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RAVEL/차박여행

2022년 2번째차박.철원 금학산

by Anakii 2022. 6. 5.

5월 27일(금) 평남면옥, 그럼에도, 동송에너지공원

두번째 차박. 철원 금학산 

원래 계획은 김화 평남면옥에서 저녁먹고 동송읍 오는 길 문혜리의 '그럼에도'에서 샌드위치 사서 동송읍에서 차박. 새벽에 금학산 등산하고 내려와 동송읍에서 만두 사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그런데 돌발적으로 김화에 있는 DMZ생태공원에 전화걸었더니 덜컥 예약이 되어서 여정이 이상해졌다.

저녁 먹으러 김화 갔다가 동송으로 돌아와 숙박하고 새벽 등산하고 내려와 김화 갔다가 트레킹하고 다시 동송으로 만두 사러 와야 하는 일정. 세상에. 김화-동송읍간이 35분 거린데... 저녁에 등산 먼저 할까 하다가 땀 범벅 상태로 차박할 수는 없어서 그냥 '갔다-왔다-갔다-왔다' 일정을 하기로 했다. :) 

1박2일 동안 아래 지도의 ①~⑦ 일정.

철원의 길 가 베이커리카페 '그럼에도'의 샌드위치 메뉴로는 참치.캘리포니아.치킨텐더랩.터키햄. 햄 치즈 등이 있다. 참치와 터키햄 주문. 10시까지 영업하지만 재료 소진 할까 봐 미리 7시에 간다고 주문했다.

김화의 평남면옥에 출발한지 2시간 20분 만에 도착. 멀다...

① 평남면옥의 꿩 물냉면은 면이나 육수 모두 압권. 우리의 제1pick인 관악관 냉면과 비견될 정도지만 보통 1만원, 곱 1.2만원, 사리 4천원 이라는 값에 비해 양은 적다. 무척 고급스럽게 조금씩 먹어야 할 맛. 아바이순대의 뽈살순대국 (11천원)은 리뷰에서는 호평가득이었지만 내 입맛에는 그냥 그랬다. 값에 비해 특별할 것 없는 맛이다.

② '그럼에도'에 도착해 보니 참치 페이스트를 못찾겠다셔서 캘리포니아, 터키햄, 치킨랩 세 개를 주문해 왔다.

③ 고석정꽃밭은 5월 중 무료이지만 유채꽃 밖에는 없었다. 모두 심고 기르는 중. 아마 여름~가을에 걸쳐 아름다울 듯하다.

2월에 사온 동송하나로마트의 삽겹과 목살. 그때는 1800원/100g이었는데도 구워 보니 엄청 맛있었기에 이번에도 기대했는데 오늘은 2800원/100g 이다. 시장 안 고깃집도 올 때 마다 점점 가격이 오른다. 이러면 김포 로컬푸드의 프리미엄 돼지고기와 다를 바 없으니 큰 메리트가 없군. 제수용 철원사과 큰 것을 2kg에 9천원 하길래 샀다. 지난 해 저장 사과라 다소 퍼석하지만 기본 향과 맛은 고급스럽다. ​

④ 동송에너지공원은 춘일막국수 옆 주택가의 공원이다. 오후에 나들이 온 시민들이 많고 특히 떼를 지어 조금 격하게 노는 청소년들이 많다. 어린이들과 일반 시민들은 8시 경 대체로 떠났지만 아이들은 11시 넘도록까지 소리지르며 시끄럽게 놀고 있어서 조금 위협적이었다. 밤 12시 넘어서도 두세명의 남학생과 서너명의 여학생들이 따로 모여 이야기하며 노는 모습이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었다.

이상스럽게 피곤했다. 저녁 식사가 조금 부족했는지 터키햄샌드위치를 열어 먹었는데 바게뜨식 빵과 내용물의 조화가 아주 좋다. 듀오링고만 잠깐 하고 9시 경부터 그냥 잤다. 밖에서 꺄악거리며 노는 학생들의 소리를 들으며 자니 한 시간 마다 깬다. 경아는 침낭 덮고 잘 자는데 내 느낌으로는 차 안이 10시 정도까지 더워서 선풍기를 켜고 자다가 11시경부터 조금씩 시원해져서 침낭을 덮었다. ​

5월 28일 (토)​ 금학산매바위, DMZ생태공원 용양보, 춘일막국수

새벽 4시 30분. 동쪽 하늘에 달, 금성, 목성, 화성이 줄지어 있는 광경을 본다. 여명기라서 다른 별들보다 행성들이 아주 잘 보인다. 토성은 육안으로는 잘 안 보인다. 갤럭시 S10으로도 대강 찍히고 10배 줌 놓으니 목성과 그 옆에 붙은 화성까지 찍힌다. 조금 일찍 나왔으면 토성까지 찍을 수 있었을텐데. ​

화장실 다녀 와서 대강 차 정리한 후 금학체육공원 주차장으로 이동해 나무 그늘에 차를 세우고 5시 15분 출발했다. 지난 2월 결빙으로 닫았던 '하늘숲땅숲' 체험숲공원이 열었기에 잠깐 걸었다. 일출도 찍고. 오르는 길 벤치에서 캘리포니아 샌드위치를 먹었다. 풍부한 게맛살이 부드럽지만 다른 샌드위치에 비해서는 평이하다. ​

⑤ 금학체육공원에서 5시 35분 출발했고 잠깐 올라 등산 시작 기점 벤치에서 사진 찍었다. 5:50분이다. 초반부터 가파른 오름길. 우리나라에 이런 산이 있나 싶다. 이곳 등산하는 사람들은 나이가 지긋하신데도 다들 다리가 가벼운데 우리는 휘청휘청 터덜터덜 발길이 무겁다. 음악들으며 오시는 한 할아버지는 다람쥐같이 통통거리며 내려오신다. 와우. 가파른 길을 15분 오르면 첫 벤치가 있어 쉴 수 있다.​ 숨 돌리고 다시 걷는다. 숨 돌리고 나면 한결 낫다. 중간 중간 안 쓰이는 초소들이 기점이 된다.

