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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둔대2기(06-08)

2007-06-23 포일지구 자연습지 (두꺼비,반딧불이 군락지) 출사

by Anakii 2007. 6. 23.
포일동 습지 전경
 
식충식물 통발
 
꼬마잠자리
 
 
 

환경련 사진반 이번 출사는 포일 택지개발 지구 근처에 자연적으로 생겨난 습지였습니다. 2년전 주공이 택지개발을 위해 사들인 논이었는데, 경작을 안하고 그냥 두다 보니까 물이 고이고, 이런저런 생명들이 터를 잡은 곳이죠.
오늘 출사는 고성민 간사와 이세락씨, 저와 경아 이렇게 단촐하게 네명이 참가 했답니다. 
인덕원에서 덕장초등학교 가다가 왼쪽으로 방향을 돌려 잠깐 들어가 산길 따라 5분 남짓 들어가니 제법 넓은 자연습지가 나옵니다.

차를 세우고 고간사님이 장화를 꺼냈습니다. 그, 푹푹 들어가는 데 쓰이는 바지모양 장화 있잖아요. 처음 신어 보는 건데, 전 다행히 다리만 감싸는 장화라 괜찮았지만 다른이들 것은 바지처럼 되어 있는 것이라서 꽤 더웠다고 하네요.
장화 신고 들어간 습지의 느낌은 색다르더군요. 더운 것 같긴 한데, 발이 쑥 들어가고 나면 진흙과 물의 감촉 때문에 꽤 시원합니다.
사람 키만하게 자란 부들밭을 헤치면서 물풀과 들풀이 습지 바닥에 마구 우거진 곳을 헤치고 나가는 건 처음엔 좀 위태롭기도 했지만 (카메라를 들고 있으니 말이죠) 이내 적응되더군요.

고간사님이 통발을 알려 주었습니다. 보기드문 식충식물이면서 보호종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노란 꽃만 봐서는 식충식물인지 아닌지 구분이 안가네요.

모르고 한참을 헤메고 다니다 보니 잠자리가 많이 눈에 띕니다.  그 중 조금 엉성하게 하늘을 나는 누런 잠자리는 처음 보는 종인 것 같았습니다. 그 외 다양한 실잠자리들, 고추잠자리, 밀잠자리 등등 한 장소에 이렇게 많은 종류의 잠자리가 모인 것은 도시 근교에서는 좀체로 보기 힘든 풍경이었습니다. 

좀 있다 안명균 사무국장님이 와서 두꺼비랑 개구리가 많다고 찾아보라고 하는데, 잘 안보입니다. 발이 뻘 속에 푹푹 빠지면서 땀이 뻘뻘 나는데 뭐, 겨를이나 있겠습니까. 
지나가는 길목 길목 마다 부들 사이를 가로질러 촘촘이 쳐 놓은 거미줄을 조심스레 헤치고 유유자적하면서 습지 안을 돌아다녔습니다.

한참을 잠자리만 찍다가 조금 적응 될 만 하니까 발걸음이 좀 느려지고 개구리 소리가 간간이 들리네요. 
잠깐 걸음을 멈추고 관찰하다가 개구리 발견. 산개구리라고 하는데 몸길이가 3cm 정도로 아주 작고 귀여운 녀석입니다. 작고 예쁜 청개구리도 보긴 했는데 워낙 잽싸게 도망치는지라 사진은 못찍었습니다.

그 외 어디선가 본 갓 같긴 한데 이름을 알지 못하는 곤충들도 많았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곤충도감을 찾아봐도 안나는 이녀석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이곳, 습지는 오랫동안 물이 고여 있는 탓에 전반적으로 기름 같아 보이는 물질들도 떠 있고, 조금 냄새가 나기도 했지만, 또 다른 부분에는 다슬기가 살기도 하고 물을 정화시키는 각종 물풀들이 활발하게 서식하고 있는 데다, 밤엔 반딧불이까지 관찰된다고 하네요. 자연적인 오염과 정화의 순환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 하겠군요. 다슬기랑 민물조개는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네요.

이곳도 얼마지 않아 택지개발이 시작되고 땅을 파헤치고 다져 아스팔트를 깔아 놓은, 예의 깔끔하게 정돈된 아파트촌이 들어서겠죠.   이렇게 우연히 만들어진 생태의 보물장소는 그냥 두어도 아담한 생태공원이 될텐데, 사람들은 뭐하러 이런 곳들은 뒤엎고 아스팔트를 깐 뒤에, 엄한 데다 생태공원을 만들어 치장한다 난리를 부릴까요?

뭐든, 자연 그대로 존재하는 것에 대해 심한 알레르기 증상이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