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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18뉴질랜드일주

1.21 폭스 빙하, 하웨아 캠프사이트

by Anakii 2019. 2. 13.

2019. 1.21(월) 하스트 – 와나카

아침 7시에 일어난다. 밤새 비가 내리더니 다행히 긋는 느낌이 든다. 어제 구웠던 소시지를 잘게 썰어서 야채와 볶고 남은 쌀은 밥을 해서 먹었다. 다시 비가 내린다. 폭스는 포기하고 떠나야겠다. 그래도 주차장까지는 가보자고 생각하고 9시 10분에 간다. 그런데 비가 그친다. 주차장은 새로 만드는 중이다. 서늘해서 옷을 다 껴입고 간다. 아침 일찍 간 사람들이 내려온다. 비옷과 우산들을 들고 올라간 사람들이다. 안타깝게도 하천에 얼음이 둥둥 떠내려가고 얼음덩이들이 여기저기에 널려 있다. 바로 아래에 있어서 내려가면 손에 닿을 듯하다.

이곳은 프란츠 요셉보다 더 원시적인 느낌의 장소다. 길을 따라가다가 하천을 건넌다. 직원이 물 위에 사람들이 발 디딜 돌을 놓고 있다. 계속 오르막길이다. 위에서 돌이 굴러떨어질 수 있으니 멈추지 말고 계속 걸으라는 표지판이 나온다. 주변의 풍광은 직벽에 높은 산들로 이루어져서 익룡이 날아다니면 적합할 듯 크기가 크고 장엄하다.

폭스 빙하에 온다. 정말 안타까운 광경이다. 프란츠 요셉보다 훨씬 멋지고 폭포가 거꾸로 쏟아질 듯하다는 책의 설명과 달랐다. 많이 후퇴하여 크기가 작다. 게다가 오른쪽 산에서 슬라이드 된 흙과 작은 돌들이 덮쳐 버려서 막상 볼 수 있는 빙하는 크지 않았다.

내려오며 주변 풍광을 구경한다. 입구의 안내문 아래에 누가 빙하 두 조각을 갖다 놓았다. 하천에 내려가서 걸려 있는 빙하를 들고 오고 싶은 마음이었다. 이런 걸 누가 헤아려 준 건지 직원이 놓은 것인지 알 수 없다. 만져보고 들여다본다. 시원하고 부드럽다. 오랜 시간 만들어진 엄청난 얼음이다. 중간에 기포가 많이 들어 있다.

11시 10분에 마테슨 호수에 간다. 날이 아주 화창해졌다. 여기는 물 색깔이 짙고 어두운 갈색이라 신기했다. 이끼로 뒤덮인 숲길을 따라 걷는다. 온갖 종류들이 이끼들이 자라서 원시 자연의 모습이다. 잎이 돋아나는 이끼들도 있다. 아름다운 푸른색, 빨강, 주황의 작은 버섯들도 있다. 새도 사람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다. 어젯밤에는 숙소에서 앵무가 돌아다니는 것도 봤다. 주변 산들이 거울같이 비친다는 유명한 룩아웃에 온다. 그러나 물결이 일고 산 위에 구름이 끼어 그 장면을 볼 수는 없었다. 숲이 멋졌다.

12시 반에 하스트로 향한다. 날이 밝아져서 모든 것을 볼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싶다. 가는 길에 연어 양식장에 들러 점심을 먹는다. 연어가 소용돌이치며 돌고 있다. 주변에 인가도 거의 없는 곳에 멋진 식당이 있었다. 먼저 연어회를 먹는다. 10이다. 와사비와 간장을 준다. 스르르 녹고 기름진 맛이다. 연어 스테이크는 30이다. 싱싱해서 맛있다. 그러나 우리가 해 먹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건강하게 음식을 만드는 집이다.

떠나서 하스트에 온다. 긴 다리를 건너면 왼편에 맑고 바닥이 다 보이는 푸르게 고인 물이 있었다. 한번 들어가 수영하고 싶을 만큼 멋지다. 그런데 바람이 세고 춥다. 내려가는 길도 없었다. 하스트에 온다. 정말 별 것 없는 황량한 장소에 집이 좀 있었다. 인포에 가서 정보도 얻고 지금까지 온 웨스트 코스트의 길을 지도로 한 눈에 살펴본다. 와나카는 산을 완전히 넘는 것이 아니라 하스트 강을 끼고 간다. 달려서 이번에는 포효하는 소리가 들린다는 폭포에 간다. 역시 걸어가는 숲이 고사리로 뒤덮여 있고 울창하고 거대한 나무들이 있었다. 폭포는 강 건너편에 있었고 크게 볼 것은 없다.

