) 카운트다운 17, 파크앤세이브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