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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영농일기

고천리밭 재생프로젝트 완결. 농자재보관 비닐하우스와 들깨밭 만들기 (6/16~23)

by Anakii 2024. 6. 23.

[하우스 설치 계획]

2층 밭 위 쉘터 정리해 보니 3m*2m공간이 정리되었다. 3x2m 하우스 만들기 11만원 농지에 하우스 설치는 신고 제외

4mm렌치와 10mm 너트를 돌릴 공구 필요. 이게 없어서 수작업으로 낑낑댐  포장박스 규격이 1470*450*145라서 레이 뒷자리 눕히고 박스를 세워서 비스듬히 놓으니 운반 가능했다. 

 

6/16(일) 위 밭 1차 정리, 매실 가지치기, 하우스 1차 설치

새벽에 가서 7시~9시까지 위 밭 1/3정도 정리했다. 곡괭이와 삽을 이용한 손크레인(?)이 놀랍다. 갈대 뒤집어 놓은 것을 다시 뒤집어보니 아래 지렁이가 살고 있고 흙상태가 아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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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점점 높아져 경아는 매실 가지치고 나는 비닐하우스 만들기에 돌입. 4mm렌치와 10mm 볼트너트를 이용해 조립한다. 어찌 하는지 헷갈려서 영상을 몇 번이고 보며 작업.

길 관련 논란을 구거 확장으로 합의 보고 아래집 사람들은 2시경 귀가, 우린 하우스 골조를 들고 매실나무를 대거 가지치기 해서 마르도록 부려두었다.

9시 20분~14시 작업. CRAZY...  30도를 넘나드는 더위,  그나마 우리 땅은 산 공기라서 작업이 쾌적하기까지 하다. 나머지 하우스 작업과 장비 보관은 화요일에 하기로 한다.  

6/18(화) 하우스 완료

3시경 도착해 먼저 비닐하우스 재정비. 전동공구로 나사 다시 조으고 비닐을 씌웠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멋진 쉘터완성. 무져 두었던 짐들 정리하여 차곡차곡 채우고 침대는 세척해서 볕에 말렸다. 
하우스 왼켠에 침대 놓고 오른켠에 물품들 놓으니 수납이 잘 된다. 아이스박스에는 오만 잡다구리 다 넣어서 하우스 밖에 두었다. 꽤 정리가 잘 되네.

 

5시 넘어 윗밭 정리를 시작했다. 그늘이 드리우고 있어서 시원하다. 갈대뿌리와 돌들이 어마무시하지만 사부작거리는 인간의 활동에 조금씩 손 본 티가 난다. 6시20분 경 종료. 안쓰는 가림막 등등 폐기하고 확실히 정리된 모습의 텃밭이 되었다.

17:20분에서 18시20분까지

앞으로, 호스를 지하수꼭지에 연결 후 탱크에 저장하여 샤워, 세척 등등 할 수 있게 만들어보자... 했는데,

그런데, 연이은 가뭄으로 구거가 말라버려 물이 안 나온다. 흠.  유선생님네 지하수 신세를 많이 져야겠네... 

6/23(일) 들깨밭 정리와 파종완료

오늘은 위 밭 정리하고 구거 포크레인 작업하는 날.  4시 반 기상해 샐러드와 수박 챙겨서 밭에 오니 6시다. 콩은 2/3정도가 나 있다. 나뭇가지로 덮어 둔 것이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아직 안 난 것도 있는데 화요일 쯤 다시 확인해서 빈 곳은 채워야겠다.  

곡괭이로 깨 심을 수 있게 밭을 긁고 돌을 골라낸다. 경아는 갈대 뿌리를 캐 내겠다고 힘쓰는데 하지 말라고 했다. 어차피 갈대와 싸움에서 이길 수는 없어. 경아를 만류하고 나는 밭 공간을 만들고 경아더러 돌을 골라내라고 했다. 
돌 골라내고 심을 공간 곡괭이로 확보하는 작업은 대략 6시~9시 반 경 끝났다. 엄두가 나지 않던 황무지 개간 사업이 손크레인(ㅋㅋ) 두 대로 끝나다니. 

포크레인 작업에 대해 집주인과 전화를 시도했는데 9시 경에나 전화가 되어 못온다고 한다. 아니, 그렇다면  미리 연락을 했어야지.... 행동이 어린 사람들. 

