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ST: 제주 동문 시장에서 옥돔과 딱새우살을 사다.
김포 공항 국내선 청사는 제주 가는 사람들로 엄청 붐볐다. 비행기가 거의 5분에 한대 꼴로 제주를 향한다. 여행객 중 절반 정도는 전지훈련을 가는 듯한 운동부 청소년들이었다.
진에어에서 체크인을 하니 짐표 모양의 티켓을 준다. 좌석은 자유제. 승무원들은 야구모자에 티셔츠와 청바지로 멋을 내고 건강한 웃음을 짓는다. 자유로운 승무원들의 모습은 에어아시아 승무원에서 처음 봤을 때는 좋아 보여도 약간은 어색하더니, 이젠 저렇게 근무하는 게 더욱 자연스러워 보인다.
제주 공항은 쌀쌀하다. 5번 게이트로 나가 올레렌터카 직원에게 전화하니 잠시 후에 픽업을 했다. 공항에서 약간 거리가 있기에 직접 나와 주는 게 고맙다.
우리가 빌린 차는 루즈색 포르테 오토. 거의 새차다. 외관 점검시 체크리스트에 흠 있는 것을 몇 군데 체크하고 차를 받았다. 우와, 우리나라 요즘 차 엄청 좋구나. 시동 걸려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부드럽다. 이런 차를 6일에 보험포함 13여만원에 빌리다니.
일단 동문 시장을 내비 찍고 달려 봤다. 조심스럽다. 남의 차라서 더욱. 동문 시장은 주로 수산물 중심이다. 재래시장인데 꽤 규모가 크다. 주종은 옥돔, 고등어. 옥돔은 중국산이라고 하며, 킬로에 만원에서 만칠천원 정도 한다. 국내산은 킬로에 육만원 정도라고.
옥돔 말린 것 세 마리 (9천원), 딱새우 살만 발린 것 5천원어치, 갈치 만원어치를 샀다.
감귤막걸리나 감귤주 등등도 팔던데, 그건 아마도 관광객용일거라 생각하고 그냥 뒀다.
첫 숙박지는 도유펜션. 복층의 뜨끈한 방을 4만원에 빌렸다. 고기나 생선을 굽지 못하게 하는 룰이 있어, 어쩌나? 하다 떠오른 묘안.
"그래, 쪄 보자"
하나, 아무 조미료가 없으므로 재료의 원래 맛만을 살려야 한다.
프라이팬에 물 약간 넣고 옥돔 한마리를 얹은 뒤 뚜껑을 덮었다. 좀 있으니 보글보글 옥돔찜이 완성되었는데, 국물을 약간 맛보니 짙은 생선육수 맛. 전혀 비리지 않다. 옥돔으로 미역국을 끓인다더니 과연. 육질도 탱그르. 대신 염장된 것이기에 좀 짜다.
옥돔을 꺼내고 그 육수에 딱새우 살을 쪘다. 새우 살 고유의 크리미한 맛이 일품이다. 5천원에 한 줌을 주셨지만 사실 살 바르기 전의 양으로 보면 꽤 되는 거다.
마지막 갈치 조림. 레시피는 아까 육수에 깻잎 장아찌에서 짜낸 간장이 전부다. 3차로 찜. 살살 녹는다.
아... 제주도의 모든 해산물은 레시피가 없어도 된다. 걍 물만 조금 붓고 끓이면 일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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