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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제주여행

14/2/25(화) 청산식당, 군산, 산방산, 홍성방,마라도,개물림

by Anakii 2014. 3. 1.

청산식당(BEST) - 군메 - 산방산 - 마라도 - 숙소(개에게 물리다)

마라도 소라/전복성당

 

25일(화) 청산식당 - 군메 - 산방산 - 마라도

중문하나로마트

웰리조트에서 분리수거 하고 9시40분경 나와 중문하나로마트로 향했다.
하나로마트에서 웰리조트로 올 때와 달리 내비는 해안도로로 인도한다. 경관 좋지만 조금 먼 길. 내비가 경관까지 신경써 준다면 엄청 대단하겠지만 설마.
이 내비(지니맵)는 가끔씩 우릴 이상한 곳으로 인도하거나 먼길로 돌아가도록 인도하니 도착지 찍은 뒤엔 꼭 지도축소버튼을 눌러 바른 곳인지 확인하고 있다.
중문하나로마트에선 감귤과줄과 레드향을 3세트씩 샀다. 어머니, 우리, 길샘댁 나눌 것들이다.

청산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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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방산으로 가다 배가 출출하여 고기국수를 잘한다는 청산식당으로 갔다. 몸국, 고기국수 하나씩 시키고 실내 난로를 준비하는 동안 마당의 수선화를 구경했다. 식당 안엔 색색의 조개를 엮어 액자에 넣은 게 보였는데 주인아주머니는 팔라우에서 가져오신 것이라 했다. 요즘은 조개 반출을 막는데, 예전엔 그런 게 없어서 가져와 장식하셨다고 한다. 조개깝질을 이렇게 전시하는 아이디어라니.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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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있다 한상 그득이 나왔다. 5천원짜리 고기국수와 6천원짜리 몸국을 시켰는데 꽤 푸짐한 상이 나왔다.  돔배기도 몇 점 따로 주셨다. 고기국수에 듬뿍 들어 있는데도.
고기국수는 진하고 기름진 표선국수마당과 사뭇 다르게 무척 깔끔하다. 가미를 줄인 자연그대로의 맛. 고기의 기름을 억제한 맛. 김치는 무슨 향신료를 추가했는지 시원한 맛이 일품이고 몸국은 진한 맛으로 좋다. 나름대로 일가를 이룬 맛집인 것 같다.

산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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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에서 내려와 산방산에 오르려 영산암에 주차했다. 다음지도에 영산암부터 등산로가 있는데, 아무리 찾아도 등산로는 전혀 없다. 영산암에서 나와 다른 등산로에 가 보니 문이 굳게 잠겨 있고 '국가시설 문화재 공개 제한'이라는 팻말이 보인다. 훼손방지 및 국가유산 가치보존 이라나. 허가 없이 출입시 2년이하 징역과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나. 가치보존이란 건 옳은 말이지만 조금은 무례하다는 느낌이 든다. 국민에게 엄포를 놓는 것 같아.  요즘 우리나라가 국민에게 막 대하는 것 같은데 이 표지판에도 그런 느낌이 배어나온다.

홍성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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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슬포항에서 마라도 가는 배표 끊어 두고 근처의 홍성방에 또 갔다. 시킨 건 일반짬뽕과 깐풍기. 어제 먹었던 해물짬뽕은 튼실한 게와 각종해물이 일품이지만 게를 발려 먹느라 면이 다 불었기 때문에 오늘은 일반짬뽕이다.
깐풍기는 양념 맛을 기억해야 되겠다 싶게 부드럽고 매콤달콤하다. 일반짬뽕 역시 홍합을 덮고 돼지고기가 많이 들어간다. 여기 쓰인 홍합의 크기가 엄청나고 살짝 익혀 생생하다. 해물짬뽕이 게를.내세웠다면 일반짬뽕은 홍합이 대표주자라 더 좋은 건지도.
깐풍기는 못 먹고 포장했다.