포크레인 작업 취소되었고, 어제 비가 내렸으니 내친 김에 깨를 심기로 했다. 강화읍에 레기 새것과 곡괭이 자루 사러 갔는데 농약사 아저씨가 친절하게 부러진 거 잘라내고 쓰면 된다고 직접 플라이어로 풀어내 주셨고 피스도 하나 주셨다. 거기서 알루미늄 레기 (13천원)를 샀다  풍ㅁ눌시장 앞에서 들깨 한 판 (160구) 사고 세자매 식당에서 회무침 밥을 먹었다. 20년간 3만원 유지했던 정식 가격이 드디어 3만 5천 원이 되었다, 말도 안되게 혜자로웠던 가격인데 35천원이란 가격도 역시나 혜자롭다. 우린 회무침 25,000원에 공기밥 1,000원 하여 26천원에 먹었다. 공기밥 하나 주문했는데 두 그릇에 내 주셨다. 여전히 가성비도 맛도 좋다. 
농약사 아저씨는 재활용하라고 했지만 우리는 곡괭이 자루를 교체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풍물시장 옆 철물점에서 자루와 드라이버를 사서 얼른 밭으로 돌아왔다. 

먼저 줄을 세팅하고 괭이로 구멍을 파 놓으면 경아씨가 깨를 심는다.  깨 한판 심는 작업은 1시경 끝났지만 밭 공간이 남아서 깨  반 판 더 사러 풍물시장에 나왔다. 메가커피에서 커피를 사려고 기다리는데 사람들이 북새통이라 주문 후 20분이 다 되어서야 받았다. 큰 사이즈에 샷 추가 하니 3500원. 꽤 괜찮다. 

고라니망 문을 열어두었기에 얼른 밭에 가서 나머지 깨를 심었다. 깨 심기가 끝난 건 3시 15분. 볕이 한 풀 꺾였을 때 물을 줘야 하므로 기다리는 동안 밭 위쪽의 둠벙에 찾아가 보았지만 말라 있다. 오른쪽의 더욱 큰 계곡도 말라 있다. 비 한 번으로 채워지지는 않는가보다. 

4시가 되어 그늘이 좀 드리우자 물을 줬다. 아침에 심은 모종이 쌩쌩한 것을 보면 위 밭도 흙이 촉촉한가보다. 60리터 정도가 들었다. 
담주 화요일 5시 경에 와서 물 한 번 더 주고 콩 보강작업 해야겠다.  

 

고천리밭 재생 프로젝트 완료 소감

앓던 이였던 고찬리밭. 아랫집 사용자의 태도에 기분 나빴고, 지역민들의 비우호적인 태도에 마음 불편했던 곳. 특히 경수가 2019년 농사를 끝냈고  2021년 3월에 경수가 설치한 텐트를 정리한 후 가지는 않고 마음만 불편했던 곳. 

현숙 언니네서 시작되고 길쌤네 포천 방문으로 떠밀려진 고천리 재생 프로젝트.
막상 시작하고 보니 6년 가까이 방치되었던 텐트와 내부 물품이 의외로 망가지지 않은 것에 놀랐고,  의외로 밭 공간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에 다시 놀랐다. 손 탄 것도 없네,

그 와중에 불편했던 세입자는 사라지고 지주가 처가댁과 함께 주말농장으로 쓰고 있고 처가댁의 아드님이 관리를 하는 것 같다. 농사 경험이 있으신 분이라 대화를 나눌 만 하겠네. 우사 운영하는 유선생님도 친환경 틀밭에 대해 이야기해 주시고 유교장님과도 안면 트고 인사 드리고 나니 조금은 마음이 편해졌다.  포크레인 작업 하셨던 황기사님도 성실했고.
모든 기운과 환경이 새로운 시작을 받쳐 주고 있구나. 

포크레인 작업으로 펼쳐진 평원과 새로 난 길, 이게 모든 작업을 가능하게 해 주었다. 길은 아래 집 앞마당을 지나가기에 아래집의 불편을 감안 해 평일에만 이용하기로 했지만 그 역시 괜찮다. 

아래 밭은 2017년의 경험처럼 기름지다. 위 밭은 갈대 투성이의 황무지였지만 두 대의 손크레인(&&)으로 열심히 작업한 결과 들깨밭이 되었다. 앞으로 레저 삼아 일주일에 두어 번 가서 풀 치고 물 주면 되겠네.

고천리에서 작업하면서 드는 생각. 여기는 왜 이렇게 일이 하고 싶지? 왜 이렇게 덜 뜨겁지? 왜 이렇게 시원한 바람이 불지?  왜 이렇게나 레저 활동 스럽지? 

그리고, 진정 왜 자꾸 이곳에 오고 싶지?

구입 13년 만에 고천리 밭이 왜 진정 명당인지 몸으로 느끼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