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오름 - 고살리숲길 - 하례점빵 - 남내소 - 한결식당 - 오는정 - 안덕계곡 - 강정 - 오는정 - 고향생각 - 새섬산책
1115번 중산간도로(평화로)를 따라 동쪽으로 이동중 솔오름을 발견하여 조금 올라 봤다. 편도 1.5km지만 본격적인 오르막 나오기 전까지 500m정도 오르다가 내려왔다. 중산간 오름은 숲길 같은 느낌이다.
고살리 숲길
고살리 숲길은 효돈천 중류 선덕사 부근에서 시작해 효돈천 중하류 하례리 마을 학림교쪽에서 나오는데 블로그에 보니 차를 가져왔을 경우 왕복해야 하기 때문에 출구쪽에서 시작하면 좋다고 했다, 학림교 부근에 차를 대고 올라가는데 숲길이 아니라 하례리 마을 탐방로 느낌이다. 게다가 비가 오기 시작했다. 차를 타고 상류의 숲길 진입로로 이동했다. 선덕사 일주문이 있는 초입 주차장에 세우면 숲길 걷기에 좋다.
숲길은 아름다웠다. 비가 조금씩 내렸지만 나무들이 다 막아주었고 편안한 길을 따라 숲 내음을 맘껏 즐길 수 있다. 효돈천을 따라 내려오며 포인트마다 효돈천으로 들어가 절경을 감상한다. 900m쯤 가면 나오는 '속괴' 라는 곳이 하이라이트. 너른 못은 여인의 자궁같은 느낌. 뭔가 생명이 솟을 것 같은 곳이다. 음기가 충만하다고나 할까. 못 을 둘러싼 바위 중 높은 곳에 소나무가 우뚝 솟아 있다. 저렇게 크도록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다니.
걷는 중 비가 뿌리거나 바람이 불거나 흐릴 때와 햇빛이 쏟아질 때 의 숲 얼굴은 180도 다르다. 비 아래서는 음침하고 을씨년스럽더니 빛이 비치자 이내 환희에 찬 느낌. 이럴 수가.
고살리 숲길 따라가기
숲길을 돌아 나오니 날이 개었다. 하례 감귤점빵 협동조합에서 상웨빵 3개와 쉰다리(쌀 발효음료) 두 잔을 샀다. 쉰다리는 쌀가루를 누룩으로 발효시킨 일종의 요구르트인데 달고 시원하고 새큼한 맛이 일품이다. 상웨빵 한라봉은 한라봉껍질을 넣어 향긋하고 약간은 쓰다. 귤껍질이니 쓴 것이 당연. 쑥맛 역시 진짜 느낌이다. 이거, 대단한데?
남내소
하례점빵에서 약간 내려와 다리를 지나 남내소 버스정류장 부근에 차를 대면 효돈천으로 내려가는 샛길이 있다. 어린이들의 놀이터로 내려가는 듯한 계단인데, 눈앞의 풍경은 믿지 못할 풍경이다. 이런 풍경이 마을 아래 하천의 모습이라고? 하천의 엄청난 스케일과 마을에 있다는 위치가 너무나 균형이 맞지 않는다. 이것이 진짜 제주도 클라쓰인가?
스페인의 건축가 가우디는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비정형 건축물로 유명하다. 이곳은 거대한 가우디풍 건축물이 여기저기 널렸다. 그리고 압권은 남내소. 기암괴석으로 가득찬 효돈천에서도 가장 큰 소이며 바라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섬찟함마저 느끼게 하는 곳. 뭔가 물 속에서 솟아나와 사람을 삼킬 것 같다.
이리도 멋지건만 차가 다니는 길 바로 아래에 있다니. 그리고 오는 이도 거의 없어 우리만이 이 풍경을 즐기고 있다니.
남내소와 효돈천 감상하기
참고: 우리나라 생태관광 이야기 - 효돈천광대코지 하례마을 트레킹 신청
하례점빵에서 챙겨온 생태안내팸플릿에 소개된 식당 중 한 곳, 한결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완벽한 지역식당이고 감귤밭에서 일하는 분들의 점심 장소. 사방에서 들리는 제주 방언이 이국적으로 들린다. 다들 정식을 드시던데 우리는 내장전골을 주문했다. 22000원. 가격에 비해 푸짐한 내장으로 배불리 먹었지만 정식에 나오는 생선구이, 갈치구이를 보고서는 아차 했다. 정식 먹을 걸. 한우 내장전골도 아주 속 편한 음식이었지만.
밥 먹고 동문 로터리 부근 서귀포 오는정김밥집에 갔다. 지금은 점심시간이고 예약 시간을 받는다고 한다. 5시10분에 예약만 해 두고 나왔다. 동흥로 서귀포 시민회관 부근에 큰 주차장이 있다.
안덕계곡
서귀포에서 30분 걸렸다. 주차장에 차 세우면 큰 길 가에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내려서서 계곡을 따라 좀만 걸으면 멋진 주상절리 벽이 길 옆으로 도열해 있고 높은 절벽으로 둘러싸인 너른 공간이 나온다. 신령스럽다. 계곡 걷는 길 자체는 짧은 편이지만 계곡의 규모는 꽤 웅장하다. 올 여름, 태풍의 여파로 복구 되지 않는 곳이 많아서 제대로 계곡 트레킹은 하지 못했지만 안덕계곡의 중요한 포인트는 다 보았다.
강정마을
해군기지를 만든다더니 민군 복합미항 + 크루즈터미널이라는 미사여구를 달고 많은 환경운동가들과 지역 주민의 극한 반대를 억누르고 만들어졌다. 민간 선박은 입항하지 않았고 군함 한 대 입항 해 있다. 크루즈 터미널은 을씨년스럽다.
오는정 김밥에 들러 금액을 결제하고 옛날 2012년에 갔던 고향생각이라는 국수집에 갔다. 할머니 두 분이 운영하신다. 푸짐하게 밑반찬을 깔고 고기국수와 멸치국수를 주문했다. 매우 깔끔 담백한 고기국수, 진한 멸치국수. 화 끄는 맛은 아니지만 푸근하고 속이 편한 국수집이다.
새섬
서귀포항 앞 새섬까지는 새연교라는 인도교로 연결되어 있다. 밥 먹고 새섬을 한 바퀴 돌았다. 새섬엔 아주 많은 소들이 있어서 무을 가두고 있다. 보안등이 켜져 있고 발걸음 높이의 안전등이 분위기를 살렸다. 섬을 돌아보며 서귀포항에 출항대기 중인 수많은 어선의 불빛이 휘황찬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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