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RAVEL/제주여행

12/01/05 제주 (3) 일출봉,성읍민속,정석항공,큰엉,쇠소깍,감귤체험

by Anakii 2012. 1. 10.

성읍민속마을 - 정석항공관 - 통나무펜션 - 남원 큰엉 - 쇠소깍 BEST : 무첨가 불갈비 스테이크(남원 농협)


 

어제 갈치와 쥐치,김치전을 지진 탓에 낭패스럽게도 베란다에 밴 냄새가 안 빠진다. 게다가 아침에 쥐치조림을 했는데, 냄새가 영 이상하다. 이유는 내장이 완전히 제거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 냄새가 잡탕이 되어 더욱 난감스러웠는데 설거지를 하면서 환기가 잘 되었는지 다행히 크게 냄새는 배지 않은 것 같아 다행이었다.

성산 일출봉
아침 8시경, 일출봉에 올랐다. 더 일찍 왔다 가는 사람들도 많다. 오르는 길은 계단과 데크로 만들어져 있고 탐방로 이외에는 갈 수 없도록 제한되어 있어서 분화구에 접근하지는 못했다. 멀리서 풍광만 바라 보다 내려오는 건 좀 싱겁다. 대신 일출봉에서 성산 방향을 바라 보는 풍경이 더욱 독특하다. 드넓은 평원에 곳곳이 솟은 오름들. 평지에 산이 솟아나는 것이 흔치 않으나 제주는 전체가 그런 모습이기에 독특한 느낌이다. 시각은 9시. 아직 많이 오르는 시각이 아닌지 정상은 호젓하다.

우리가 내려 갈 즈음에는 태국,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일출봉에 막 오르려는 중이었다.


지도를 보며 동선을 잡았다. 성읍민속마을 - 정석항공관 - 제주민속촌 박물관 - 쇠소깍 정도면 되지 싶다.
성읍 민속마을 가는 길. 관광 비수기여서인지 오가는 차가 거의 없어 무척 한적하다. 길 가에는 거대한 바람개비. 바람 많은 제주에 걸맞는 풍경이다.

성읍 민속마을

용인민속촌과 같이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두기보다는 직접 살고 있는 사람들의 생산활동이 행해 지는 곳이다. 곳곳에 구경하는 집이 가득하다. 그런 집에 들어가면 가옥 구조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는 대신 그 집에서 판매하는 물건을 소개 받는 식이다.
첫번째 들어간 집에서 자세한 집 소개와 더불어 오미자꿀차를 시음하고 말뼈 분말을 소개 받았는데 설명이 100% 신뢰가 가지는 않아 구입하지는 않았다. 그 물건을 그 집에서만 팔며 특별히 싸게 주신다는 멘트는... 글쎄.
물론 마을 중간 중간 전통 가옥이 소개되어 있기는 한데 많은 부분이 공사중이었다. 특히 이곳에서 눈길을 끈 건 아름드리 팽나무들. 600여년을 넘나드는 아름드리 나무들. 하나하나가 마을 나무가 될 수 있음직한 노목들이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다니.
전통 가옥들을 많이 보았기에 민속촌 박물관에는 가지 않기로 했다.

정석항공관.
중산간 지방이라 역시나 부근에는 약간의 빙판길이다. 눈보라도 간간이 쳤다.
이곳은 대한항공의 홍보관이다. 눈길을 끄는 비행기 모델과 항공기 내부구조들 약간을 제외하고는 힘들여 올 만한 곳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쇠소깍을 향해 남으로 내려가자 점차 감귤체험 농장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1월 초에도 주렁주렁 달려 있는 감귤. 지중해성 기후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 이곳 제주에 있구나. 남으로 내려 갈수록 귤과수원, 귤 하우스가 흔해진다. 감귤의 본고장 서귀포를 실감하게 되면서, 이국적인 풍경이란 실감이 든다. 남원읍에 도달하여 하나로 마트에서 귤막걸리, 귤 아이스크림과 감귤 1kg정도를 샀다. 귤은 단돈 이천원 정도. 하나, 얇은 껍질, 짜릿하면서 달콤한 맛, 향기! 이곳이 바로 원산지구나! 귤 아이스크림 역시 품질이 최고다. 

