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월) 시래마루-화담숲-블루힐모텔
시래마루 초월점
요가 마치고 일단 수도권을 빠져나가자 싶어서 달렸다. 올림픽대로와 분당로를 지나는 직통루트다. 가다가 맛집을 찾는데 시래기정식 파는 시래마루가 좋대서 내비잡고 간다. 전화를 해 보는데 계속 통화중. 무척 바쁜갑다. 곤지암에 다 와갈 즈음 큰 길가에 갑자기 나타나는 시래마루. 얼른 들어갔다. 초월점이라 하는데 새로 지은 건물이다.
시래기 고등어정식(17.0)을 주문, 시래기가 무척 부드럽고 시래기 들깨탕도 슴슴하고 은근해서 좋다. 꼬소한 고등어구이는 좋아하지만 먹기 겁나는데 일단 조심히 맛있게 먹었다. 시래기가 소화를 돕기 바라면서. 네 가지 젓갈과 묵은지;무침, 갓김치도 일품이다. 셀프바에도 부족한 반찬과 후식(뻥튀기종류)리필 가능한데, 리필할 만큼 배가 남아나지 않는다.
리뷰이벤트로 시래기들깨탕을 증정하는 행사가 있어서 밥 먹고 참참이 글을 올렸다. 증정품은 어머나, 냉동시킨 큰 그릇의 시래기들깨탕(만원 상당). 와우.
시래마루 본점은 화담숲 진입로 견에 있는데 꽤니 작고 붐빈다. 본점 갔으면 아마 웨이팅이 길었을 듯.
화담숲 다녀오는 길에 생각해 보니 맛있게 엄청 배불리 먹었는데도 속 편하게 소화되네? 최고의 식당으로 저장했다.
엄청난 교통량의 화담숲
곤지암에서 화담숲 들어가는 길은 외길이다. 3:45분에 예매해서 조금 늦다 싶은데 2:40분 경 진입로 반대편에 진출하고자 하는 차가 1km 이상 늘어서 있다. 빠져 나갈 때 장난 아니겠는데?
주차는 3시, 곤지암리조트 2주차장에 했다. 걸어서 12분 걸려 리프트 승강장까지 갔고 리프트를 15분 기다려서 탔는데(무료) 리프트 올라가는 옆으로 화담숲 주차장이 있고 늦은 시간이라 주차면이 몇 개 있었다.
3시 25분에 정문에 도착, 45분 예매자들도 입장할 수 있었다. 화담숲 앱을 깔아 보니 120분 코스와 90분 코스가 있는데 모든 테마정원을 다 도는 120분 코스로 잡았다. (그냥 길따라 따라가면 된다)
3:45분 입장이지만 인파는 붐볐다. 주말의 관광지 느낌? 더 이른 시간에는 훨씬 어머어마했겠는데?
하지만 단풍은 초라했다. 푸른 단풍과 말라버린 단풍들이 혼재. 집 주변의 단풍을 보아도 되었을 듯. 해가 기울어져 아래부분 정원은 그늘졌고 중턱 이후 올라가니 해가 비쳤다.
각 주제정원은 인위적으로 조성된 느낌이 강하다. 자작나무원과 소나무원, 분재원이 눈길을 끌었는데 부드러운 자작나무 질감이 매력적, 소나무원은 엄청 비싸보이는 소나무들로 재벌가 정원 보는 느낌이고 분재원에는 40~100년 된 예술품느낌의 분재들이 많았다. 내 생각상 분재는 인위성의 끝판이라서 안타까움이 먼저 느껴진다. 생물이 자라고자 하는 본능을 완벽히 누르고 인간의 손길에 맞게 만든 인간 중심적 예술작품. 생물이 작품이 되는 건 비극이다.
소나무원은 거의 꼭대기에 위치해 있어 그나마 볼 만한 단풍이 조금 있다.
화담숲 예약 열리고 이틀 동안 먹통이라 사흘 쯤 뒤에 접속해 그나마 한적한 날짜와 시간을 정했는데, 오히려 잘 됐다 싶다. 차도 덜 밀리고 숲 안에서도 사람이 덜 밀렸으니까. 설상가상으로 단풍도 기대 이하고.
