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날 며칠 끝에 아나키넷이 완전히 이사를 했습니다. 하나의 서버가 다른 위치로 이사를 하는 게 이렇게 신경쓸 것이 많을 줄이야.
더불어 운영체제도 업글 했어요, 최신 리눅스버전 2.2.16 으로요. 아파치 웹 서버도 1.3.12 버전입니다... 도메인 네임서버도 완료되었구요. 앞으로는 다른 도메인 가지신 분들에게도 저희 서버에서 네이밍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말 잔뜩 쓰면 뭔 말인지 모르시겠죠? 맞아요. 컴퓨터 쪽에는 일반 사용자수준을 조금 벗어나면 갑자기 어려운 용어들이 후두둑 삐쳐나오죠. 그래서 컴퓨터 잡지도 그렇잖아요. 초보자용은 많은데, 중급자 이상이 볼 만한 게 없다고. 고급자용 컴 잡지는 또 있어요. 일정한 수준의 수요가 있는 거죠. 배워보려는 사람들도 많고.(물론 대부분 중도에 포기하지만요.) 이렇게 시간이 지날 수록 컴퓨터 "운용"은 쉬워져만 가고, 컴퓨터 "운영"은 어려워져만 갑니다. 사람들은 더 쉬운 것을 요구하지요. 더 쉬운 비디오, 더 쉬운 세탁기, 더 쉬운 컴퓨터 등등... 하지만 그 "더 쉬운" 이란 말 속엔 "실상 모든 기능을 써보려면 더 어려운" 이라는 말이 숨어 있다는 거 아세요? 그리고 문제가 생기면 하염없이 A/S만을 기다려야 한다는 거 아세요?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나 봅니다. 겉으로 보면 모두를 위한 "쉬운" 세상으로 보이지만, 그 내막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에겐 사실 더 어려운 쪽으로 나간다는 거요. 예컨데, 쉬운 비디오가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비디오 예약 녹화를 하려면 비디오 기기 설명서를 뒤져 보고, 이것저것 해 보아야 예약 녹화라도 가능했지요. 하지만, 이 "어려운" 과정을 거친 사용자는 다음부터는 남들에게 예약녹화의 방법이나 그 원리를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이 돼요. 지금은 너무나도 쉽게 모든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사람들이 어렵게 매뉴얼(설명서)을 뒤지지 않으려고 하죠. 그 결과로 아주 사소한 문제가 생겨도 A/S를 부를 수 밖에 없게 된다는 거예요. 탈무드에 이런 말이 있죠. 고기를 주기보다는 고기 낚는 법을 가르친다 라는. 지금의 상황은 이런 고금의 진리를 무색하게 해요. 스스로 쉬운 것만 찾다보니, 고기를 낚는 방법을 가르치는 스승보다는 그냥 고기를 주는 스승을 바란다는 거죠. 하지만 이런 "스승"은 필요시 "상인"으로 돌변할 수 있죠? 당신이 내게 재화를 지불하지 않으면 다시는 고기를 안주겠다 라고 말하는. 쉬운 거 너무 찾지 마셔요. 뭐 하나 하더라도 그 원리를 찾아 어려운 길로 가셔요. 그게 남는 거 아니예요? 하지만, 이제 막 고기낚는 방법을 스스로 터특하려는 중급자 수준의 잡지는 잘 보이지 않는 것이...그게 돈이 안되므로...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음을 슬퍼할 수밖엔 없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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