예약해 둔 숙소가 가깝길래 미리 들러 짐을 풀었다.  제주 통나무펜션. 통나무 이층집의 이층을 내 준다. 무척 널찍하고 깨끗하며 따뜻한 펜션. 침대가 하나이긴 하지만 수도권 같으면 이 정도 규모라면 8명용 펜션일테지.

남원 큰엉
펜션에서 남원 큰엉이 매우 가까워 쇠소깍 가기 전에 들렀다. 해안의 주상절리가 잘 나타나 있는 곳이다. 게다가 오랜만에 태양이 고개를 내밀어 금세 날이 따뜻해졌는데 큰엉의 산책로 주변에 동백, 팽나무를 비롯하여 초록의 식물들이 가득하니 아침의 추위가 어디 갔나 싶다. 아침엔 눈보라 오후엔 늦가을이라.  아열대라는 제주의 느낌을 온전히 맛본 곳.
   
쇠소깍
바다와 만나는 곳 부근에 만들어진 큰 연못. 쇠소깍. '소 연못의 끝' 이란 뜻이라 한다. 효돈이라는 지명도 원래는 쉐둔이었는데 시간이 지나 효돈으로 되었다고 효돈 이름의 유래비에 적혀 있다. 이곳은 예전에 효돈 사람들이 멱 감는 곳으로 썼다나. 지금은 엄청 유명한 관광지가 되어 멱 감기는 글쎄. ^^
이곳에 의외로 카약이 운영되고 있다. 선체를 투명으로 하여 물 속을 볼 수 있게 만든 특수 카약. 사실 물 속이 잘 보이지는 않지만 한가롭게 쇠소깍의 지형을 즐기기에는 좋은 선택이다. 30분에 2인 14000원.

쇠소깍 들르기 전 서귀포에 계시는 최선생님께 전화했다. 1월  2일 법원(^^)동기. 우리와 거의 비슷한 시간에 서귀포로 귀환하셨다. 선생님네 귤밭에 가서 남아 있는 귤 따기 체험! 이미 수확을 다 하셨는데 일손이 달려서 미처 못 딴 귤이 있는 것. 부모님과 선생님 일손으로만 하다 보니 일손이 달려서 2일 법원에서 봤을 때 입술이 많이 부르트셨더랬다.
귤 따서 가져가라시길래 주섬주섬 땄더니 한 10kg되었다. 귤 풍년일세!

선생님과 헤어지고 수산물 좀 사고 저녁식사도 하러 남원포구로 갔다. 식당은 많지만 수산물 살 곳은 없다. 괸당네라는 식당에서 해물뚝배기와 자리돔물회를 시켰다. 이것이 제주 와서 처음 먹는 식당밥.
오분작 세 마리가 포함된 해물뚝배기, 무척 깨끗한 맛이고 게, 쏙, 오분작, 홍합 등 재료의 질이 무척 좋다. 재료의 풍미를 제대로 살린 맛이다. 자리 물회는 달거나 자극적이지 않은 맛이었고 시원한 국물에 밥을 말아먹는 것도 아주 좋았다.

저녁에 숙소로 돌아와 보니, 성산 보물섬 펜션에 태국에서 사온 초소형 멀티콘센트를 놓고 왔다는 생각이 났다. 전화해 알아보니 역시나 거기 있단다.  어제는 경아씨, 오늘은 내가 놓고오기 신공을... 값이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또 다녀온다.

일주도로 따라 가다보니 엄청 너르고 아름다운 물빛의 해수욕장이 나왔다. 표선 해수욕장이라는데 가장 아름다운 해수욕장 중 하나라고 한다. 낮에 해 좋을 때 와 볼 것을. 쯧쯧.
편도 33.5km의 긴 길을 왕복 1시간 40분 만에 돌아와 보니 피곤함이 몰려든다.

경아씨는 한 잠 청하고 난 소설 책 읽다가 3일날 샀던 옥돔 하나 쪄 먹고(하나 남았다. 생선 비린내에 쉽게 비위 상하는 내가, 물 만으로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생선!), 남원 하나로마트에서 샀던 제주돼지로 만든 무첨가 불갈비 스테이크 구워 먹으며 일기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