주차장에서 타이거 빵에 벼룩시장에서 산 스모크 치즈와 누텔라를 발라 맛있게 먹었다. 뉴질랜드는 과자와 너트류가 싸고 품질이 좋다. 초콜릿도 질이 좋고 싸다. 하스트 강을 끼고 가다가 DOC가 운영하는 길가 캠핑장 화장실에 들른다. 8달러 짜리다. 화장실에 물을 내리는 기능도 있다.

옥빛 물이 아름답다는 블루 풀에 온다. 주차하고 숲길을 걷는다. 옷을 다 껴입어도 숲이 서늘하다. 물은 사진처럼 아름다웠다. 출렁다리에서 뛰어내리는 애들이 있다더니 그럴 만한 곳이었다. 깊어 보인다. 주차장에서 좀 자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누웠다. 오늘은 이불을 접지 않아 쉬기에 좋다. 그런데 시간이 벌써 6시다. 가서 쉬자고 생각하고 떠난다.

주변의 산들이 몽골처럼 얇은 초지이다. 거대한 언덕들이다. 햇살이 뜨겁다. 아직 오후의 해가 밝다. 와나카 호수에 온다. 물이 푸르고 바다처럼 아주 넓다. 해가 찬란하다. 멀리 눈이 있는 산이 보이고 아름다운 색의 물빛까지 풍경이 예술이다. 물은 차가웠다. 배를 달고 다니며 호수마다 타보는 사람들이 많다. 호수 주변 캠핑장 한 곳에 왔다. 바람이 어찌나 심한지 호숫가에 서 있기도 어려웠다.

남편이 찾아둔 캠핑장이 있는 하웨아 호수로 넘어간다. 고개 넘자마자 보이는 호수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높은 산들이 둘러싸인 고요한 호수는 정말 멋지다. 몽골 같다. 내려와 왼쪽 비포장도로로 접어든다. 6킬로를 가야 한다. 차가 일으키는 먼지로 뒤편이 뿌옇다.

7시 반이 되었다. 주변 풍경은 예술이었다. DOC가 운영하는 이 캠핑장은 평이 아주 좋다. 역시 많은 차들이 들어와 있었다. 화장실과 주방이 가까운 나무 옆에 세우고 남편은 돈 16달러를 지불하고 온다. 셀프로 봉투에 넣어야 한다.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호수에 간다. 물가에 책을 읽거나 일광욕하는 사람들이 있다. 발을 담그니 너무 차다. 들어갈 수 있을까 싶었다. 남편이 과감하게 들어가서 헤엄을 친다. 바이칼 호수 정도의 수온이라고 한다. 18도 정도 된다고. 나도 들어갔다. 견딜 만하다. 계속 있으니 상쾌하고 좋았다. 몸을 닦고 나온다. 우리가 고른 차의 자리가 평평하지 않아서 호수가 보이는 길 가 나무 옆으로 옮겼다. 사 온 연어와 야채를 함께 굽고 샐러드를 만들었다. 아침에 만든 소시지도 빵과 같이 먹는다. 호수를 바라보며 맛있게 저녁을 먹었다. 해가 8시 반이 되어도 환하다.

밥 먹고 산책을 한다. 호수의 구름이 멋지다. 캠핑장에는 아이들이 단체로 와 있다. 배를 달고 온 사람들이 많다. 차에 들어와서 바로 잔다. 2시에 일어나 화장실에 간다. 모든 것이 잘 보일 정도로 불이 필요 없다. 호숫가로 걸어간다. 물가에 가면 오른편 산 위의 보름달이 비쳐서 환하다. 차가 주차된 곳은 산에 가려서 달이 안 보인다. 일기를 치고 자려고 한다. 벌써 3시다.

양말 3개 13, 연어 양식장 점심 연어회 10, 연어 스테이크 30, 연어+훈제 연여 15, 하웨아 DOC 캠핑장 8*2=16