인파 중에는 가족과 연인사이가 압도적으로 많아 보였다. 걷다가 보니 저절로 그분들의 사는 이야기가 들린다. 평소 잘 접하지 않는 수 많은 보통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볼 수 있었던 좋은 경험?
내려오는 길에 우연히 리조트 L빌리지 옆 예쁜 계곡에서 길을 잃었는데 이곳의 단풍이 더 볼만했네.
양수리 블루힐 모텔
여기어때 토스페이 여행지원금 4천원을 10시 땡 하자마자 20초 즈음에 받아 36천원에 예약한 곳. 평이 아주 좋은 곳이다. 6시 반 경 도착. 오래되었지만 아주 잘 관리된 곳, 침구와 욕실, 객실이 정말 깨끗했고 기본제공되는 타월과 어메니티도 충분하다. 티비가 좀 작지만 넷플릭스 기본 지원인 점이 좋고 욕실의 더운 물이 아주 잘 나왔다. 침구가 뽀송하여 근래 드물게 8시간을 코도 안 골고 아주 푹 잤다. 궂이 뽑아 본 부족한 점이라면 냉장고가 펠티어 냉장고고 아주 작아 물 정도만 넣을 수 있다는 것과 외부 정수기나 전자레인지가 없다는 점? 그런데 꿀잠을 잘 수 있게 해준 침구 하나만으로도 만점을 주고 싶은 숙소다.
양수리시장이 걸어서 3분 거리였고 큰 하나로마트가 바로 옆에 있어서 편리했는데 또, 시장 맞은 편 큰손왕만두에서 고기, 김치만두 와 우유찐빵(6천원씩 18천원)사 와서 저녁으로 먹었다, 김치, 고기만두 고급스럽게 맛있고 찐빵 폭신함이 최고다. 먹고 나서 속이 아주 편했다.
11/5(화) 수종사 - 물의정원 - 초록향기농부의밥상 - 두물머리 - 수풀로양수리
수종사
7시 반에 느즈막이 일어났다. 물 끓여 미숫가루 해 먹고 어제 찐빵 먹고 커피믹스들 탔다. 얼추 배가 부르다.
9시에 숙소를 나와 수종사로 향했다. 올라가는 1km정도의 산길은 겁나 급한 경사로다. 약간씩 들리는 슬립 소리에 경아씨는 불안해하지만 길이 우둘두툴하여 그립에는 오히려 좋았다. 살살 악셀 밟으며 큰 무리 없이 올랐다. (내려 올 때 경사로의 실상을 확인하고는 꽤 흠칫함)
일주문 앞 주차장은 텅 비어 있었다. 왜지? 하고 일주문 지나 300m쯤 오르자 사천왕이 지키는 정문이 나온다. 이곳에는 이미 7대 정도가 주차해 있었는데 여기 세울려고 아래가 빈 건가? 하지만 300m올라 오는 길이 예뻐서 일주문 주차장에 주차한 것이 잘했다 싶다.
두물머리를 내려다 보는 풍광이 멋져서 올라왔지만 공기가 아주 맑고 파초가 자라는 모습이 이색적이었으며 세조의 명으로 심었다는 은행나무가 우람한 게 멋있다. 그리고 절 뒤 옹벽을 보니 거대한 바위를 아구가 맞게 쌓아올린 모습이 놀랍다.
뷰가 멋진 곳에 무료찻집을 운영하시는데 잠깐 뷰를 보러 들갔다가 차를 준비하시는 보살님이 오셔서 양해를 구하고 나왔다. 현금이 하나도 없어 보시함에 넣을 수 없었으므로. 무료로 드시라는 말씀이 고맙지만 염치를 생각하여 나왔다.
세조가 휴양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종 소리가 아름다워 왔더니 토굴 속에 물 떨어지는 것이 종소리처럼 들렸다 하여 그 자리에 세운 절이 이곳이다. 그래서 이름이 수종사.
