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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제주여행

20/2/29 표선,김영갑,용눈이오름,비자림,만장굴

by Anakii 2020. 3. 2.

오늘의 경로 : 표선 국수마당 - 김영갑 갤러리 - 용눈이오름 - 비자림 - 만장굴 - 동문시장 - 감초식당 - 제주마트 마트로 - 반납


표선 국수마당

6년만에 온다. 돼지국수집 답게 돼지육향이 확 올라오고 노란 국수가 뽀얗고 진한 국물에 담겨 나온다, 국수는 신갈산 맛국수라는 곳의 제품을 쓴다. 얇게 썬 돼지고기는 보들보들하기가 솜사탕 같다. 곱배기를 시키지 않았음에도 넉넉하게 나오는 분량. 경아씨는 아침에 이미 돼지고기 한 조각과 생선 남은 것을 먹었기에 내게 국수 한 뽈떼기를 넘겼는데 그마저 다 먹고 나니 목에 차 올라온다. 맛있고 토속적이다. 이곳은 9시반부터 밤12시까지 문을 여신다고 한다.

김영갑 갤러리

제주의 산하를 사랑했던 사진작가 고 김영갑님의 작업실이 있었던 곳에 갤러리가 열렸다. 모든 작품은 가로로 긴 프레임이었고 자연의 상태와 찰나의 느낌을 나타내는 듯 피사체 앞에 겹친 피사체가 흐리게 표현되는 일이 흔하다. 제주를 바라보는 시각을 배우러 갔는데 다른 작가들과는 느낌이 달랐다. 특히 억새나 들풀이 오름의 앞을 가리고 흔들리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 많았다. 나도 저렇게 과감하게 찍어 봐야지 생각했다.

용눈이오름

김영갑님이 가장 사랑했던 오름이라 하고 타 블로그에서는 선이 가장 아름다운 오름이라고 했다. 비가 오지만 굳이 가자는 경아씨의 말에 따랐다. 주차장에서는 비가 조금 심하고 피곤함이 몰려와 30여분 정도 눈을 붙였다. 용눈이 오름 구역은 사유지이며 말을 사육하는 곳이라 정해진 탐방로 이외로 나가면 안된다. 비 오는 결대로 우산을 대고 경아씨의 도움을 받아 가며 선을 찍어보려고 노력했다. 완만한 구릉과 여러 겹으로 싸인 작은 능선에 눈을 빼앗겼지만 바람이 심해져 어느 정도 사진을 담고 내려왔다.

비자림

입구 주차장은 무척 컸다. 사람들이 모두 여기에 모인듯 주차장이 차로 가득이다. 3천원의 입장료를 내고 3.5km정도의 숲길을 걸었다. 비가 오는 비자림은 특히 아름답다던데 역시나 신령스러운 고목들이 비를 맞아 더욱 그 기운을 강하게 뿜고 있다. 겨우내 마른기침을 하는 나도 비자림 안에서는 일절 기침을 하지 않네. 비가 계속 와 사진을 짝가 어려워 아쉽다.

만장굴

용암이 지난 길을 따라 만들어진 굴이며 엄청난 규모라서 큰 감흥 없을거라 생각하여 미뤄두었던 곳. 전통적인 관광지답게 향토음식점도 있고 진입로가 전통적인 느낌이다. 내부 온도는 9도 정도, 습도는 99.9%다. 입구로 들어서니 입이 딱 벌어질 만큼의 규모를 가진 굴이 맞는다. 굴은 길이 좁아지다 넓어지다 하며 곳곳에 용암이 흐르는 흔적을 다양하게 남겼다. 이 너른 통로를 용암이 흘러가며 만들었다는 게 쉽게 실감나지 않는다. 인간이 만든 메가 컨스트럭션 작업물 같은 느낌. 아니면 환상 이야기의 드래곤굴이거나. 

동문시장

만장굴을 나오니 벌써 5시. 렌터카 반납 시각인 8시가 멀지 않아 제주 동문시장으로 향했다. 너무나도 뜸한 사람들의 발걸음. 코로나여파라지만 주말 저녁 시장이 이래도 되겠나. 2012년 왔을 때는 진짜 시장 느낌이었는데 이번엔 글쎄, 관광객을 위한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뜸한 사람들 중에도 인터넷에서 유명하더눈 분식집은 20분 웨이팅이 걸려 있고, 회 코너에서는 호객이 이어지고 먹거리 코너에 수많은 먹거리는 거의 다 퓨전. 시장에서는 진아떡집에서 오메기떡 한 팩 사고 나왔다. 별 달리 토속적인 인상이 느껴지지 않았다.

감초식당

허영만의 식객에 나온 집으로 2012년도 들러 맛나게 먹었던 집. 재래시장인 보성시장 안에 있는 집인데 여기도 이집만 북적인다. 다른 집들은 한 두 테이블만 손님이 있는데. 모듬순대와 순대국을 시켰다. 엄청 푸짐하고 사르르 녹는 국밥. 와우, 역시. 경아씨는 모둠순대에 딸려 나오는 국물로도 배가 차서 모둠순대는 포장해왔다.
무지개렌터카 - 예정시간보다 30분 일찍 반납. 별 다른 체크사항 없고 기름도 별로 체크하지 않는다. 

제주의 마트들 (하나로마트, 마트로)

제주에서만 구할 수 있는 물건들이 있을까 하여 몇 곳을 찾아다녔지만 별무소용. 하나로마트, 작은 여러 마트들, 제주의 마트로Mattro 까지. 별로 차이점이 없음. 한국 어디서나 이젠 비슷비슷하구나.

무지개렌터카 반납, 공항

반납시각보다 30분 일찍 갔다. 반납차고에서는 차를 이리저리 살피더니 오케이. 아주 심플해. 셔틀대합실로 쓰이는 곳에서는 제주 기념품을 판다. 오메기떡은 30개 18천원. 최저가다. 돗멘도 있었는데 뻔한 라면맛이라 생각되어 패스. 20여분 기다려 7시50분에 출발했다. 만장굴 마지막서 인사한 부부, 현대 베뉴를 탄 사람 등 만장굴에서 본 팀이 둘이다. 와, 다들 마지막 코스로 보는 거구나.

공항은 크게 한산하지는 않았지만 북적이지도 않았다. 미리 체크인하여 문자로 발송된 표를 클릭해 QR코드를 스캔한다. 거의 시외버스 타는 느낌. 물 소지도 문제 없다. 역시 안전한 우리나라.

9시5분 비행기 타고 김포에는 10시 5분 도착. 집에 오니 11시 30분. 2월엔 제주가 가장 가성비 높은 관광지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