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8시에 출발했다. 포천 다이소애서 타프 설치용 망치와 옷 보관백을 구입하고 문 연 식당을 찾으니 없다.
신북면 큰 길 가의 솔로몬 한식뷔페에 가서 아침을 먹었다. 음식들 하나하나가 다 제 맛을 가지고 있고 짜지 않다. 꽁치조림이 통조림 아닌 것에 놀랐다. 쌈 돼지고기도 맛있는 껍질 부위. 소시지는 고급품. 가성비 엄청난 맛집이다. 5점 쾅!
우리 집 앞 김포 월곶 공장식사 전문 착한뷔페집도 엄청 맛있고 속 편한데, 이참에 한식뷔페 함바집 순례를 좀 해 볼까
백운계곡에 11시 도착. 의외로 사람이 적어 주차장에 주차할 곳이 있었다. 백운계곡 초입 이동막걸리 직매장이라는 편의점은 막걸리 값이 다른 곳에 비해 600~800원 정도 비쌌다. 주차장 옆 흥룡사 절 아래 보에서 일차 놀고 계곡으로 올라가 백운2교 약간 위에서 놀았다. 녹색을 보면서 마눌님과 이야기하거나 듀오링고 하기.
아래쪽에 깊고 좋은 소가 있었지만 개 2마리를 데리고 온 가족들 때문에 포기하고 약간 위에서 쉬다가 비가 와서 일단 철수했다. 우리 위쪽에서 쉬고 있던 아저씨들이 더 위로 올라가면 더 좋은 곳이 나온다 하여 약간 올라갔는데 깊은 1.5m정도 소가 있고 청년들이 놀고 있다. 우리도 들어가서 한참 수영하며 놀았다. 비가 왔지만 시원하여 좋았다.
이렇게 깊은 계곡은 처음이다. 난 계곡이라고 하면 발 담그는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유튜브 계곡은 개굴개굴님 영상 보고 생각이 바뀌었고, 오늘 처음 수영장 같은 계곡에 들어 와 본 거다. 이곳, 정말 좋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이런 곳이라니.
잠깐 화천 둘러보기
비가 점점 세져, 백운계곡을 포기하고 파로호에 들렀다 와서 자기로 했다. 좀 둘러보자 싶었다. 백운계곡 넘어 강원도로 진입해 파로호까지 1시간. 가는 길 북한강의 모습이 탄성을 자아낸다. 비록 물빛은 황토색이지만.
붕어섬은 화천군이 야심차게 기획한 것 같지만 잘 관리가 안되는 것 같다. 화천시내를 지나 파로호 선착장에 도착했다. 파로호유원지라 하여 수상활동을 즐길 수 있게 했다. 수상스키 타는 사람들이 호반에, 대기소에 모여 있는 것이 보인다. 물빛은 황토. 화천시내 천일 막국수에서 점저를 먹었다.
막국수는 전형적인 강원도풍. 면발이 적당히 찰기있고 양념에 동치미를 부어먹는 스타일. 달지 않아 좋다. 열무김치와 무절임 아주 좋고 특히 빈대떡 너무 맛있고 고소해서 원료를 물어 보니 두부를 주재료로 하고 돼지고기, 파, 부추, 마늘 등등 넣으신다고 한다. 뜨거울 땐 맛있지만 식으면 약간 뻑뻑한 녹두전과 달리 나중에 집에 와서 식은 뒤 먹어도 고소하다. 그리고 파무침과 함께먹는 수육이 또 한 풍미한다. 대신 막국수는 평이하다. 물론 평타 이상은 치지만. 나중에 가면 막국수보다 빈대떡과 편육을 다뜻하고 맛있을 때 배불리 먹고 오고 싶다.
밥 먹고 화천 시내를 걸었다. 길 가 연화탁주제조장이 보여서 들어갔다. 이곳에서 화천쌀로 직접 만드신 탁주는 작은병이 3천원, 큰 병이 7천원인데 맛 보니 내가 집에서 만든 탁주의 세련된 버전이라 7천원자리 큰 병 하나 구입했다.
길 건너편 마트에 갔더니 연화탁주의 작은 병이 3500원이다. 화천주가의 용화산 막걸리(10%)는 3300원. 산천어 막걸리는 1200원. 세 술이 모두 제 맛을 낸다. 용화산 막걸리는 집에서 가장 드라이하게 만들었던 막걸리 맛이고 산천어 막걸리는 가볍고 덜 단 것이 영락없는 강원도맛. 화천은 어떤 곳이기에 막거리들이 다들 이렇게 특별한지?
길 걷다가 더워졌다. 백운계곡에서 잘 수 있을까 싶어 집으로 급선회 했다. 빠른 길 아닌 무료도로로만. 3시간 20분 걸린다고 나온다. 국도로 가니 가평까지 북한강을 끼고 가는 멋진 길을 만났다. 30년전 마눌과 나의 첫 여행이 가평 유명산이었는데, 그래서 유명산도 가 보기로 한다. 자연휴양림 주차장이 좋으면 하루 자는 걸로.
미친척 연비주행
비가 쏟아진다, 국립유명산 자연휴양림은 코로나로 휴관이고, 비는 계속 쏟아져서 그냥 집으로 귀환했다. 양주 휴게소에서 기름 넣고 운전대를 내가 맡아 4차선에서 60~75km 찍는 말도 안되는 연비주행 해 보며 집에 왔다. 집에 도착했을 때 평균연비가 20.5km. 이런 연비가 나온 건 처음이다. 게다가 양주에서 김포 태장로까지는 22km를 찍었었다!
내가 몰았을 때 레이의 평균연비는 12.5km, 경아가 몰았을 때는 14.4km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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