마라도

[마라도 관광안내판] 

 

 

2시 출발 4시30분 복귀 왕복표를 끊고 홍성방에 갔다가 여객터미널로 돌아왔다.
여객선 타는 곳에 많은 이들이 모여 있다. 얼추 봐도 2백여명 이상. 제주도에서 가장 번화한 관광지다. 입장료 포함 왕복 18천원. 제주모바일 할인쿠폰을 써도 16천원의 고가지만 이렇게 많은 이들이 이용하다니. 게다가 지금은 비수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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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까지는 가파도를 거치지 않고 직통으로 30분이 걸린다. 모슬포항에서 아련히 보이는 거리라 아주 가까운 줄 알았는데 쾌속선으로도 30분이나 걸리는구나.
마라도에 도착하니 엄청난 해식 동굴 옆에 선착장이 있다. 선착장의 좌우편으로  해식동굴들이 즐비하다. 육지에서는 하나 하나 대단한 관광지가 되겠지만 여기서는 단지 '선착장 옆 자연물'일 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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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에 오르자 짬뽕짜장 집 사장님들이 여기저기서 호객한다. 아, 한 기업의 광고가 한 지역의 상권을 완전히 바꿔버렸구나. 해물이 흔하니 해물짬뽕이야 있을 만 하지만 짜장면은? 거의 모든 가게가 짬뽕짜장집이다. 횟집은 대부분 소라,고동,전복,거북손 등등을 모듬해 접시당 2만원에 판다. 마라도 여행객 대부분이 걸어서 마라도 일주를 한 뒤 1시간 반 안에 떠나기 때문에 간단한 요기거리만 파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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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등산화가 길들여지지 않아 발이 많이 아프다. 표선 해수욕장에서처럼 냉 찜질을 할 곳을 찾는다. 해안 지형이 대부분 절벽 형태라서 바닷물에 발 담그기 어려울 줄 알았지만 남쪽 해안은 그나마 낮아 바다에 접근할 수 있는 곳이 있다. 까칠까칠한 현무암 바위 위에 미역이 말라붙어 있고 거북손과 홍합이 군데군데 붙어 있다. 적당한 곳에서 아픈 발을 담갔다. 톳이 발에 부드럽게 감긴다.여행지에서는 오감을 동원해 경험해야 기억이 오래가는 법. 단지 보는 것 만으로는 영상을 보는 것과 같은 일이다.

"기왕이면 옷 입은 채로 물에 빠지는 건 어때?" 내가 물으니 경아는,
"그건 좀 끔찍한 걸." 하고 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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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단 표지석을 돌아 걸으니 절벽으로 된 북쪽 해안에 접어든다. 마라도를 배경으로 한 영화나 광고에 자주 나오는 억새밭 사이의 등대가 보인다. 성당도 있다. 예쁘게 듕글동글한데 지나가는 관광객 중 가이드역할을 하는 이가 일행에게 소리친다.
"성당 보이죠? 저 지붕은 전복 껍질을 나타낸 거예요. 서 있는 건물은 소라고."
그러고 보니 과연. 몰랐다면 그냥 예쁜 디자인이네~ 하고 말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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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쪽 절벅은 제법 높다. 오금이 저릴 정도. 울타리를 치고 추락위험이란 표지를 달았다.
마라도에서 자라는 식물들은 대부분 누워서 자란다. 강한 바람 탓일 거다. 나무도 눕고 풀도 눕고 낮은 관목들은 마치 가르마를 타고 올백을 한 듯 가지들이 뒤를 향한다. 얼마나 힘들게 자라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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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반 배는 제트포일 쾌속선이다. 사람들을.태우느라 좀 늦게 출발했지만 도착시각은 5시로 딱 맞췄다.

개에게 물리다.

