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하다. 한세대. 역시 돈 많은 재단이야.
에블린이 세탁기 중고로 보는 데 도와달라 해서 경아씨랑 의왕 재활용센터에 가서 15만원 짜리 꽤 좋은 세탁기를 골랐는데,
그곳에 옛날 장이 두 짝 보였다. 얼핏 봐도 잘 짜여진 장인데, 괜히 끌린 거다.
한짝에 10만원씩 해서 20만원. 망설이다 질러버렸다.
일요일은 배달이 안되어 월요일에 오기로 했던 장, 질러 놓고 나서 사실 후회도 했는데 막상 배달을 위해 집의 위치를 상세하게 물어오는 전화를 받고서는 후회도 포기했다.
집에 들어온 고가구. 전 주인이 아주 정성껏 관리했는지 참으로 깨끗하다.
게다가 합판은 전혀 안 쓰고 얇은 나무를 다듬에 만든 품새가 제법이다. 서랍 안엔 "여주쌀 상회"스티커, "농어민 후계자 대회 기념 메달" 등 전 주인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물건이 오롯이 들어 있었다.
아마도 전 주인은 할아버지나 할머니였는데 돌아가시고 나서 자식들이 그냥 재활용 센터에 맡겨 버린 듯하다.
집에 들어온 장을 왁스를 묻혀 잠깐 닦고 나니 훨씬 더 아름다왔고, 참으로 허접스럽던 거실 붙박이장을 대체해 놓으니 마치 마춤장 같이 꼭 들어맞는다.
작년 문화재 답사과정을 마치고 나서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이 늘었고, 작년에 갔었던 동래정씨 본가에서 보았던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엄청나게 세련된 100년된 장을 보고서는 옛 우리나라 장인들의 치밀함에 놀랐던 경험을 기억하며 (그것, 알고 보니 지방 문화재였다) 장을 다시 보니 정말 아름답다.
갑자기 집이 한차원 업그레이드 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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