물의 정원
수종사에서 내려와 물의 정원에 왔다. 길 건너편에 주차 후 북한강 자전거길 따라 강가에 조성된 정원에 간다. 봄에는 꽃양귀비를 심고 가을에는 황화코스모스를 심어 조성한다고 하는데 오늘은 코스모스밭이 멋졌다. 거대한 한강변에 너르게 펼쳐진 꽃밭과 나무가 어우러진 풍경이 아름답다.
초록향기농부의밥상
유기농으로 직접 기른 쌈채소로 쌈밥 하는 곳. 제육쌈밥이 26천원(2인)인데 추가밥과 쌈, 기본찬들은 셀프바에서 직접 덜어먹게 해 두었다. 쌈에 고기 올려 마늘과 된장 올려 먹으면 음~~~ 건강하면서 맛깔난다. 특히 된장찌재. 맛 내기 위한 장난 하나 느껴지지 않고 맛 깊은 시골된장으로 만든 정통파찌개다. 이 된장, 쌈에서도 맛을 끌어올리는 데 한 몫한다. 제육은 푸짐하고도 정갈한 맛이어서 건강하고 배불리 한끼를 먹었다. 완전 맛난 식당에 저장.
마당에는 직접 키우시는 채소들과 들깨, 유아원 아동들이 와서 체험학습 가능한 공간, 작은 동물사가 어우러져 이상적인 농원의 모습을 보여준다. 은행과 단풍이 멋져서 사진으로 남겼다.
두물머리
원래 차박을 예정했던 '교각아래 두물머리 제5공영주차장'을 살펴보러 갔는데 이 주차장은 아무래도 저녁에는 차량 달리는 소음으로 잠자기 힘들 것 같다. 양수리에서 두물머리까지 오는 길은 외길이라서 주말에는 주차장에서 양수리 로타리까지 약 1킬로미터의 길을 2시간 걸려 나갈 수 있다고 한다. 놀랍다. 바로 옆 세미원은 배다리 건너서 갈 수 있는데 입장료 5000원이라 패스. 연꽃은 두물머리에서 봐도 된다.
좀 더 걸어가자 두물경공원이 나온다. 꽤 넓다. 평일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 보통 관광지의 주말 느낌? 이러니 주말엔 교통이 극악이라는 거겠지. 두물머리에서 유명하다는 연잎 핫도그를 먹어 보려고 왔지만 두물경정원의 광활한 모습에 반해 계속 걸었다. 끝엔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지점에 두물경 이라는 비석이 있다. 이곳의 한강은 광활하여 거대 호수를 연상케 한다. 서울의 한강에 비하면 상류인데도 이렇게 너른 강폭을 자랑하다니. 여기서 메타세콰이어가 물들어 가는 과정을 보여 주는 장면을 찍었다.
산책 마치고 두물머리 연 핫도그를 사 봤다. 이십여명 줄 선 뒤에 구입. 4000 원. 내게는 별로 특별하지 않았다. 조금 고급스러운 맛이긴 했지만 4천원은 확실히 비싸다. 대신 연 아이스크림은 같은 4000원인데 그 가치를 충분히 할 만한 맛이다.
수풀로양수리
1시가 넘었다. 오늘 정약용관련 장소를 가 보려 했지만 수풀로 양수리 공원에 갔다가 귀환하려고 한다. 수풀로 양수리공원은 아파트를 건축하려던 부지를 환경부에서 매입해 만든 수변공원이다. 아파트에서 내보내는 엄청난 생활하수를 막기 위해 조성한 역사적인 곳이라고 한다. 숲길은 예뻤는데 가을의 스산한 느낌이 조금 컸다. 울창한 계절이나 봄이라면 좀 더 낫지 않을까?
큰손 왕만두에 들러 만두국용 왕만두 15개 12천원에 찐빵 사고 하나로마트 들러 양평 막걸리 잔뜩 사서 귀환. 내부순환로를 거치는 직선로를 통했다. 1시간 35분 걸린다. 막히는 길에 오히려 전기를 아끼는 전기차이기 때문에 짧은 거리가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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