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13 영농단, 메주를 만들어 본 날

LOG/산마을학부모영농단 2010. 11. 14. 10:45    Print Friendly Version of this pagePrint Get a PDF version of this webpagePDF

[사진앨범은 이곳입니다. 클릭하세요.]


현숙언니(정호엄마)가 말을 꺼내서 시작하게 된 메주만드는 날입니다.

 

영미언니(동규엄마)가 직접 기른 무농약콩 10kg을 준비했습니다. 현숙언니도 콩을 불려 온다 했죠.

김반장님 댁에 모여서 가장 먼저 한 일은 구들방에서 몸을 지지는 일이었습니다. 정말 찜질방이 따로 없네요. 메주를 만들자고 모였지만 사실, 무엇부터 해야 하는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서 김반장님께 전화로 물어 봅니다.

"솥에 물 담고 아궁이에 불 때서 물 끓으면 콩 넣고 삶으세요."

진슬아버지께서 아궁이에 매달렸습니다.  한참을 매달렸는데 불이 안붙네요. 며칠 전 온 비 때문에 장작이 젖었습니다.


그 사이 황덕명샘께서 불린콩을 갖다 놓으셨고 현숙언니가 도착했습니다.

 

현숙언니까지 동참하여 계속 불을 지펴도 안붙습니다. 조금 있다 노광훈샘이 오셨습니다. 요즘 광훈샘, 영농단 출석률이 좋습니다. ㅎㅎㅎ

광훈샘까지 합세하여 불을 붙입니다.

'쉭쉭쉭' 반가운 소리가 드뎌 들립니다. 불 지피기 시작한지 한시간 반 만이었습니다.

좀 있다 끓는 물에 콩을 넣고 삶습니다.

그 동안 다른 이들은 영미언니가 채근하여 탱자 줍고 냉이를 캐고, 현숙언니가 채근하여 은행을 주웠습니다. 가을 냉이가 뽀얗습니다.


콩이 삶기는 시간이 깁니다. 노광훈샘과 저는 지난 주 심어 놓았던 마늘양파밭에 옷을 더 껴 입혀주러 가서 배수로까지 파 놓고 왔습니다. 지난 주 누워 있었던 양파 모종이 꼿꼿이 섰네요. 추운데 두툼하게 짚단이며 왕겨로 덮어주고 오니 마음이 든든합니다.

 


학교 갔다 오니 식사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김반장님네 된장으로 끓인 영미언니의 국솜씨는 말문이 막힐 정돕니다. 한 술 뜨는 순간 퍼지는 향긋한 냉이향.

 


식사 후에도 콩을 계속 삶습니다. 삶아도 삶아도 부족합니다. 언니들은 방에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진슬아버지랑 현숙언니랑 저랑 불을 살핍니다.

 


발간 숯불 하면 군고구마죠. 현숙언니가 아궁이 앞에서 군고구마를 열심히 만듭니다. 현숙언니  밭에서 캔 고구맙니다.

 

또 숯불... 하면 삼겹살이죠. 경아랑 저랑 온수리까지 가서 먹음직스런 강화돼지삼겹살을 사다 와 보니 이제서야 콩이 다 삶겼는지 다들 모여서 방아를 찧습니다. 그게 3시 50분. 아직 한다라의 콩이 남아 있는데, 콩 한다라 삶기가 뭐이 이리 힘든지요. 삶는 데 네시간 걸렸네요.


다 찧은 콩, 일부는 부엌방에서 메주를 성형합니다.  가마솥엔 새 콩 한 다라가 들어갔고 아궁이에서는 방금 사온 삼겹살을 불판에 굽습니다.

 


김반장님이 고소한 묵전과 찐한 동동주를 갖고 들르셨습니다. 오늘, 집이 서울손님들로 예약되어 있다네요. 6시에 온댑니다. 사실 우리도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릴 지 몰랐습니다.

 

두 번째 콩 한 다라는 앞에 것에 비하면 순식간에(1시간만에) 삶겼습니다. 그걸로 일부는 메주만들고, 김반장님과 다른 이들은 사용한 기구 정리하여 집을 손님 맞도록 해 놓고 5시30분경 모두들 현숙언니네로 출발했습니다. 메주는 참 예쁘게 만들었는데 어떨지요.

 



 


아까 제가 현숙언니더러 이랬습니다

"언니, 언니가 메주만들자고 말 꺼내 놓고 왜 작업지시를 안해요?"

"나도 만드는 거 잘 몰라. 근데, 내가 안하니까 다들 알아서 잘 하잖아?"

"응? 그러네.."

뭐든지, 미리 준비되고 착착 진행되어야 한다는 제 강박적 조급증.

꿀밤 한 대 맞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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