차량 반납시간이 6시 반인데, 모슬포에서 출발한 건 5시 6분. 내비를 찍으니 숙소까지 한시간 6분 걸린다. 숙소에서 짐 놓고 차 반납하러 가야 하는데. 다행히 모슬포에서 연결되는 1135국도는 준 고속도로라서 쌩쌩들 달린다. 제주도에서 그 흔하다는 속도단속카메라도 거의 없네. 잽싸게 달려 5시 55분에 숙소에 도착했다.
카운터에 사람이 없다.
"계셔요?" 소리를 몇 번 질렀더니 누군가 내려오는데 카운터보는 주인은 아니다. 그 사람이 지나가고 잠시, 종아리가 뜨끔한다. 무의식적으로 발을 턴다.
깨갱! 조막만한 강아지가 종아리를 물었다. 주인이 급히 와서 강아지를 수습했다. 종아리를 걷으니 별 표시는 안나는데 따끔거린다. 카운터보는 사장님이 와서 예약 확인 과정을 지내니 점점 따끔거려 다시 종아리를 내리고 봤더니 피가 맺혔다. 이거, 괜찮을까?
"혹시 소독제 없나요?"
"제가 즉시 나가서 사오겠습니다."
"아니요, 지금  차를 반납하러 가야 하거든요. 나가서 약을 찾아 보지요."
차를 몰고 올레렌터카로 가는 길. 자꾸만 욱신거린다. 길샘께 전화 해 여쭈었더니 크게 물린 게 아니라면 소독 정도 하면 될 거란다. 다행이다. 렌터카 회사 맞은편에 마침 약국이 있어 포비돈과 항생연고를 샀다.
개에 물리다니. 아픈 거 보다 기분이 나쁘다. 이게 뭔 일인가. 작년부터 영희씨네 개 동해도 나만 보면 미친듯이 짖고, 옆집 개도 짖더니 이젠 애완개에 물리기까지. 포비돈과 항생연고를 발라 하루만에 안정되어서 다행이다.

제주고등어쌈밥집

나름 걸어 놓은 현수막도 있고, 맛있는 집이라 지칭 소문났다는데, 해물뚝배기랑 성게국을 시켰더니 정말 빈약하다. 사실, 재료는 좋았다. 들어 있는 양이 너무 미미해서 탈.  돈만원짜리 해물뚝배기에 제주도 딱새우 딱 네 마리 들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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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각펜션

해안가 야트막한 절벽 위에 지은 펜션이라 바다 전망이 환상이다. 쿠팡을 통해 예약하고 갔었는데 미리 방도 덥혀 놓고 열쇠에 예약자 이름까지 써 놓는 섬세한 준비를 하고 있다. 시설이 조금 오래된 듯 하나 관리 되어 있는 품은 얼핏 보아 최신 시설이라고 느껴질 만큼인데 오래된 시설에서 그러기가 더 어려운 걸 잘 안다.  다음엔 전망을 볼 수 있는 낮에 도착해 느긋하게 전망을 즐기며 음식을 해 먹거나 술 한잔 하고 싶은 펜션이다.
주변에 가게가 하나도 없고 식당이 두 개 있는데 관광객용인 느낌이다. 정갈하나 푸짐하지 않다. 먹을 거리를 사 와서 숙소에서 해 먹으면 좋겠는데, 제주 동문시장과는 꽤 멀다...

26일 돌아가는 날

예보대로 비가 온다. 주룩주룩 비 맞으며 버스정류장으로 나갔다. 네이버지도에선 서일주버스를 안내했지만 정류장 안내도에선 38번 버스가 공항으로 간다. 10여분 기다려 버스를 탔다. 꼬불꼬불 주택가를 돌아서 간다. 서일주버스는 곧장 공항으로 가지만 비 오는 새벽에 정류장에서 기다리는 것 보단 버스 안에서 내리는 비를 구경하는 게 훨 낫다.
공항 제주에어 카운터에서 문자예약번호와 신분증을 냈더니 표를 한장 준다. 대합실을 빠져나갈 때 표가 한장밖에 없다고 제지당했다.
어? 예약문자를 보이기만 하면 다 되는 거 아니었구나. 다시 제주에어 카운터로 가서 경아 신분증을 보이니 또 한장 준다. ㅋㅋㅋ 국내선 항공이라고 버스타는 것처럼 생각했던 나.
2년전 여행할 때와 공항 구조가 좀 다르다. 무척 생소한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