초소 두 개를 지나니 매바위가 나왔다. 해발 588m. 체육공원 출발한 지 1시간 동안 쉼없이 가파른 오름길 연속 끝에 만나는 기점. 김화의 DMZ 평화공원에 9시반 이전까지 가야 하므로 정상까지 다녀오기엔 시간이 적다. 이번에도 우리들의 등산은 여기까지.

산을 오르는 동안 이름모를 들꽃이 눈에 띄었는데 매바위 근처에 많이 피어있다. 구글렌즈로 알아 보니 금마타리 라고 한다. 설악산 높은 고도에서 핀다고 한다. 처음 알게 되는 꽃이름이었다. ​내려오는 길은 여유로운 시간 덕에 마음이 편했다.

7시20분에 기점이 되는 벤치에 도착했다. 8시40분 경 출발해야 하므로 1시간 20분이 남았다. 하늘숲땅숲에서 치킨텐더랩을 먹었다. 또띠야랩에 가슴살과 햄, 양상추가 가득이다. 그럼에도의 샌드위치들은 각각 겉을 싸고 있는 빵이 다르고 독특한데 아주 맛있고 속이 편하다. 최고의 샌드위치집이네.

숲 체험길을 한가롭게 걷다 체험숲 화장실에서 세수하고 땀을 닦았다. 아주 개운하다. ​그늘에 세워둔 차는 시원했다. 침구를 정리하기에도 아주 좋은 시원한 그늘이다.

약간 출출했기에 동송읍의 불타는왕만두에 가서 참치,날치알김밥(각 3.5) 싸서 출발했다. 24시간 영업하는 집이고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집이다. 김밥은 특이할 것 없었지만 맛있다. 특히 아침에 갓 지은 밥으로 싼 것이라 더욱 좋았다. 나중에 트레킹 후 생각하니 속도 아주 편했다. ​

⑥ DMZ생태공원 방문자센터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김화읍에 복원된 마을 생창리에 있다. 최전방 3사단(백골부대)과 철원군의 양해에 의해 운영되는 생태탐방코스이다. 30여분 동안 브리핑과 코스 안내 영상 (https://youtu.be/bAoiTs3Vecw)보고 차에 경광등을 붙이고 블랙박스는 천으로 가린 후 출발한다. 검문소를 지나 북한으로 연결되는 5번 국도의 화천 방향으로 이동한다. 좀 가니 김화군 도로원표가 보였다. 도로원표는 그 지역의 가장 번화한 중심지 한 곳에 세우는 표식인데 인적하나 없는 이곳에 덩그라니 있다. 이곳이 한국전쟁 전 인구 11만 김화군의 중심지다.

조금 차를 더 운행해 용양보 주차장까지 왔다. 용양보에는 일제시대 철원에서 내금강까지 운행되던 전철의 교각 흔적이 남아 있다. 김화에서 내금강까지 운임이 쌀 한가마니라는 엄청 고가였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이용했다고 한다. 용양보에서 화강 따라 내려 오며 걸었다. 날이 무척 더웠다, 10월부터 겨울 시즌에는 이곳에 두루미들이 찾아온다고 한다. 일제시대 만들었고 한국전 당시 철의 삼각지대 격적지 속 폭격에도 무너지지 않은 암정교를 돌아 금화군 도로원표에서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이 도로원표는 38선 이북 북한 땅이었을 때 금화군을 나타내는 표식을 만든 것이다.

방문자센터로 돌아오니 11시가 넘었다. 동송읍으로 가는 길에 예전부터 가고 싶었던 짬뽕전문 고향식당이 있어서 들렀는데 마침 휴일이다. 토요일에는 영업을 안하는 것 같다. ​

점심으로 간 춘일막국수집. 사람들로 북적인다. 처음 갔을 때 5천원하던 막국수가 이젠 6천원이지만 아직도 가성비는 놀랍다. 물막, 비빔막 곱배기를 시켰다. 둘 다 곱배기를 시키려 하니 곱배가는 양이 아주 많단다. 물막국수는 밍밍하여 내 입맛엔 점점 아니다. 비빔막국수는 비빔장이 아주 약간 쓴맛 나긴 하지만 곱배기를 후딱 다 먹을 정도로 맛있다. 경아는 지난번처럼 비빔장이 씁쑤구레~~하다하면서 물이 낫다고 한다. ​

⑦ 동송 하나로마트에서 사과 두 봉지 더 사고, 동송시장 민속떡집에서 만두 2만원어치와 각종 떡을 사서 돌아왔다. 만두는 10월까지 안 하신다고 한다. ​

돌아오는 루트는 신철원 - 가마소길로 오는 것 보다 역고드름-신탄리로 오는 것이 더 가깝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